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기업사 끌려가 물고문·전기고문"...40년만에 인정받은 제주 '조작간첩사건' 국가폭력 피해

제주방송 신동원 2024. 9. 2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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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독재 당시 정권의 조작간첩사건에 휘말려 모진 고문을 당했던 제주도민 3명이 40년 만에 인권침해 피해 사실을 인정받게 됐습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열린 제87차 위원회에서 이른바 '1984년 제주 보안부대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구금됐던 받은 양모씨, 김모씨, 故김모씨 등 3명에 대해 중대한 국가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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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화해위, 양모씨 등 피해자 3명 '인권침해' 인정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중대한 인권침해...
피해자에 사과하고 명예회복 위한 조치 취해야" 권고


군부독재 당시 정권의 조작간첩사건에 휘말려 모진 고문을 당했던 제주도민 3명이 40년 만에 인권침해 피해 사실을 인정받게 됐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중 한 명은 후유증을 견디며 고통스러운 세월을 살다가 고인이 된 지 오래입니다.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진실화해위)는 지난 24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열린 제87차 위원회에서 이른바 '1984년 제주 보안부대 사건'과 관련해 당시 구금됐던 받은 양모씨, 김모씨, 故김모씨 등 3명에 대해 중대한 국가의 인권침해가 있었다고 오늘(26일) 밝혔습니다.

이들은 지난 1984년 여름께 소위 '한라기업사'로 불렸던 보안사 제주지부(508보안부대)에 끌려가 며칠 동안 가혹행위를 당했습니다. 영장 없이 자행된 불법 구금이었습니다. 이들이 구금된 한라기업사는 도민들 사이에서 '한 번 들어가면 두 발로 걸어 나올 수 없다'는 악명이 파다한 곳이었습니다.

끌려간 이유는 다른 조작간첩사건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던 제주도민 서모씨와의 안면 때문이었습니다. 서씨는 소위 '6개망 간첩단' 사건의 피해자로 지목됐었습니다. 6개망 사건은 서씨를 비롯해 연관이 없는 6명을 한데 묶어 간첩으로 둔갑시킨 사건으로, 이 역시 지난 2013년 법정에서 조작임이 밝혀졌습니다.

군부독재 당시 정권은 정부 실책을 덮기 위해 조작간첩사건을 기획해 민중의 눈을 돌리는 일이 횡행했습니다. 특히, 척박한 환경 탓에 일찍이 많은 이들이 일본으로 돈을 벌러 나갔던 역사적 배경이 있는 제주도민들은 주요한 먹잇감이었습니다. 일본 조총련계와 접촉했다는 식의 엮기 좋은 '시나리오'를 가졌기 때문입니다.

진실화해위 조사 결과, 양씨는 1984년 8월 16일부터 8월 18일까지, 나머지 2명은 1984년 연행된 후, 일자 미상 3박 4일과 2박 3일 각각 구금돼, 최소한 3일에서 4일간 불법 구금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특히, 이들은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들에 의해 폭행 등 가혹행위와 진술 강요를 당했던 정황도 확인했습니다.

피해자 故 김씨는 보디빌딩 메달리스트를 할 정도로 건강했지만, 당시 받은 물고문과 전기고문 등의 후유증으로 40대 초반 나이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목숨을 건진 양씨도 당시 모진 매질을 당해 옷에 상처가 엉겨 붙어 옷을 벗을 수 없었을 정도였다고 증언했습니다.

진실화해위는 국가에 대해 불법 구금, 가혹행위 등 위법한 공권력 행사로 발생한 중대한 인권침해에 대해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피해자의 명예 회복 등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권고했다고 밝혔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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