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안전 AI 경진대회
행정안전부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어린이 스스로 안전을 생각하고 학습하도록 한다는 취지의 ‘어린이 안전 AI 경진대회’를 지난 9월 개최했습니다. 본선 참가자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당일 제시된 주제인 ‘학교 안전’에 대한 노래와 포스터를 제작했는데요. 최다득표수를 얻어 최우수상을 받은 경기 의정부청룡초등학교 6학년 천예원 양 인터뷰를 정책주간지 'K-공감'에서 확인하세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게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어린이 안전입니다. 말 그대로 부지불식간에 일어납니다. 전체 안전사고에 비해 자주 발생하기도 합니다. 2023년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접수된 어린이 안전사고는 2만 2371건으로 전년 대비 3.4%(729건) 증가했습니다. 전체 안전사고 접수가 0.9%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네 배 높은 수치입니다.
이 가운데 행정안전부가 9월 10일 의미 있는 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어린이 안전 AI 경진대회’입니다. 어린이들 스스로 안전을 생각하고 학습하도록 한다는 취지입니다. 전국 초등학교 5~6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어린이 안전히어로즈 중 희망자 100명과 학교 추천을 받은 100명 등 총 200명이 참가했습니다.
이 중 50명이 본선에 올랐습니다. 본선 참가자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당일 제시된 주제인 ‘학교 안전’에 대한 노래와 포스터를 제작해 승부를 겨뤘습니다. 주어진 시간은 70분이었습니다. 심사단은 본선 점수, 현장 인터뷰 및 투표 점수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최우수상 2점, 우수상 4점을 선출했습니다. 최우수상에게는 행정안전부장관상과 문화상품권 100만 원어치를 수여했습니다.
최우수상을 받은 경기 의정부청룡초등학교 6학년 천예원 양은 수상자 중 최다득표수를 얻었습니다. 10월 18일 의정부시에서 만난 예원 양은 “제작 의도와 메시지가 분명해 높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면서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장관상은 여기저기 자랑을 해도 될 만큼의 큰 상으로 알고 있다”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Q. 본선에서 제작한 포스터와 노래는 어떤 내용이었나요?
다른 학생들은 주로 계단에서 넘어지지 않게 조심하자, 화장실에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유의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는데 저는 학교 안전 중에서도 학교 스포츠 활동 시간을 떠올렸어요. 학교라는 공간에서 이뤄지는 스포츠 활동은 누가 생각해도 즐겁고 재미있는 시간이잖아요. 그런 시간에도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경각심을 일깨우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수학이나 국어 같은 학과 수업은 이미지가 지루하기 때문에 포스터로 제작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포스터에는 잔디가 깔린 운동장을 배경으로 ‘규칙을 잘 지키자’, ‘선생님 말씀을 잘 듣자’, ‘안전장비를 잘 착용하자’라는 규칙을 써넣었어요. 실제로 교내 스포츠 활동 중 일어나는 부딪침 등의 사고들은 안전장비를 잘 착용하지 않거나 선생님 말씀을 잘 듣지 않아서인 경우가 많거든요. 노래는 신나면서도 너무 시끄럽지 않은 걸그룹 멜로디를 바탕으로 세 가지 규칙이 들어간 가사를 입혀서 만들었습니다.
Q. 생성형 AI는 어떻게 활용했나요?
대회 당일 행안부가 제공한 AI 프로그램은 총 세 가지였어요. 가사를 만들 때는 하이퍼클로바X를 썼고 멜로디는 수노(Suno) AI를 활용했습니다. 포스터는 어도비 익스프레스(Adobe Express)의 힘을 빌렸고요. 포스터 배경을 만들 때는 ‘잔디 깔린 초등학교 운동장 이미지를 찾아달라’고 주문했어요. 노래를 만들 때도 마찬가지로 교내 스포츠 활동 시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가사를 지어 달라고 했고 AI가 생성한 가사를 몇 차례 수정 보완한 뒤 미리 만들어둔 K-팝 걸그룹 느낌의 멜로디에 앉혔습니다.
Q. 대회 준비를 많이 했겠네요.
학교 실과시간에 AI를 활용해 노래와 뮤직비디오, 포스터를 만든 경험이 있지만 그걸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했어요. 본선 대회를 한 달 앞두고부터 매일 하루 1~3시간 학교에 남아서 따로 연습했어요. 담임 선생님 추천으로 대회에 나가게 됐고 선생님께서 ‘너라면 최우수상을 탈 수 있을 거야’라고 계속 말씀해주셨어요. 다시 한 번 선생님께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Q. 평소 안전문제에 관심이 많은 편인가요?
그동안 일부러 찾아봤던 건 아니지만 뉴스를 볼 때 유독 눈에 띄었던 게 사실이에요. 최근에는 교제폭력 뉴스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귀자는 제안을 거절했다가 폭행당한 초등학생의 이야기도 나오는 걸 보니 교제폭력이 더 이상 성인들만의 문제가 아니더라고요.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앞으로는 더욱 다양한 분야의 안전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Q. 학교 내 평소 개선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안전문제가 있다면요?
