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 군단의 휘문고 뉴페이스', 신인 안우진과 박성준을 만나다![부산야구실록]
직속선배 김민석으로부터 여러 조언 받아
박성준"송승준 선배 레슨 매우 만족해"
안우진"롯데 선배들에게 많이 배우고 싶다"
휘문고등학교는 1907년에 창단한 전통과 실력을 겸비한 야구 명문고다. 김선우, 박용택, 김재윤, 박민우, 이정후 등 국내에서 내로라하는 선수들을 배출해냈고 전국대회에서 여러 번 우승한 경력도 있다.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는 유독 휘문고와는 인연이 없었다. 아마 팬들의 기억에도 휘문고 출신 롯데 스타 플레이어는 대부분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롯데 자이언츠에 올 시즌 새롭게 합류한 휘문고 출신의 두 선수가 뚜렷한 존재감을 뿜어냈다. 김민석과 이정훈이다. 김민석은 올 시즌 꾸준하게 1군에 몸담으며 구단 최초로 고졸 1년 차 100안타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최종 2할5푼5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표면적으로 보기엔 특급 성적은 아니지만 1년 차 선수임을 감안하면 내년이 더 기대되는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이정훈은 지난해 기아 타이거즈에서 방출된 뒤 올 시즌 롯데에 입단했다. 시즌 중반부터 1군에 합류하며 최종 2할9푼6리를 기록하는 등 기대했던 타격 부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쳐 보였다.

휘문고 출신의 두 선수가 좋은 활약을 펼쳤던 2023년에 이어 2024년에는 더 많은 휘문고 출신의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이번 KBO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두 명의 휘문고 선수가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바로 좌완투수 박성준(6라운드 지명)과 우타 내야수 안우진(8라운드)이 그 주인공이다.

휘문고 야구부 실내연습장에서 만나 본 두 선수는 신인 드래프트 전부터 꾸준하게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꿈꿔왔다고 밝혔다. 그리고 동시에 고교 동기와 함께 최애 구단에 입단하게 된 사실이 처음에는 믿기지 않았다고 한다.
아래는 두 선수와 나눈 인터뷰.
[부산야구실록]
야구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박성준 선수]
초등학교 재학 당시 티볼부가 있었습니다. 티볼부에서 티볼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왼손잡이인 걸 보셨던 당시 감독님께서 야구선수 활동을 권유하셨어요. 그렇게 시작했던 야구가 너무 재밌었고 그게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안우진 선수]
야구를 시작하기 전에는 수영 선수를 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사촌 형이 야구를 하고 있었거든요. 사촌 형 경기를 보러 갔는데 너무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부모님께 야구를 하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고 그 때부터 야구선수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고등학교 3년 생활을 이제 곧 마무리하게 됩니다. 스스로 평가해본 지난 3년은 어땠나요.
[박성준 선수]
후회 없이 열심히 잘한 것 같습니다.
[안우진 선수]
3년 동안 좋은 친구들도 만나고 재밌게 야구를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3학년 때 성적을 못내긴 했지만 그래도 후회 없이 재밌게 잘 마무리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아무래도 스스로 평가하기보다는 타인의 시선으로 평가할 때 더 정확한 경우가 많잖아요.(웃음) 서로가 서로에 대해 선수로서의 평가를 해주세요.
[박성준 선수]
우진이는 제가 투수로 올라갔을 때, 투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믿음직한 내야수입니다. 수비수로서는 강한 어깨와 넓은 수비를 가지고 있고 타자로서는 스윙 결이나 파워가 엄청 좋다고 생각합니다.
[안우진 선수]
지금 휘문고 3학년 투수들 중에 프로팀에 지명받은 휘건(김휘건 / NC 다이노스 지명)이도 있고 종우(김종우 / LG 트윈스 지명)도 있긴 한데 제가 유격수로 수비를 나갔을 때 제일 안정적으로 던져줬던 게 성준이입니다. 제구도 좋고 체인지업 등 확실한 변화구가 있기 때문에 수비할 때 부담감이 없었던 것 같아요.

