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바뀐 한국 여행지도…외국인, 경복궁 대신 ‘시원한 실내’로

<strong>야외 체험 취소·시간대 조정…코엑스·전시장 등 실내 명소 ‘인기’</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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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 전역에 유례없는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여행 일정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최고 기온이 38도에 달하는 폭염 속에 당초 한복을 입고 경복궁 등 야외 명소를 둘러볼 계획이던 관광객들이 더운 오후에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시원한 실내 공간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등 기존과 다른 방식으로 한국 여행을 즐기고 있다.<br> <br>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평균기온은 28.6도로, 1908년 기상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열대야 역시 23일 발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에 한국인들도 양산을 쓰거나 외출 시간을 최소화하는 등 폭염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br> <br>극심한 무더위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행 전 계획했던 야외 명소 방문을 줄이고 냉방이 잘 된 실내 공간을 찾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전통의상 체험이나 도보 관광 같은 야외 활동은 취소하거나 시간대를 조정하는 사례가 많아졌고, 실내 위주의 관광 선호가 뚜렷해졌다.

▲ 최근 역대급 폭염이 계속되면서 한국에 관광온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실내 여행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은 코엑스에서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의 모습. ⓒ르데스크

경복궁, 성수동, 청계천, 한강공원 등 대표적인 야외 명소를 중심으로 일정을 짠 일부 관광객들은 예상보다 높은 기온과 습도에 일정 대부분을 실내로 옮겼다. 대표적인 실내 명소인 코엑스 별마당 도서관은 더위를 피해 모여든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들로 북적였다.<br> <br>코엑스 내에 위치한 별마당 도서관은 시원한 실내 환경과 책을 활용한 인테리어로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고 있다. 특히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소셜미디어(SNS)에서 ‘포토 명소’로 알려진 에스컬레이터 주변에는 기념사진을 찍고 있는 외국인들이 줄을 이었다. 도서관 곳곳에서는 바닥에 편하게 앉아 책을 읽거나 휴식을 취하며 무더위를 식히고 있는 관광객의 모습도 볼 수 있었다.<br> <br>체코에서 온 헬레나 씨(Helena·25·여)는 “성수동에서 하루를 보낼 계획이었지만, 한국에 도착해보니 너무 더워서 도저히 돌아다닐 수가 없다”며 “결국 성수동 방문 일정을 저녁으로 바꾸고 지금은 실내 위주로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은 그렇게 덥지는 않은데 비가 와서 그런지 너무 습하고 계속 땀이 난다”고 토로했다.<br> <br>지난주 금요일부터 한국을 여행 중이라는 캐나다인 파울라 씨(Paula·28·여)는 “SNS에서 본 것처럼 한복을 입고 경복궁에 가보고 싶어서 여행 일정에 추가했는데 날씨가 너무 더워서 한복은 포기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다음 주까지 한국에 있을 예정인데, 조금 덜 더운 날이 있다면 한 번 더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지난달 서울 평균 기온은 28.6도로 1980년 기상 관측 이래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은 지난 주말 광화문 광장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모습. ⓒ르데스크

아르헨티나에서 가족과 함께 한국을 찾은 디에고 씨(Diego·45·남)는 “아르헨티나도 여름엔 더운 편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한국도 덥다”며 “아르헨티나보다 더 습해서 더 힘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디에고 씨는 “아들과 함께 바깥에서 체험 위주로 놀러 다니려고 했지만 날이 너무 더워 아내가 실내 위주로 계획을 수정했다”고 밝혔다.<br><br>이처럼 지속되는 폭염으로 실내 활동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에 따르면 날씨 영향을 적게 받는 전시장, 박물관, 공연 등 실내 어트랙션 상품 예약이 6월보다 최대 60% 이상 증가했다. 반면, 롯데월드나 에버랜드 등 야외 체류 시간이 긴 테마파크 상품의 예약률은 전월 대비 약 1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br><br>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관광객들이 실내 명소를 선호하는 모습은 기후 변화가 가져온 여행 트렌드의 변화로 분석했다. <br>김영국 강원대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한국에 여행 온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전통문화 체험, 야외 명소 중심의 일정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폭염 등 과거와 다른 기후 이슈로 인해 실내형 관광 콘텐츠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이는 단순히 더위를 피하는 수준이 아니라 관광 동선과 소비 방식 자체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고 설명했다.<br><br>그러면서 김 교수는 “K콘텐츠의 발달로 앞으로 한국 여행을 즐기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게 될 텐데, 이러한 트렌드를 반영해 새로운 관광 인프라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며 “쾌적한 실내 공간, 야간 콘텐츠, 이동 동선을 최소화한 콘텐츠가 앞으로 더 각광받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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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ong>글=고인혜 르데스크 기자</str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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