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에서]우리 지역 국가유산 뭐 있을까
국보 1호는 남대문! 국보 2호는? 음? 솔직히 알고 있는데 생각이 안 나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몰랐다. 찾아보니 국보 2호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원각사지 십층석탑이다. 이렇게 국가유산마다 지정번호가 있었는데, 2021년 11월 법 개정으로 이 번호가 사라졌다. 지난달 17일부터는 문화재란 말도 사라졌다. 기존 문화재보호법 대신에 국가유산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앞으로 문화재 대신 국가유산이란 말을 쓴다. 국가유산이란 단어가 주는 어감을 음미하다가 문득 우리 지역 국가유산에 대해서도 국보 2호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굳이 다 알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한 번이라도 보고 들어두는 것도 괜찮지 싶어 찾아봤다. 참고로 국가유산 목록은 국가유산청 누리집에서 국가유산검색 항목을 통해 누구나 찾아볼 수 있다.
새로운 국가유산기본법을 보면 국가유산은 문화유산(유형유산), 자연유산, 무형유산으로 나뉜다. 문화유산이란 도자기, 토기, 석탑 이런 걸 말한다. 대표적으로 국보를 보면 경남에 17개가 있다. 주로 불교 유산이 많은데, 합천 해인사에만 6개가 있다. 구체적으로 대장경판, 장경판전, 고려목판, 건칠희랑대사좌상, 법보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 대적광전 목조비로자나불좌상 및 복장유물이다. 그리고 하동 쌍계사 진감선사탑비, 밀양 표충사 청동 은입사 향완, 산청 석남암사지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양산 통도사 대웅전 및 금강계단, 진주 청곡사 영산회 괘불탱도 불교 유산이다. 창녕에 2개가 있는데, 신라 진흥왕 척경비와 술정리 동(東) 삼층석탑이다. 국립진주박물관에도 2개가 있는데, 산청 범학리 삼층석탑과 태조 이성계가 이제에게 내린 개국공신교서다. 그리고 누각으로 통영 세병관과 얼마 전 60년 만에 다시 국보로 승격된 밀양 영남루가 있다.
무형유산은 춤, 노래, 전통 놀이 등 기존 무형문화재를 말한다. 경남에 모두 16건이 지정됐다. 지역명이 들어간 전통 놀이로 통영오광대, 고성오광대, 사천 가산오광대가 있다. 진주에서 전해지는 궁중무용 진주검무와 통영에서 전해지는 승전무(검무와 북춤)도 국가무형유산이다. 여기에 진주삼천포농악, 고성농요 같은 농악 중심의 전통 음악 그리고 영산쇠머리대기, 영산줄다리기, 밀양백중놀이 같은 마을 놀이와 불교 행사인 아랫녘수륙재(창원)도 있다. 전통 기술인 낙죽장(대나무에 인두로 그린 그림), 단청장(사찰이나 궁궐의 알록한 채색), 염장(발, 대발), 궁중채화(궁중 행사 때 쓰던 꽃장식)도 우리 지역 국가무형유산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남해안 일대에서 지금도 벌어지는 남해안별신굿이 있다.
자연유산은 동물, 식물, 지형, 지질 같은 건데 보통 명승, 천연기념물, 보호구역 등으로 지정된다. 대표적으로 명승만 살펴보자. 명승은 쉽게 말해 풍경이 특별히 아름다운 곳을 말한다. 경남에는 15곳이 있다. 먼저 남해에 세 곳이 있는데 가천마을 다랑논, 지족해협 죽방렴, 금산이다. 여기에 거제 해금강, 통영 소매물도 등대섬이 있다. 이런 곳은 이미 유명한 관광지다. 또, 거창 수승대, 함양 화림동 거연정, 밀양 월연대, 거창 용암정, 함양 심진동 용추폭포, 함양 지리산 한신계곡 등 계곡과 정자가 어우러진 곳이 있다. 사찰을 중심으로 한 곳도 있는데, 합천 가야산 해인사 일대, 하동 지리산 쌍계사와 불일폭포 일대, 창녕 관룡산 관룡사 일대다. 마지막으로 낙동강 절벽을 따라 난 옛길, 창녕 남지 개비리길이 있다.
/이서후 문화체육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