두 선수는 드래프트 전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다녀왔다고 한다. 서울에서 온 두 야구 선수의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사직 야구장을 향했다고 한다. 사직 야구장은 늘 팬들의 뜨거운 함성과 응원으로 가득한 곳이다. 특히나 고교 1년 선배이자 롯데 자이언츠의 슈퍼 루키 김민석이 뛰고 있는 구장이기도 하다. 불과 1년 전 함께 동고동락했던 선배가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으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이 두 선수에게는 분명 강렬하게 다가왔을 것이다. 실제로 올 시즌 김민석이 타석에 들어서면 관중들의 응원 소리는 한층 더 커지곤 했다.
[부산야구실록]
한 학교에서 한 두명만 프로 구단에 지명돼도 정말 경사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드래프트를 통해 두 선수가 같은 팀에 들어가게 됐잖아요. 흔한 경우는 아닌데 당시 어땠나요.
[박성준 선수]
사실 제가 드래프트하기 1~2주 전쯤 우진이랑 사직야구장에 갔었어요. 당시 우진이랑 ‘진짜 롯데에 지명받고 싶다’ 이 소리만 했었는데 드래프트 당시 롯데에 딱 지명받는 순간 정말 실감이 안 났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드래프트전 부산을 방문했나보네요.
[박성준 선수]
우진이랑 부산 여행을 갔습니다. 부산 여행 간 김에 사직야구장은 그래도 한 번 가봐야하지 않겠냐해서 바로 갔는데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팬분들도 파이팅이 넘치셨고요.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는 어땠나요.
[안우진 선수]
제가 드래프트 전부터 솔직히 롯데에 제일 가고 싶었다는 거도 출연했던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언급을 했고, 진짜 오고 싶었거든요.(웃음) 하위라운드로 갈수록 심장이 쫄렸어요. 그러다 지명이 됐는데 ‘어느팀이지?’하고 생각했는데 정신 차려보니 롯데더라고요. 실감도 안났고 사실 그 순간 성준이가 이미 지명이 됐다는 사실을 몰랐거든요.(웃음) 그런데 알고 보니 성준이가 지명이 돼 있더라고요. 제일 친한 친구랑 같이 가는 거니까 좋기도 하고 재밌게 한 번 해보고 싶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올 시즌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즈와 휘문고등학교의 경기가 있었습니다. KBO리그에서 한 획을 그었던 선배들과 미리 KBO리그 예습을 해볼 수 있었는데 어땠나요.
[안우진 선수]
당시 고척돔에서 경기를 했는데 프로 구장에서 경기를 해보는 건 처음이기도 해서 설ㅤㄹㅔㅆ어요. 솔직히 처음에는 예능 프로그램이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장난은 아니더라도 엄청 몰입감입게 하실 거라고는 생각을 못했어요. 그런데 연습장에 들어가니 선배님들께서 정말 집중력있게, 진지하게 임하고 계시더라고요.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잘하시고 또 기량이 많이 좋으신 것 같아 많이 놀랐습니다. 너무 영광이었어요.
[박성준 선수]
늘 TV로만 뵙던 엄청난 분들과 경기를 한 것에 대해서 일단 너무 영광이었어요. 프로 구장 마운드에서 던지는 게 처음이었잖아요. 그 당시 제 스스로를 한 번 테스트해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정말 진심을 다해 승부한 것 같아요.
[부산야구실록]
고등학생 선수들과는 확실히 레벨이 다르던가요?
[박성준 선수]
보는 선구안도 다르시고 유인구에 배트가 쉽게 안 나오시더라고요.

꿈에 그리던 롯데 자이언츠의 지명을 받은 두 선수. 하지만 두 선수는 마냥 기쁘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프로에 입단한 이상 끝없는 경쟁이 두 선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박성준과 안우진은 경쟁을 꼭 이겨내고 싶다고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부산야구실록]
드래프트에서 이름이 불렸을 당시,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던가요?
[박성준 선수]
저는 ‘이제 시작이구나, 경쟁해서 무조건 살아남아야겠다’ 그 생각이 제일 컸던 것 같습니다.
[안우진 선수]
저도 성준이랑 똑같이 ‘됐다’보다는 ‘이제 시작이구나’라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됐다는 사실 자체가 믿기지 않았습니다. 실감이 안났어요.(웃음)
[부산야구실록]
롯데 자이언츠에 바로 한 학년 선배였던 김민석 선수가 있습니다. 올 시즌 루키 선수로서 100안타도 치는 등 정말 좋은 활약을 펼쳐줬는데요. 김민석 선수로부터 따로 연락은 없었나요.
[안우진 선수]
저는 지명되자마자 제일 처음 전화가 왔어요. 그때가 마침 시합을 하기 직전이어서 그런지 ‘우진아 일단 축하하고, 이제 시작이니까 같이 잘해보자. 그런데 나 곧 시합 준비 시작이니까 빨리 끊을게’라고 얘기해줬어요.
[박성준 선수]
저도 지명되자마자 바로 연락이 왔어요. 같이 열심히 해서 1군에서 함께 뛰어 보자‘고 얘기해줬습니다.

