무거운 귀국길···이강철 감독 “계속 야구해야 할 선수들, 비난은 나에게”[스경x현장]

김은진 기자 2023. 3. 14. 18:4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강철 야구대표팀 감독이 WBC를 마치고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웃음기가 완전히 사라진 채, 야구 대표팀이 돌아왔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야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에서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마치고 14일 오후 인천 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8강에 진출한 뒤 미국 마이애로 가는 4강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것이 최종 목표였으나 3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뼈아픈 성적표를 들고 기대보다 너무 일찍 귀국했다.

메이저리거인 김하성(샌디에이고)과 토미 현수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은 미국으로 향했고 그 외 선수단은 모두 귀국했다. 이강철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무거운 짐 만큼이나 무거운 표정으로 입국장에 등장했다. 김광현이 가장 먼저 들어왔고 뒤이어 박병호, 김현수 등 주축 선수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대표팀은 기대를 훨씬 밑도는 충격적인 경기력으로 대회 기간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여전히 응원하는 팬들도 많다. 이날 입국장에는 취재진과 함께 많은 인파가 대표팀을 보기 위해 기다렸다.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팬들도 상당수 보였지만 워낙 무거운 분위기 속에 선수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서지 못하는 모습도 보였다.

이정후는 가장 늦게 입국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전 참패 이후 “야구인생이 끝날 때까지 계속 생각날 것 같다”며 침통해했고, 대회를 마치고는 “우리 기량이 많이 떨어진다는 것을 느낀 대회였다”고 반성하며 “좌절하지 않고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이정후도 수많은 취재진에 둘러싸이자 뒤돌아 벽을 향하며 표정을 감췄다. 무거운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야구 대표팀 이정후가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선수단 중 가장 늦게 입국장에 나타나 취재진과 팬들에 둘러싸여 있다. 정지윤 선임기자



사령탑인 이강철 감독은 담담한 표정으로 취재진 앞에 섰다.

지난 10일 일본전 참패 뒤, 그리고 13일 중국전을 마치고도 “내가 운영을 잘못했다”고 자책했던 이강철 감독은 귀국해서도 책임을 홀로 안았다.

“죄송하다는 말밖에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문을 뗀 이강철 감독은 “어제 경기 경기 끝나고 선수단 미팅을 했다. 같이 있는 동안 다들 준비 잘 하려고, 몸 빨리 끌어올리려고 노력 많이 했다”며 “선수들은 잘했다. 계속 야구해야 할 선수들이니 나한테 다 비난해주시고 선수들에게는 좋은 말씀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여러모로 선수들 대부분이 갖고 있는 기량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대회였다. 집단으로 난조를 보인 원인을 찾아 차기 대표팀은 다음을 준비해야 한다. 이강철 감독은 이번 대회에서 부진했던 젊은 투수들이 부디 빨리 회복하고 이번 실패를 통해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이강철 감독은 “선수들이 자기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소형준, 이의리 같은 젊은 선수들이 자기 공만 던졌어도 좋은 결과가 있었을 것이다. 나도 아쉽지만 선수들 본인이 더 아쉬워하고 있다”며 “경험을 쌓았으니 아시안게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같은 다음 대회에서는 더 좋은 결과를 낼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15일 미국 애리조나 투손에서 소집한 뒤 우여곡절을 겪은 야구 대표팀은 한 달 간의 여정을 마감하고 이날 해산했다. 각자 시범경기 중인 소속 팀으로 돌아가 몸 상태를 체크한 뒤 합류한다. 이강철 감독은 소속 팀 KT로 합류하기 위해 15일 바로 대전으로 이동할 계획이다.

인천공항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