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로 공사가 눈에 띄게 빨라진 숨은 이유
최근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포트홀 보수, 낙하물 처리, 표지판 교체 같은 조치가 과거보다 훨씬 빨라졌다는 체감이 커지고 있다.
배경에는 국토교통부가 운영하는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과 스마트폰 신고 시스템을 통해, 운전자들이 직접 현장 문제를 신고하고 보상까지 받는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행정기관 직원 대신 수십만 명의 운전자가 “눈과 귀” 역할을 하면서, 도로 이상 징후가 실시간으로 수집·정비되는 셈이다.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이 뭐길래
국토교통부는 2019년부터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을 운영하며, 매년 새 참여단을 공개 모집하고 있다.
2025년 모집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등과 협업해 진행되며, 도로 안전 사각지대와 생활 불편을 현장에서 바로 신고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참여단은 단순 민원 제기자가 아니라, 정부와 함께 도로 정책을 만드는 ‘현장 파트너’로 설정된 것이 특징이다.

포트홀·낙하물·야생동물까지 ‘척척앱’으로 신고
참여단과 일반 운전자가 쓰는 핵심 도구는 ‘도로이용불편 척척해결서비스(척척앱)’이다.
이 앱을 통해 고속도로·국도·지방도 구분 없이 도로 파임, 낙하물·적재불량, 가드레일 파손, 야생동물 충돌 위험 지점 등 각종 위험 요소를 사진·위치와 함께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다.
신고가 접수되면 도로 관리자(한국도로공사, 지자체, 국토관리청 등)에 즉시 전달돼, 현장 확인과 조치가 이뤄지는 구조다.

신고 10건 중 6건 이상이 ‘국민참여단’ 제보
2024년 한 해 동안 척척앱으로 접수된 도로 불편 신고는 8만7천여 건으로, 이 가운데 약 5만6천 건(64.5%)이 국민참여단이 올린 제보였다.
단순 민원 수준을 넘어, 참여단이 상시적으로 도로 상태를 살피며 신고·제안을 넣는 구조가 정착되고 있다는 의미다.
신고 건수와 조치 건수 모두 해마다 늘고 있어, 국민참여 기반의 도로 안전 정책 실행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누구나 지원 가능, ‘홍보력’도 뽑는 기준 중 하나
‘2025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은 도로 안전과 정책에 관심 있는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선발 기준에는 참여 의지와 정책 관심도뿐 아니라, SNS·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한 홍보 가능성도 포함돼 있어, 단순 신고자보다 ‘도로 안전 알리미’ 역할까지 기대하고 있다.
모바일 이용자는 척척앱에서, PC 이용자는 국토부 누리집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이메일로 제출하면 되며, 서류·위원회 심사를 거쳐 최종 명단이 발표된다.

신고만 하는 게 아니다… 활동비·포상·표창까지 지급
참여단의 공식 활동 기간은 2025년 7월부터 2026년 6월까지 1년이며, 이 기간 동안 실적에 따라 분기별 활동비가 지급된다.
특히 우수 활동자는 국토교통부 장관이나 협력 기관장 명의의 표창과 함께 별도 포상금을 받을 수 있어, 도로 안전 개선에 기여한 시민에게 실질적인 경제적·명예상 보상을 제공하는 구조다.
이는 “신고하면 돈 준다”는 단기 이벤트를 넘어, 꾸준히 활동하는 시민 감시망을 키우기 위한 인센티브 설계로 풀이된다.

도로 공사가 빨라진 이유, ‘제보→즉각 조치’ 구조
과거에는 도로 파손·낙하물 같은 문제를 담당 공무원 순찰이나 사고 발생 후에야 뒤늦게 인지하는 경우가 많았다.
지금은 척척앱과 국민참여단 덕분에 현장 사진과 위치 정보가 실시간으로 모여, 도로 관리 기관의 작업 우선순위와 일정이 그만큼 빨라졌다.
국토부는 “국민참여단 제보를 활용해 공사 일정과 예산을 유연하게 조정하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도로 보수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졌다”고 설명한다.

‘위에서 정하는 정책’에서 ‘현장 의견이 먼저인 정책’으로
도로안심·서비스 국민참여단은 도로 정책 수립 방식을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바꾸는 실험 장치이기도 하다.
국토부는 모인 제보 데이터를 분석해 상습 파손·사고 구간을 도면상으로 표시하고, 예산·인력 투입 계획을 세우는 데 활용하고 있다.
이는 도로 이용자들이 직접 정책 우선순위를 정하는 셈이어서, “정책은 국민과 함께 만든다”는 행정 패러다임을 구체화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운전자가 ‘감시자’이자 ‘협력자’가 되는 새로운 도로 문화
전문가들은 이 제도가 단순 신고 프로젝트를 넘어, 운전자가 도로 안전의 소비자이자 관리자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는 효과를 주목한다.
실제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가장 먼저 보는 사람은 운전자이기 때문에, 이들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보상과 책임을 함께 부여하는 방식이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국토교통부는 “작은 신고 하나가 대형사고를 막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며, 앞으로도 국민참여단 규모와 지원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