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 피구·킨볼 함께해요" 마산무학여중 찾은 초등학생들

여름방학을 맞은 초등학생들이 오전 9시 중학교 체육관에 모였다. 언니 또는 누나에게 피구와 킨볼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행복학교(경남형 혁신학교)인 마산무학여자중학교(교장 강정석)는 29일과 30일 하루 6시간씩 피구와 킨볼 캠프를 열었다. 이틀간 인근 석전·가고파·합포·용마초등학교 등 고학년 60명 정도가 무학여중을 찾았다.

이번 캠프는 '2024 유·초·중등 연계교육과정 공모사업'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무학여중은 피구와 킨볼로 전국 대회 우승을 이어가며 명성이 높다. 강정석 교장은 "또래끼리 배움이나 익힘, 공감대 형성이 훨씬 더 빠르다"며 초·중등 연계 프로그램 의미를 설명했다. 강 교장은 학생들에게 '참여, 존중, 배려' 또한 강조했다. 초교생은 앞으로 진학할 중학교에 적응하는 계기도 됐다.

마산무학여중 학생들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9일 무학여중 체육관에서 피구 연습을 앞두고 몸을 풀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9일 무학여중 체육관에서 피구 연습을 앞두고 인사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과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이 지난 29일 무학여중 체육관에서 피구 연습을 앞두고 팀을 나눠 릴레이 경기를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피구 = 지난 29일 무학여중 체육관. 초교생들은 언니·누나도 입은 검정 유니폼 상의와 무릎 보호대를 받았다. 중학생들은 초교생용 작은 피구 공도 준비했다. 이날 무학여중 옆 마산무학여고 학생들도 함께했다.

무학여중 피구 동아리 '스피릿'(학생 24명)은 별 4개, 무학여고 피구 동아리 '레전드'(학생 21명)는 별 5개가 유니폼 가슴 쪽에 그려져 있다.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 피구 대회에서 4연패, 5연패를 했다는 뜻이다. 두 학교는 이달 20~21일 대한체육회장배 제6회 전국피구대회에서도 지난 대회에 이어 동반 1위에 올랐고, 오는 11월 제17회 전국학교스포츠클럽 축전에 경남교육청 대표로 나선다.

정현수 무학여중 체육교사와 최수형 무학여고 체육교사는 2020년 <전국피구대회 우승 교과서>를 함께 펴냈고, 2022년 TV 예능 프로그램 <강철볼-피구전쟁>에도 해설과 코치로 출연한 바 있다. 책은 던지기, 받기, 피하기 방법은 물론 반칙 규정, 공격 대형과 수비 대형, 초·중·고급 훈련 방식, 전술 등을 담고 있다.

이들은 10년 전부터 기반을 다져왔다. 최 교사는 "피구는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고 노력하면 누구나 잘할 수 있는 운동"이라며 "특별한 훈련이 있는 게 아니라 학생들과 즐겁게 해온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정 교사는 "일종의 '유스 시스템(어린 선수를 체계적으로 배출)'으로 여중과 여고가 원팀처럼 매주 토요일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훈련하고, 멘토와 멘티처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우승을 이어가려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피구 동작을 보여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피구 동작을 알려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피구 동작을 알려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피구 동작을 알려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피구 경기를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지난 29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피구 경기를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다소 서먹했던 학생들은 짝을 지어 몸 푸는 동작을 하면서 까르르 웃기 시작했다. 돌아가면서 서로 손바닥을 마주치는 인사로도 어색함이 사라졌다. 중학생과 초교생을 섞어 4개 팀을 만들었고, 공을 바통 삼아 건네주는 릴레이 경기, 릴레이 빠른 패스, 손 받기와 가슴 받기, 던지기, 스텝, 경기 연습이 이어졌다.

학생들에게 피구를 하는 이유를 물었다. 남가을 무학여중 3학년 학생은 "피구는 기본 체력을 향상할 수 있고 인성적인 부분에서도 훈련이 된다"며 "오디션 때도 경기에 임하는 태도 등을 보고 사람을 뽑는데, 소심한 친구도 눈치 보지 않고 실력과 인성 모두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김가윤 무학여고 1학년 학생은 "여중 3년 때는 연습량이 많아 실력이 금세 늘었고, 여고 때는 전술 훈련을 하며 팀워크 실력을 쌓고 있다"며 "왕복 달리기가 50차례도 가능할 정도로 체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새로운 경험에 초교생들도 즐거워했다. 손태은 석전초교 5학년 학생은 "평소 배드민턴과 같은 운동을 좋아하는데, 선생님이 공지하자마자 신청했다"며 "공을 잡고 던지는 게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30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킨볼 심판 수신호와 규칙 등을 알려주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30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킨볼 심판 수신호와 규칙 등을 배우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30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대해 킨볼 연습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30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대해 킨볼 연습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마산무학여중 학생들이 30일 체육관에서 인근 초등학교 학생들을 초대해 킨볼 연습을 하고 있다. /이동욱 기자

◇킨볼 = '킨볼'은 지름 1.22m 공을 바닥에 떨어뜨리지 않고 팀별로 4명씩 3개 팀이 동시에 경기하는 스포츠다.

무학여중 킨볼 동아리 '그릿'(학생 19명)은 학생들의 요청에 따라 2020년 만들어졌다. 김석주 교사는 "킨볼은 함께 활동하면서 팀별로 점수도 비슷해지고, 못하는 학생에게도 기회가 주어진다"고 설명했다. 강정석 교장은 "다른 스포츠와 달리 절대 강자가 없다"고 덧붙였다.

2022년 전국 대회에서 우승한 무학여중 학생들은 무학여고로 진학해 킨볼 동아리를 만들었고, 이들은 지난해 1학년 학생끼리 출전했음에도 전국 대회 우승을 경험했다.

30일 같은 체육관에서 학생들은 낯선 킨볼 심판 수신호와 전술 등을 배웠다. 학생들은 서로 규칙을 알려주며 소통했다. 채다연 무학여중 3학년 학생은 "팔로 공을 칠 때 쾌감과 슬라이딩으로 공을 살릴 때 재미가 크다"며 "초등학생들에게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무학여중은 오는 10월 피구·킨볼 심화 과정도 마련해 함께 연습한 초교생의 성장을 도울 계획이다.

/이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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