박성준과 안우진은 부산과는 큰 인연이 없다. 하지만 여행으로 방문했던 부산이라는 도시는 두 소년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갔다. 박성준은 부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고, 안우진은 부산에 갈 때마다 신이 난다며 각자 부산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마냥 좋기만 했던 도시 부산은 이제 두 선수의 새로운 출발점이자 삶의 터전이 됐다.
[부산야구실록]
두 선수는 부산이라는 도시에 대해 어떤 인상을 갖고 있나요.
[박성준 선수]
저는 부산에 가기 전까지는 사실 ‘부산도 서울이랑 크게 다르지 않겠구나’싶었어요. 그런데 부산에 가자마자 든 생각이 ‘여기서 살고 싶다’였어요. 한눈에 반했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어떤 부분이 그렇게 매력적이었나요.
[박성준 선수]
분위기 자체가 서울이랑 많이 달랐던 부분에 깜짝 놀랬습니다.
[안우진 선수]
저는 그냥 부산에 가면 신이 나는 것 같아요. 서울엔 한강이 있고 부산에는 광안리 바다가 있잖아요. 제가 성준이랑 여행으로 부산에 가기 전에 아버지 일 때문에 한 번 따라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부터 부산 가는 게 너무 좋아졌습니다.
[부산야구실록]
안우진 선수가 이전에 출연했던 한 유튜브 프로그램에서 가장 선호하는 팀으로 ‘롯데 자이언츠’를 뽑았습니다. 사실 고교 선수 입장에서 드래프트 전 선호하는 팀을 말하는 게 조심스러울 수 있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자이언츠를 선호하는 팀으로 뽑은 이유가 있나요.
[안우진 선수]
보통 대부분의 선수가 ‘어디든 뽑아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답변을 하지만 저는 너무 확고하게 롯데에 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습니다. 팬분들도 너무 열정적이시고요. 제 포지션에서 뛰고 계신 선배님들께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어서 롯데에 가면 진짜 좋겠다는 생각을 늘 했어요. 민석이 형도 팀 분위기나 좋은 얘기를 너무 많이 해줬고요. 그래서 저는 좀 확고하게 제 생각을 말씀드렸던 것 같습니다.
[부산야구실록]
박성준 선수는 안우진 선수와 같이 출연했던 그 프로그램에서 팀의 대선배인 송승준 선수에세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습니다. 당시 대선배님께 배웠던 레슨은 어땠나요.
[박성준 선수]
최강야구에서도 송승준 선배님을 뵀었는데 코앞에서 레슨을 받아보니 여태까지 제가 겪었던 것과는 많이 달랐던 것 같습니다. 그 당시 제가 투구 밸런스가 좋지 않아서 여기저기 빠지는 공들이 많았는데 당시 송승준 선배님께 배웠던 부분들을 계속 생각하면서 고치고 또 고쳐나갔습니다. 지금은 그때에 비해서 밸런스도 많이 좋아졌어요.
현재 박성준과 안우진은 롯데 자이언츠 상동 야구장에서 아마추어 선수가 아닌 프로 선수로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고 있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는 2023 드래프트 지명 선수 중 6명이 1군 무대에서 데뷔를 이루어냈다. 김태형 감독으로 새롭게 사령탑이 바뀐 만큼 지난 시즌 만큼, 신인 선수의 데뷔가 가능할지는 미지수지만 현재 두 선수가 위치한 포지션을 감안해본다면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두 선수의 롤 모델, 1군 목표 포부 등은 다음 주에 이어질 부산야구실록 출장인터뷰 휘문고 2편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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