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육아휴직 나눠 썼을 땐 합산 30일 기준으로, 급여 청구일 계산해야”

첫번째 육아휴직을 30일 미만으로 사용하고 1년이 지났더라도 육아휴직급여를 청구해 지급받을 수 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첫 육아휴직과 후속 육아휴직 기간을 합쳐 30일이 넘어야 급여 청구권이 발생한다는 취지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강우찬)는 28일 A씨가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남부지청장을 상대로 낸 육아휴직급여 부지급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했다.
A씨는 자녀 양육을 위해 2024년 3월25일부터 4월14일까지 21일간 1차 육아휴직을 썼다. 이어 2024년 9월1일~지난해 8월10일 두번째 육아휴직을 사용했다.
A씨는 2차 육아휴직 중인 지난해 5월18일에 1·2차 육아휴직 급여를 신청했다. 노동청은 2차 육아휴직 급여는 지급했다. 노동청은 그러나 A씨의 1차 육아휴직 급여 신청은 휴직 종료일로부터 12개월을 넘긴 시점에 이뤄졌다는 이유로 지급하지 않았다.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 급여는 휴직 시작 이후 1개월부터 종료 이후 12개월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씨는 “육아휴직 급여를 수령할 권리는 1차와 2차 육아 휴직기간을 합해 30일 이상이 됐을 때부터 발생한다”며 “1·2차 휴직 기간을 합쳐 30일이 넘는 2차 육아휴직 기간에 급여를 신청한 것은 청구 기간을 준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 손을 들었다. 재판부는 고용보험법상 육아휴직급여는 육아휴직을 30일 이상 부여받은 이들에게 지급한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1차 육아휴직 기간은 30일 미만이었으므로, 1차 육아휴직 종료 시점에 A씨에게 육아휴직 급여를 청구할 권리 자체가 없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육아휴직급여에 대한 추상적 급부청구권은 2차 육아휴직이 시작돼 합산 기간이 30일이 된 때 비로소 발생한다”며 “권리가 발생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제척기간에 관한 규정을 적용해 (육아휴직 급여 청구) 권리가 소멸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노동청은 “A씨가 30일 미만 육아휴직에 대해 급여를 신청하는 행위 자체는 가능했으므로 1차 육아휴직기간 만료일로부터 청구 기간을 계산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형식적 주장에 불과하다며 배척했다.
재판부는 “‘거절될 신청이라도 미리 해둬서 거절이라도 받아두지 않는다면 향후 불이익이 될 수 있다’는 지극히 형식 논리적인 주장은 주권자인 국민에 대한 ‘예의 없음’ 마저 느껴지게 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국가에 ‘모성에 대한 특별한 보호’와 노력 의무를 부과한 헌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고 했다.
앞서 대법원은 2021년 3월 육아휴직 급여 청구 기간 관련 사건에서 전원합의체 판결로 도과 기간을 12개월로 정한 고용보험법 규정은 훈시규정이 아닌 제척 규정이라고 판단했다. 육아 휴직 종료시점으로부터, 급여를 12개월 이내 신청하지 않으면 청구권이 소멸한다고 본 것이다.
이번 판결은 서울행정법원에서 ‘한국형 사회법원’ 모델을 추진한 뒤 모성보호 분야 전문합의부가 선고한 첫 사건이다. 행정법원은 장애인, 임산부, 아동, 기초생활수급대상자 등 사회적 약자 관련 사회보장사건을 전문 합의부에서 처리하고 있다.
임현경 기자 hyl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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