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곳에 집을?”.. 한눈에 반한 땅에 1년 동안 집을 지은 결과
안녕하세요^^~ 저는 20년 차 공간 디자이너이자 세 아들의 엄마입니다. 10년 정도 직접 지은 주택에서 지내다 아파트로 이사하면서 가족 모두 주택 공간을 너무 그리워해서 결국 다시 양평에 숲 속 별장 "온숲 ,onsoop"을 짓게 되었어요.
자연을 너무 좋아하는 세 아들을 위해 임야만 보고 다니다가 이곳을 보고 한눈에 반해 바로 땅을 구입했었죠.... 그래서 땅은 다 임자가 있다고 하나봐요.:)
온숲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는 집인 만큼 따뜻한 숲, 온전한 숲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어요. 모든 창을 통해 보이는 숲을 볼 때마다 '이곳이어서 참 좋다' 라는 생각이 들어요.
온( 溫) 숲 ; 따뜻한 숲
온(穩) 숲 ; 평온하고 온전한 숲
덜컥 땅을 구입한 그날부터 '숲 속 집 짓기 프로젝트'가 시작이 되었어요. 반년이면 넉넉할 줄 알았던 프로젝트는 결국 1년이라는 시간이 걸렸고, 사계절을 겪으면서 이 땅과 주변 환경에 대해 알게 된 것들을 설계에 반영할 수 있어서 그 시간들이 고마움으로 남게 되었어요. ^^
저는 '온숲'에 오면 누구나 따뜻함을 느끼고, 자연과 함께 편안한 시간을 누리다 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만들었어요. 무대가 숲인 만큼 실제의 느낌이 사진으로 다 안 담기지만...^^;; 사진을 통해서 나마 힐링의 시간을 가지시길 바래봅니다.
1. 건축 과정
집 짓기
처음 땅을 보러왔을 때의 모습이에요. 산의 일부분을 평평하게 만들어서 텃밭으로 이용하고 있었어요. 땅의 반은 숲으로 둘러싸여 있고, 나머지 반은 전망이 시원하게 뚫려있어 바로 이 땅이다!! 싶었어요.^^
나중에 지인분들이 그러시더군요. 어떻게 이런 곳에 집을 지을 생각을 했느냐고.
설계를 끝나고 드디어 토목 공사를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땅이 평평하게 다져져 있어서 토목공사가 필요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측량을 하고, 토목설계, 건축설계를 하고보니 기존 토목은 의미가 없었어요.
오히려 무단으로 토목공사가 되어있어서 허가에 문제가 생길 뻔 했어요. 임야를 구입하실 때 꼭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더라구요.
석축을 만들고 땅을 다지기 위해 포크레인이 투입되었어요. 이때 '진짜 산에 집을 짓는구나' 싶었던 순간이에요.
건축 기초공사를 할 때 수영장 골조를 같이 시공했어요. 수영장을 따로 공사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골조, 설비, 타일을 분리 시공하여 비용을 절감했어요.
이 땅에서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수영장을 배치했어요. 전망 좋은 뷰를 바라보며 수영하는게 이 집의 시작이었거든요. ^^
'온숲'은 별장이었기 때문에 공기 단축, 비용 절감, 집의 형태 등을 고려하여 경량 철조로 지었어요. 시공법만 잘 지켜서 꼼꼼하게 시공하면 장점 투성이 시공법입니다. ^^
천장고가 높은 집이어서 지붕 단열에 특히 더 신경 썼어요.
외부 벽돌 시공 전에 열반사 단열재를 한 번 더 기밀하게 시공하였어요. 지붕에는 방수포를 덮고 징크 시공을 하였어요.
바닥 단열도 신경써야 합니다.
선이 복잡하고, 꺾인 면이 많아 그 점을 살리고 싶어 모두 도장으로 작업했어요. 도장 작업을 위해서는 석고를 두장 덧대어 시공해야해요.
건축시공이 모두 끝나고 겨울이 와버려서 수영장 시공은 그 다음 봄에 시작했어요. 봄이 오자마자 시작된 수영장 타일공사가 마무리 되어가니 이제 조금씩 수영장 모습을 갖춰가고 있네요.