예전부터 생각했던 건데 책상 모서리예요. 어린이들이 쓰는 책상인데 왜 네모로 만들었을까요? 물론 살짝 곡선이 진 네모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완만하게 타원형으로 제작하면 좋을 것 같아요. 간혹 한두 번씩 부딪치는 친구들이 있거든요. 저도 부딪혀봤는데 정말 아프더라고요. 또 하나는 칠판이에요. 칠판 아랫부분에 보면 과거 분필을 놓던 자리가 있어요. 요즘은 분필을 쓰지도 않는데 여전히 튀어나와 있죠. 쉬는 시간에 아이들이 칠판 밑에서 옹기종기 앉아 놀다가 머리를 부딪치는 일이 생각보다 많아요. 이제는 용도가 없어진 만큼 떼어도 되지 않을까요?
Q. 어린이 안전을 위해 어른들이 신경써줬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학교 안의 안전문제는 학교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지만 학교 밖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국가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우리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등교하려면 신호등을 건너야 해요. 그 앞에서 가끔 교통사고나 접촉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있는데요, 처벌을 강화하는 등 사고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을 좀 더 많이 마련해줬으면 좋겠어요.
Q. 장관상과 함께 문화상품권 100만 원어치를 받았는데 어디에 쓸 생각인가요?
어릴 적부터 책 읽는 것을 좋아했어요. 며칠 전 서점에 가서 평소 읽고 싶었던 책을 샀어요. 가장 최근에는 미스터리 소설 ‘홍학의 자리’를 읽었고 ‘셰익스피어 4대 비극’, ‘데미안’ 등 고전을 새로 구입했어요. 남은 상품권도 전부 책 사는 데 쓸 생각이에요.
Q. 장래희망은?
한강 같은 작가가 되고 싶어요. 가장 좋아하는 과목이 국어이기도 하고요. 학교 끝나면 집에서 밥 먹고 줄넘기를 3000개 한 뒤 책을 읽는 게 하루 일과입니다. 책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은 필사도 하고요. 그때그때 영감이 떠오르는 시를 쓰거나 단편 글을 쓰기도 합니다. TV는 거의 안 봐요. 어릴 때 뽀로로도 안 봤죠(웃음). 부모님께서도 늘 ‘공부는 잘하면 좋은 거고 못해도 상관없다’며 저의 생각을 지지해주세요.
Q. 이번 수상을 계기로 새로이 도전해보고 싶은 일이 있나요?
내년부터 학교에 AI 디지털교과서가 전면 도입되는 만큼 AI가 추세입니다. 행안부에서 어린이들이 이러한 환경에 좀 더 익숙하도록 AI를 활용한 경진대회를 연 만큼 실생활에 도움이 될 만한 발명품을 AI에 코딩시켜 만들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안전사고 방지를 위한 발명품도 구상해보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 얻은 용기와 자신감을 바탕으로 다른 대회에도 도전하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를 아십니까?
어린이 안전 어린이들이 나선다
전국 초등학생 2120명 활동
‘어린이 안전 AI 경진대회’뿐만이 아닙니다. 행정안전부는 어린이 눈높이에서 안전을 경험하고 체화할 수 있는 정책을 집중 추진 중입니다. 우선 올해 처음 도입한 ‘어린이 안전히어로즈’입니다. 어린이 스스로 친구들의 안전을 선도하는 영웅이 되는 개념입니다. 전국 523개 초등학교에서 2120명이 활동 중입니다. 울산의 한 어린이 안전히어로즈는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의 작은 속도제한 표지판을 누구나 잘 볼 수 있도록 키워달라고 신고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은 어디서나 잘 보이는 큼직한 표지판이 설치됐습니다.
안전히어로즈로 활동 중인 한 학생은 “안전히어로즈로 활동하면서 생활 속 안전을 스스로 실천하는 일이 늘어났다”면서 “주변 친구들에게도 적극 추천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7월 10일 어린이 안전히어로즈 축하와 격려를 위한 초청행사에서 “어린 시절 형성된 습관이 평생의 습관으로 자리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어릴 때부터 안전에 관심을 갖고 안전한 행동을 습관화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어린이 교통안전 문화 정착을 위한 ‘일단 멈춤, 아이먼저 보내주세요’ 캠페인도 진행 중입니다. 어린이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속도제한, 노란색 횡단보도 도입, 안전시설 개설을 위한 특별교부세 지원 등 정부 노력에도 불구하고 보호구역 내에서 어린이 교통사고가 연평균 510여 건 발생하고 있으며 이 중 약 33%가 보행자 보호 의무 위반으로 발생했습니다. 지나가는 운전자가 잘 볼 수 있도록 안내판을 통해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고 학교 앞 방호울타리에 ‘아이먼저’ 안내 문구도 부착했습니다. 9월 11일에는 안전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기 위한 ‘도전! 어린이 안전 골든벨’도 개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