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미·러 경유 공급계약을 비판하자 러시아가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구입 실태를 공개했다.
유럽이 미국과 러시아의 경유 공급계약을 전쟁자금 지원으로 비판하자 러시아가 유럽의 러시아산 에너지 구입 실태를 공개하며 맞받았다.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부총리는 2022년 이후 EU 국가에 공급된 에너지가 3207억 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제재를 가하면서도 수입을 멈추지 않는 유럽의 이중성을 겨냥한 발언이다.

"3207억 달러, 약 430조원"
AFP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부총리는 현지시간 12일 한 방송에 출연해 EU 국가에 공급된 석유, 천연가스 등 탄화수소 에너지가 2022년부터 현재까지 약 3207억 달러(약 430조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노박 부총리는 유럽 국가들이 올해에도 약 213억 달러(약 28조원) 상당의 러시아산 에너지를 구매했다고 덧붙였다.

"제재에도 예외 분야는 계속 공급"
노박 부총리는 "대러시아 제재와 관련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예외가 인정된 특정 분야에 대해 에너지 자원을 계속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EU가 러시아에 수많은 제재를 가했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유럽 국가가 아직도 러시아로부터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수입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이다.

"에너지가 곧 외교 카드"
에너지 수출입 통계는 전쟁 국면에서 양측 모두에게 외교적 무기가 돼 왔다.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낮추는 과정을 제재 성과로 내세우고, 러시아는 여전히 남아 있는 거래 규모를 공개하며 압박의 허점을 부각한다. 수치의 해석을 둘러싼 공방 자체가 협상 테이블의 일부가 된 셈이다.

EU는 같은 날 역대 최대 규모의 대러 제재를 단행했다. 제재 수위를 높이는 흐름과 에너지 거래가 이어지는 현실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이다. 유럽이 수입 축소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지가 다음 국면의 관전 포인트다. (사진 출처=로이터·연합뉴스·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