수영장 타일 시공은 일반 타일 시공하고 조금 달라요. 접착제, 줄눈, 타일 모두 수영장에 맞는 스펙으로 선정해야 합니다.
2. 도면
땅 모양이 너무 못생겼죠? ㅎㅎ 전체 땅을 반으로 나눠서 반쪽에만 건축을 하였어요. 임야여서 땅 크기가 커서 모양은 큰 의미가 없더라구요. 주변 환경을 끌어들이기 위한 설계를 했어요. 덕분에 집 모양도 특이하게 나와버렸어요.
공용 공간은 정원과 앞 전망을 볼 수 있는 위치에, 방들만 있는 윗 동은 산으로 둘러싸인 위치에 배치하였는데 창 밖 풍경이 내부의 무드를 만든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집 크기가 30평인데 크기에 비해 욕실 수가 많아요. 저희 가족 인원이 많기도 하고, 고급 주택 느낌을 조금 내고 싶어서 욕실에 힘을 실었답니다. ^^V
항시 거주하는 집은 아니어서 방은 잠만 잘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었고, 공용 공간과는 조금 분리해서 좀 더 편하게 쉴 수 있도록 했어요.
토지 계약한 날 만들었던 3D랍니다. 지금 보니 거의 비슷하게 지어졌더라구요.
3. 1층 입구&현관
계단을 오르면 바로 현관과 마주해요. 현관은 외부 풍경을 포기할 수 없어서 공사 중간에 전면 유리로 수정했어요. 두고두고 잘한 결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현관과 복도 창을 통해 보이는 바깥 풍경이에요.
상시 거주 공간이 아니어서 일반 신발장하고 다르게 구성했어요.
숲 속이어서 장화가 필수여서 장화를 넣을 수 있는 하부 서랍장, 공구와 정원 용품을 넣을 수 있도록 구성된 상부장. 그리고 외투를 걸 수 있도록 행거를 현관에 두었는데 너무 유용하게 쓰이고 있답니다. 강추!!
이 집을 설계할 때 모티브가 되었던 집 사진 액자에요.
4. 1층 거실&다이닝
창 밖을 보며 휴식할 수 있는 거실이에요. 유리블럭과 원목 가구로 따뜻하고 코지한 느낌을 냈어요.
거실 전면의 통창을 통해 정원 뷰를 볼 수 있도록 소파를 배치했어요.
소파와 1인 체어는 모두 따뜻한 느낌을 위해 웜톤의 패브릭 제품으로 선택했어요.
소파의 원목과 계단의 원목을 통일하여 전체적인 우드톤을 잡아주었어요.
다이닝과 거실의 전체적인 모습이에요. 다이닝과 수영장은 폴딩도어를 열면 바로 연결될 수 있도록 했어요.
식탁에서 보는 수영장 뷰에요.^^ 여름에 아이들이 수영하는 모습을 보며 앉아있을 수 있어요~
공사가 끝나고 처음 이 집에서 지냈던 날이에요. 크리스마스 이브를 이 집에서 보내는 게 목표였거든요. 크리스마스 만찬과 함께 '온숲 프로젝트' 얘기로 한참을 얘기했었어요. 꿈 같은 시간이었어요. ^^
창과 창 사이를 벽돌 벽으로 했는데 외부 재료를 집안에 들여와 쓰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도 시도해봤는데 집에서 느끼는 벽돌 감성이 꽤 괜찮은 거 같아요.
겨울에 외부 공사가 마무리 안된채로 맞이했던 크리스마스 아침이었어요. 그래도....행복했었어요.^^ 통창 전면에 있는 큰 나무는 살구나무에요. 봄이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각도에요. 제가 좋아하는 게 다 들어있거든요. 유리블럭, 원목계단, 삼각 창으로 보이는 숲 그리고 우드도어. 온숲에 담고싶었던 그 따스함이에요.
턴테이블을 들여놓던 날 밤이에요. 턴테이블을 처음 본 큰 아들이 소리가 너무 좋다며 옆을 떠나지 않았어요. 공간에 어울릴 턴테이블을 찾던 중 딱 마음에 들었던 크로슬리 턴테이블이에요. 입문용으로 추천합니다.
