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성대하게 막 올려… 故이선균 추모부터 구로사와 기요시 조망까지[종합]

모신정 기자 2024. 10. 3. 0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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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전, 란' 강동원·박정민·차승원·진선규·김신록 등 주연배우 총출동
안재홍-박보영, MC 맡아… 구로사와 기요시·류성희에 각각 아시아 영화인상·까멜리아상 수여 
영화 '전, 란'의 김상만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레드카펫에 서고 있다./사진제공=부산국제영화제 

[부산=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2일 개막식을 성대하게 열고 열흘간의 축제를 시작했다. 

2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 야외극장에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이 개최됐다. 이날 시상식은 배우 안재홍과 박보영의 사회로 막을 열었다. 개막식 시작에 앞서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인 영화 '전, 란'(김상만 감독)의 주연배우인 강동원, 박정민, 차승원, 김신록, 진선규, 정성일을 포함해 배우 송중기, 이희준, 박지환, 장동건, 김희애, 수현, 정우, 김대명, 박병은, 노윤서, 김민주, 권유리, 이설, 조진웅, 박성웅, 구혜선 등과 사카구치 켄타로, 아리무라 카스미 등이 레드카펫에 나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이날 개막식에서는 부산국제영화제와 샤넬이 올해 새롭게 제정한 '까멜리아상'의 수여식이 먼저 진행됐다. 이날 까멜리아상의 첫 수상자는 영화 '살인의 추억'과 '아가씨' '암살' '헤어질 결심' '고지전' '올드보이' 등의 미술을 담당했던 류성희 미술 감독이었다. 류 감독은 2016년 영화 '아가씨'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벌칸상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의 공식 MC에 나선 안재홍과 박보영 /사진=부산국제영화제

류 감독은 수상 직후 "지금은 상상할 수 없지만 제가 처음 영화를 시작했을 때 여성 미술감독님이 많지 않았고 창조적인 장르를 영화 만들 때 거의 남성들의 영역으로 인식됐다. 수없이 거절당하면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이 인식을 바꾸고 문화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광수 이사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이 개막 선언이 진행됐고 뉴커런츠 심사위원들의 소개도 이어졌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영상을 통해 한국 영화공로상 수상자로 배우 고(故) 이선균을 기억하는 시간을 가졌다. MC 박보영은 "너무 안타까운 이별을 겪었다. 드라마 '나의 아저씨'의 대사처럼 편안함에 이르셨기를 바란다"고 말했고, 안재홍은 "선배님을 기억하는 뜻깊은 시간이 되시기를 바란다. 한국영화공로상은 유족분들께 잘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해당 행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배우 송중기와 이정재 등이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영상에 비쳐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레드카펫 행사에 나선 영화 '보통의 가족' 허진호 감독과 주연배우들

뒤를 이어 아시아 영화산업과 문화 발전에 기여한 사람에게 수여되는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의 시상식도 이어졌다. 일본의 거장 감독 구로사와 기요시에게 올해의 아시아영화인상이 수여됐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 관객은 전 세계 어느 곳보다도 수준이 높다. 그런 관객들에게 최신작 두 편을 선보이기 위해 부산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구로사와 감독은 "올해 이렇게 훌륭한 상을 받게 돼 놀랐다. 상상도 못 했다. 제가 영화를 찍기 시작한 지 벌써 40년이 됐다. 처음 부산국제영화제에 참가한 것이 20년 전이니 제 영화 인생의 반을 부산국제영화제가 지켜봐줬다. 그 20년간의 제 경력을 평가받아 이런 명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었기에 정말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이번 영화제 기간동안 신작 '뱀의 길'과 '클라우드' 두 편을 관객들과 영화인들에게 선보인다. 

봉준호 감독은 영상 메시지에서 "저는 구로사와 감독의 오랜 광팬이다. 좋아하는 작품이 너무 많은데 매번 충격과 영감을 준 구로사와 감독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지옥2'의 주연배우들 

이어 개막작 '전, 란'의 김상만 감독과 주연배우들이 관객들에게 인사를 나누는 순서가 진행됐다. 넷플릭스 영화 '전, 란'은 '걸스카우트'와 '심야의 FM'을 연출한 김상만 감독의 신작으로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소년 시절 신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정을 나누며 지내지만 왜란의 시대에 적이 되어 다시 만나 파란의 세월을 헤쳐나가는 스토리를 그렸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김상만 감독은 이날 행사에서 "조선시대 사회계급의 시스템에 놓인 개인들의 이야기지만 오늘날의 관객들에게도 전달하는 바가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강동원은 "부산영화제 개막작으로 두 번째로 오게 됐다. 오랜만에 레드카펫을 밟아서 즐거웠다. 영화 즐겁게 보시고 오늘 밤을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재

박정민은 "대낮부터 계속 그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자리가 굉장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한다. 왠지 모르겠지만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앞으로 연기를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 결심을 하게 되는 순간"이라고 말하며 "항간에 영화에서 제가 양반이라고 소개하면 '왜?'냐고 묻는 분들이 계신다. 제가 양반이고 강동원이 저의 종이다. 유념하고 봐주시면 감사하겠다"며 위트 섞인 멘트를 해 웃음을 자아냈다. 

차승원은 "개막작에 선정돼 영광스럽다. 선조라는 캐릭터는 손을 많이 탔던 캐릭터라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제 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에서는 개막작 '전, 란'(김상만 감독)이 영화제의 문을 열고 폐막작인 프랑스·싱가포르·일본 합작 영화 '영혼의 여행'(에릭 쿠 감독)이 영화제의 끝을 알린다. 올해 공식 초청 상영작은 63개국의 224편으로 지난해 209편에 비해 8% 가량 상영작이 늘어났다. 커뮤니티 비프 상영작 총 55편을 포함하면 총 279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스포츠한국 모신정 기자 msj@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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