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상륙돌격장갑차, 엔진·현수장치까지 국산 기술로 '환골탈태'

바다를 가르며 육지로 돌진하는 철갑상어, 현재 개발중인 한국 해병대의 새로운 발이 될 KAAV-II입니다.

기존 KAAV-7A1이 시속 13.2km로 바다를 건넜다면, KAAV-II는 무려 30km/h의 속도로 파도를 뚫고 나갑니다.

단순한 속도 향상이 아닙니다. 40mm CTA 기관포로 무장하고, 해수냉각시스템으로 2,700마력까지 엔진 출력을 끌어올리는 이 괴물은 해병대 상륙작전의 판도를 완전히 바꿀 게임체인저가 될 전망입니다.

하지만 개발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죠. 2023년 포항 앞바다에서 일어난 침수 사고는 물 위를 달리는 장갑차 개발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방산업체들은 포기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연 KAAV-II는 어떤 혁신적인 기술들로 무장하고 있을까요?

바다 위 100km/h, 육지 위 100km/h의 이중생활자


KAAV-II의 가장 놀라운 점은 바로 속도입니다.

지상에서 최대 100km/h, 수상에서 해수냉각장치를 사용해 최대 30km/h의 속도를 낼 수 있습니다.

이는 기존 KAAV-7A1의 육상 72km/h, 해상 13.2km/h와 비교해 육상에서는 28km/h, 해상에서는 무려 2배 이상 빨라진 것입니다.

이런 엄청난 성능 향상의 비밀은 바로 엔진에 있습니다.

평시에는 850마력 수준의 출력이지만 수상에서 해수냉각시스템을 사용하면 출력이 2,700마력으로 상승합니다.

이는 미국 EFV를 위해 개발된 MTU MT-883 Ka 523 과급형 엔진과 같은 수준이죠.

두산인프라코어와 STX의 경쟁 체계로 엔진까지 아예 새로 개발하고 있으며, 전차 엔진 기반으로 제작할 프로토타입 엔진부터 1,800마력을 발휘할 것이며 실제 엔진은 지상 800마력 이상, 해상 2,000마력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궤도형 장갑차 중에서는 굉장히 빠른 축에 속하는데, 차륜형 장갑차인 K-808의 최고 속력입니다.

워터제트로 파도를 가르는 철갑상어


KAAV-II의 해상 고속주행 능력의 핵심은 바로 워터제트 추진시스템입니다.

기존의 프로펠러 방식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죠.

선체 바닥에서 물을 흡입해 고압으로 분사하는 방식으로, 두 개의 대형 워터제트(직경 600mm)가 KAAV-II를 바다 위에서 질주하게 만듭니다.

워터제트 시스템의 장점은 속도뿐만이 아닙니다.

프로펠러에 비해 해초나 부유물에 걸릴 위험이 적고, 얕은 물에서도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습니다.

상륙작전에서 해안 접근 시 모래나 암초에 프로펠러가 손상될 위험을 크게 줄인 것이죠.

또한 KAAV-II는 해상 운용 시 수상저항력을 줄이기 위해 궤도를 유압 현수장치를 이용해 접어 넣을 수 있습니다.

마치 비행기가 이륙 후 랜딩기어를 접는 것처럼, 바다에서는 궤도를 접어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이런 세심한 설계가 30km/h라는 놀라운 해상 속도를 가능하게 만들었습니다.

40mm CTA 기관포, K-21과 동급 화력 탑재


KAAV-II의 화력은 K-21 보병전투차와 동급입니다.

바로 40mm CTA(Cased Telescoped Ammunition) 기관포 덕분이죠. 기존 KAAV-7A1이 40mm 유탄발사기와 12.7mm K-6 중기관총으로 무장했다면, KAAV-II는 한 단계 격이 다른 화력을 자랑합니다.

40mm CTA 기관포의 특징은 탄약의 혁신적인 구조에 있습니다.

일반적인 탄약과 달리 탄두가 탄피 안으로 완전히 들어가는 '텔레스코핑' 구조로, 마치 망원경처럼 탄두가 탄피 속에 감춰져 있습니다.

이로 인해 탄약의 전체 길이가 짧아져 더 많은 탄약을 적재할 수 있고, 포탑의 크기도 줄일 수 있죠.

S&T다이내믹스가 담당한 40mm CTA 기관포는 당장 배치가 가능한 단계까지 도달했다고 합니다.

분당 약 200발 연사가 가능하며, 날개안정분리철갑탄 사용 시 대략 175mm RHA 내외의 관통력을 가져 전차를 제외한 기갑차량에 대응이 가능합니다.

또한 K-21에서 사용하는 복합기능탄도 개발 중이어서 대인, 대공, 대장갑차 모든 상황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14.5mm 철갑탄도 막아내는 생존성


상륙작전은 가장 위험한 군사작전 중 하나입니다.

적의 집중사격을 받으며 해안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이죠.

KAAV-II는 이런 극한 상황에서 생존하기 위해 방어력을 대폭 강화했습니다.

방어력은 전면에 걸쳐 14.5mm AP탄과 152mm 포탄 파편을 방어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14.5mm는 대구경 기관총탄으로, 일반 소총탄보다 훨씬 강력하죠.

152mm 포탄 파편까지 막아낼 수 있다는 것은 포격전에서도 어느 정도 생존이 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또한 탈착식 증가장갑을 통해 임무에 따라 방어력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위험도가 높은 상륙작전에서는 추가 장갑을 부착해 생존성을 높이고, 평시 훈련에서는 가벼운 구성으로 기동성을 확보하는 것이죠.

이런 유연한 설계는 다양한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KAAV-II만의 장점입니다.

21명 해병대원 + 3명 승무원, 최적화된 공간 설계


KAAV-II는 3명의 승무원과 21명의 해병대 병력을 수용할 수 있습니다.

기존 KAAV-7A1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내부 공간 활용도는 훨씬 향상되었습니다.

길이 7.6m, 폭 3.2m, 높이 2.4m의 차체에 24톤의 중량으로 설계되었죠.

흥미로운 점은 해병대에 이렇다 할 지상전투용 보병전투차가 없기 때문에 KAAV-II가 그 임무까지 반영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존 해병대가 보유한 상륙장갑차 160여 대를 대체하는 것을 넘어서 최대 300여 대까지 생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상륙해안의 조수 수위와 상관없이 운용할 수 있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해 해안 접근이 어려웠던 기존 장비들과 달리, KAAV-II는 언제든 상륙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습니다.

고난의 개발 과정, 그리고 미래


KAAV-II 개발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닙니다.

2023년 9월 26일 포항시 남구 인근 해상에서 시운전 중 침수 사고가 발생해 업체 직원 2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는 수륙양용 장갑차 개발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사건이었죠.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를 거쳐 KAAV-II는 더욱 완성도 높은 무기체계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2018년부터 시작된 탐색개발이 2023년 12월 완료되었고, 현재는 체계개발 단계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28년부터 양산이 시작되어 기존 KAAV-7A1을 순차적으로 대체할 예정입니다.

해외 수출도 기대되고 있습니다.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이 해병대 전력 증강에 관심을 보이고 있고, KAAV-II의 우수한 성능은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필리핀이 기존 KAAV를 도입한 사례처럼, KAAV-II도 수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KAAV-II는 단순한 장갑차가 아닙니다.

해병대의 상륙작전 능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게임체인저이자, 한국 방산업계의 기술력을 보여주는 상징입니다.

바다와 육지를 자유자재로 누비며 적진에 돌격하는 해병대의 새로운 발이 될 KAAV-II의 완성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