첫 턴테이블의 첫 LP는 제가 가장 좋아하는 '유재하' 입니다. 마침! LP색도 초록이네요^^
갤러리 감성을 조금 주고 싶어 월 데코는 하나하나 신경써서 골랐어요. 특히 시계는 시계 같지 않고 조형미가 있는 제품을 선택했어요.
5. 1층 주방
유일하게 색상을 넣은 공간이에요. 다 그린이지만 톤과 질감을 다르게 써서 재미있게 표현해 봤어요. 그린 주방에는 블랙 수전과 블랙 가전 등 블랙으로 포인트를 주었어요.
세탁실이 따로 없어 세탁기, 건조기 타워가 주방에 빌트인 되어야 해서 주방 색상과 맞추었어요. 사실 세탁기가 먼저 정해져서 주방 색상이 그린이 되었죠.^^
주방이 크지는 않지만 ㄷ자 주방이라 동선이 편하고, 수납공간도 넉넉해요. 상부장을 일부러 달지 않고 큰 창을 두어 시각적으로 좀 더 넓어보이게 했어요.
정원에서 바베큐 또는 가든 파티 등을 할 때 동선을 편리하게 하기 위해 주방을 폴딩 도어와 가깝게 배치했어요. 주방 아일랜드에서 정원과 수영장을 볼 수 있어서 설거지 할 때마다 지루하지 않아요!! :)
설거지할 때 보이는 수영장 뷰에요.
그린과 블랙의 주방이에요. 주방가구 상판을 테라조 대리석으로 했는데 원래는 주방 상판으로는 적합하지 않은 자재이지만 이곳은 가끔 머무는 곳이니까 하고 싶은 거 하자라는 마음으로 과감하게 정했어요. ^^;;
6. 1층 욕실1 (수영장 샤워실)
박공 천장 욕실에 대한 로망이 있었어요. 이 욕실은 수영장하고 바로 연결되는 욕실이여서 습할 수 있어서 일부러 박공을 살려 고를 높였어요. 덕분에 박공 천장 욕실도 되고, 높은 창도 생기고, 습도를 낮춰 쾌적한 욕실이 되었어요.
욕실을 들어오면 높은 창을 통해 숲이 보여요.
7. 1층 욕실2(파우더룸/욕조)
현관을 통해 들어오면 바로 보이는 욕실 파우더룸이에요. 현관에서 보이기 때문에 최대한 욕실처럼 안 보이게 했어요. 이 욕실도 세로로 긴 창을 내서 뒤쪽 숲을 볼 수 있도록 했어요.
항상 도어가 오픈되어 있는 욕실이어서 일반적인 욕실 느낌이 안 나도록 했어요. 묵직한 돌 세면대가 숲속집 자연주의 컨셉에 잘 맞게 자리를 잡았어요.
보통은 세면대 앞에 거울을 설치하는데 세면대 앞에 거울이 있으면 물이 너무 많이 튀어서 옆으로 설치했어요.
파우더룸 안쪽으로는 숲을 보며 반신욕을 할 수 있는 욕실이 있어요.
욕조 옆에는 보이지는 않지만 덜 답답하도록 유리블럭을 설치했어요.
반신욕조 보다는 크고, 일반 욕조 보다는 큰 사이즈의 욕조는 물도 빨리 받아지고, 크기도 여유 있어서 반신욕조로 추천해요!! (사이즈 1400*800)
8. 복도
공용 공간에서 방으로 올라가는 복도에요. 계단이 있어서 공간이 재미있어졌어요.
전부 통유리로 설계했지만 비용과 안전 때문에 통창으로 변경했어요. 조금 아쉽긴 했지만 통창만으로도 숲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에요. 외부의 돌계단과 내부의 원목 계단이 나란히 보여서 생각지 못한 모습이 연출 되었어요.
통창 밖에서 보이는 벽이어서 대형 리스를 장식했어요.
방에서 계단을 내려오면서 보이는 모습이에요.
9. 1.5층 멀티룸
멀티룸이에요. 따로 문은 없지만 단을 높게 해서 공간을 분리시켰어요. 영화를 보거나 밖을 보면서 차를 마시거나 매트리스를 놓고 침실로도 사용할 수 있어요.
