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9는 실패했지만 많은걸 느낀 제마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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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어느정도 컨디션도 회복되고 생각정리가 되어 후기 남깁니다

먼저 저의 본격적인 러닝 시작은 17년말부터고 그전에는 년마다 한번 이벤트성으로 5k 10k 대회 나가던 평범한 일반인이었습니다

러닝 구력은 17년말부터 시작해 어느정도 있는편이긴 한데 믿으실진 모르겠지만 풀코스 대회는 이번이 3번째인데요

하프대회참가도 2번이 전부입니다

원래는 18년부터 5k 대회만 가끔나가다 10k만 꾸준히 파던 러너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병도님의 조깅베이스와 러닝철학에 많은 공감을 하며 롤모델로 삼고 꾸준히 러닝을 해왔는데요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이 조깅이라는게 사람마다 기량마다 조건마다 천차만별이라 생각합니다

누구는 510이 조깅베이스일수도 있고 어느이는 430이 조깅베이스도 일수 있다 생각하거든요

무튼 저는 꾸준히 비가오나 눈이오나 한파에도  10~15k만 야외기준 월 평페 440정도로 꾸준히 파던 러너중 하나였습니다

포인트 훈련이나 트랙은 최근에 가기 시작했네요..

2014년 첫 10k 뉴발 대회 기록인데 사진보시면 아시겠지만
첫 10k 완주시간이 1시간 7분이었습니다

완주하고도 과호흡으로 10분동안 정신을 못차렸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분명한건 그때 걷뛰 하지도 않았는데 1시간 7분이나 걸렸다는게 지금 돌아보면 참 많은걸 느끼게 합니다

그렇게 그냥 운동 1도 안하고 직장생활하다 17년쯤 사랑하는 가족이 큰병에 걸리게 되고 내 자신을 돌아보는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건강의 중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어 여러운동을 하다 러닝을 접하게 됩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생각정리 후 글 쓰도록 하겠습니다

본격적으로 제마 풀코스 완주후기 시작합니다

이전에 글을 남겨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마 249 목표로 꾸준히 훈련하며 허드슨님도 높은곳을 보고 있다면 한번은 나가보라는 악명높은 안동마라톤 다녀왔는데 목표인 310을 성공했지만 아쉽게 3시간30초로 완주한 러너 입니다

결론은 목표했던 제마 249는 실패했습니다
그래도 이전 PB 254를 넘어 251에는 성공했습니다

한편으론 춘마에서 249 성공하신 꼬까닭님의 후기를 보며 심기일전의 마음으로 준비 했는데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249의 벽이 높다는걸 다시한번 실감하던 순간이었네요

먼저 저는 가족과 함께 서울나들이겸 30k 이후 가족응원 도핑을 받고자 잠실역쪽에 숙소를 잡았고 잠실역서 첫차로 출발했습니다

그래도 앉아서 합정까지는 편하게 이동했는데 합정서 내리니 아비규환이 따로 없더군요

차를 3대나 보내고 만원전철에 콩나물시루 마냥 낑겨 월드컵경기장에 떠밀려 7시전 겨우 도착했습니다

어찌저찌 화장실도 잘다녀왔고 일찍이 스타트 라인에 도착해 가볍게 몸도 풀고 현장 적응을 하며 주변을 둘러보았습니다

유튜브나 여러 언론매체에서 보던 유명 마스터즈분들과 엘리트 선수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기했습니다

한편으로 이분들과 함께 서울한복판을 같이 달린다 생각하니 긴장되면서도 흥분된 마음을 감추기 힘들었습니다

A그룹 스타트 라인서 대기하다 직장동료 러너를 만났습니다 같이 이런저런 얘기 주고 받으며 서있는데 눈앞에 낯익은 모자와 얼굴이 지나가시길래 배번호를 보니 심박맨님이셨습니다

순간 먼저 인사드리고 악수하려 했는데.. 내성적인 저는 그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네요 ㅎㅎ

다음에 뵙게 되면 꼭 먼저 인사드리겠습니다

그렇게 8시 3분쯤 저의 레이스도 시작되었습니다

긴장을 많이한 탓인지 13k까지 방광쪽에 신호가 계속와 신경이 쓰였습니다

이븐페이스로 가자는 마음을 강하게 먹어서 그런지 그래도 평페 355~358은 유지했습니다

마포대교 지나고부터 시작된 업힐도 안동마라톤 다녀온 저에겐 공포로 와닿지 않았습니다

순조롭게 우려했던 초반업힐포함 13k까지 잘 레이스 운영한거 같습니다

업힐 지나니 귀신같이 마렵던 소변도 안마렵고 긴장이 풀려서 몸도 가벼워졌습니다

마포대교 건너 종로를 지나니 귀금속거리가 나옵니다
여기서 몇년전 혼수예물 준비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광장시장 가기전 직장동료를 만났습니다 서로 격려를 주고받고 먼저 지나갔습니다