창 밖에 보이는 소나무 숲을 보면서 차를 마셔요. 이 위치에서 보이는 소나무 풍경을 보려고 이 공간을 만들었어요.
단을 높이면서 툇마루 느낌을 주고 싶어서 원목마루를 사용했어요. 원목마루 중에서도 빈티지 워시 마루를 시공했더니 숲 속 느낌과 잘 어울려요.
매트리스를 놓으면 침실로 바뀌어요.
스크린을 내리고 영화도 볼 수 있어요.
코너 창으로 뒤편 숲과 건물이 보여요. 누워 있으면 머리 맡 위로 보이는 나무들 때문에 숲 속에 누워있는 것 같아요.
마스터룸으로 가는 길이에요.
10. 1.5층 마스터룸
집에서 가장 안쪽에 위치한 침실이에요. 가장 숲 속 안쪽이기도 하고 숲을 제일 가까이하고 있어요. 이 공간만 특별히 천장을 우드로 마감해서 숲 속 리조트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따뜻하고 코지한 느낌을 위해 우드 천장에 어울리는 한지 조명을 설치했어요. 주방 가구 맞출 때 패트 합판을 추가 주문하여 침대 헤드로 대신했어요. 색상 선택의 폭이 넓어 좋아요.
침대에 누워서 보이는 가로로 긴 창의 소나무들이 액자 속 사진같아요.
11. 1.5층 욕실3(파우더룸)
방들만 있는 동에 있는 욕실은 변기와 세면대만 설치했어요.
좁고 긴 욕실이어서 욕실 장 깊이를 최소화하고 치마를 내려서 좁은 느낌을 완화시켜보았어요.
약간의 포인트 색상을 사용하여 지루함을 달래보아요.
12. 정원
온숲의 메인은 숲으로 둘러싸인 정원과 수영장이에요^^
잔디 마당 한 켠에는 파이어 피트를 만들어서 불멍을 할 수 있어요.
파이어 피트가 있어서 더 여유롭게 숲을 즐길 수 있어요. 파이어 피트는 안전을 위해 파쇄석을 깔았어요.
파이어 피트에서 볼 수 있는 숲 전경이에요.
폴딩 도어를 열면 수영장과 다이닝이 바로 연결돼요.
수영장은 오버풀 방식의 수영장이에요. 아스트랄풀 필터를 24시간 가동하여 아이들이 언제나 안심하고 수영할 수 있도록 수질 관리를 하고 있어요. 썬베드에 누워서 보는 노을은 환상적이에요. ^^
여기 앉아 이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 처음 아무것도 없었을 때 모습이 오버랩 되고는 해요....^^
이랬었는데 말이죠....ㅎㅎ
정원의 잔디 모양은 못생긴 땅의 모양을 커버하기 위해 곡선 형태로 만들었어요. 그리고 정원 관리를 최소화 하기 위해 그라스 위주로만 식재했어요.
집 안에서 바라보는 아이들 수영하는 모습이에요. 더운데 나가있지 않아도 되어서 정말 좋아요!!
둘째 아이 생일을 맞이하여 친구들과 풀파티를 열었어요.
수영장 사이즈가 3000*6000인데 아이들 5명이 들어가서 놀아도 충분해요~
온숲은 시작도 끝도 '숲' 이에요. 숲에 반해서 이 땅을 구입해서 집까지 짓게 되었고, 건물의 배치, 창호, 조경이 모두 숲을 어떻게 하면 멋지게 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계획되어 졌어요. 많은 고민을 했던 만큼 숲을 충분히 집으로 끌어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무모하고 용감한 도전이기도 했지만 우리 가족의 취향에 꼭 맞는 이곳이 때로는 쉬어가는 곳, 때로는 의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가는 곳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기를 바래보아요.
마치며
숲은 유난히 밤이 더 빨리 찾아오더라구요. 빨리 찾아오는 밤은 더 까맣구요. 일상과는 조금 다른 속도로 가는 이곳에서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더 짙게 만들어가보겠습니다.
지금까지 '온숲'의 온라인 집들이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