가다보니 시장부근 우측 인도에 정석근님께서 폰으로 영상을 찍고 계셨습니다 실물을 직접 뵈니 신기했습니다 따봉 드렸습니다

생판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사람들이 배번호를 보고 제이름을 불러주며 많은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동이었고 큰 힘이 되었습니다

버스정류장에 계신 어느 어르신이 저를 보더니 "진돗개 화이팅"이라 외치시길래 순간 대회전날 배번호에 시바견 스티커를 붙여준 저의 아들이 떠올랐습니다

"이거 붙여야 내가 시바견보고 아빠 찾지!! 아빠는 달리기 잘하는 시바견 닮았어!!"

이게 보일까 했는데 어느 러닝 크루분도 시바견 화이팅 이라 얘기하시는걸 보니 우리아들의 안목이 탁월했단 생각을 다시 했습니다

어느덧 레이스 중반을 지나 아차산부근에 도착했습니다 옆을 보니 어린이대공원 공연장이 보이더군요 코로나전 아들과 헬로카봇 뮤지컬 보러 왔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30k만 지나면 우리 가족들 있다.. 조금만 더 버티자"

잠실대교를 건너는 순간 옆을보니 요즘 핫한 유튜브 김헬린이 채널에 등장하는 다크호스 러너 선현님을 만났습니다

제 개인적으로 선현님은 지옥안동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기에 뇌리에 많은 각인이 되어 있었는데

이번 춘마서 241도 하시고 앞으로 마스터즈에 떠오를 신흥강자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잠실대교 한복판에서 이렇게 다시 만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먼저 인사드리니 바로 알아보시더라구요
선현님은 B조서 출발했는데 이 무더운 날씨에도 후발그룹에서 여기까지.. 참 대단한 러너란 생각을 다시한번 했습니다

그렇게 잠실역서 우회전 하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순간 감격에 겨워 눈물이 나려는데..

아들이 저를 보더니

"아빠!! 챗gpt가 아빠 이대로 가면 2시간 50분에 들어온대요!!! 아빠 화이팅!!"

그 말 듣자마자 귀신같이 31~32k까지는 357 페이스로 밀어지더군요

그리고 역시나 수서부근 가니 그렇게 잘뛰는 러너분들도 걷기 시작하는 혼돈의 카오스를 목격하게 됩니다..

저의 왼쪽 다리도 쥐가 슬슬 나기 시작하고 참 힘들었는데

그동안 여름에도 밖에서 개고생한 기억

안동마라톤서 화장실이슈로 dnf할뻔 했지만 이겨낸 기억

나만보며 피니시에서 기다릴 우리 가족들

이 생각만 하며 억지로 버티며 밀어가며 힘겹게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는데.. 40k즈음 페이스도 급격히 밀리며 사점이 오기 시작했는데..

방이역 지나자 마자 정말 영화처럼 유문진님께서 제 옆을 지나가시는 겁니다..

순간 식초 원샷한 사람마냥 정신이 번쩍 들며 인사드리니

제 배번호 보시더니

"저 249 페메 하고 있는데 저 혼자 남았네요 ㅎㅎ 이대로 가면 저는 247 할거 같거든요 보니까 잘하면 249 가능할거 같은데 같이 가시죠"

말씀하셔서 미친듯이 정신줄 놓고 문진님 붙어서 여자 2등 일본분과 함께 41k부터 피니시까지 완주에 성공 했습니다

완주하고 나니 피니시에 선현님께서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그간의 안부도 주고 받고 다음 대구대회때 만나자 인사후 사진도 찍고 헤어졌습니다

목표했던 249는 비록 실패했지만 날씨도 정말 무더웠지만 돌아보면 느낀게 참 많은 대회였습니다

카보로딩을 한덕에 힘은 넘쳐났지만 덕분에 체중조절에 실패한게 가장 큰 요인인거 같습니다

이번에 PB로 251 한거보면 다음에 반드시 249하라는 신의 개시로 여기고 또 열심히 훈련해야겠습니다

그리고 내년에 안동리벤지도 한번더 도전할 생각입니다

길고 재미없는 후기 끝까지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