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6월 13일부터 15일까지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수백 발의 미사일을 발사한 보복공격에서 이스라엘의 아이언돔 방공망이 뚫린 모습이 전 세계에 생중계됐습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이번 공격에서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1'을 처음으로 사용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란은 작년에 파타흐-1 미사일을 공개하며 자국내에서 자체 생산한 첫 극초음속 미사일이라고 홍보했습니다.
이란의 주장에 따르면 이 무기는 음속의 15배 속도까지 날아갈 수 있고 미사일 방어체계를 목표물로 삼을 수 있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스라엘 영토에 발사된 위협의 99%를 차단했다"고 이스라엘방위군이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텔아비브 시내에 미사일이 직접 착탄하며 2024년 4월과 10월 공격들보다 더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파타흐-1의 것으로 추정되는 탄두가 낙탄하는 장면에서 일반 탄도미사일보다 수 배는 빠른 2발의 탄도체가 방공망을 전부 관통해 지상을 타격하는 장면이 포착된 것입니다.
아이언돔은 무엇이고 왜 뚫렸나
아이언돔은 2006년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 정파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로켓 공격을 계기로 개발이 시작되어 2011년 하마스가 발사한 미사일을 격추하며 첫선을 보인 방공시스템입니다.

아이언돔은 레이더로 발사체를 탐지하고, 해당 발사체가 건물이 있는 지역을 타격할 가능성을 예측한 뒤, 발사체가 인구 밀집 지역을 공격할 것으로 예측되면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격추하는 방식으로 운용됩니다.
이스라엘 대공 방어 시스템은 단거리 미사일 요격에 특화된 아이언돔을 비롯해 고도별로 애로우(장거리 미사일), 데이비드 슬링(중거리 미사일), 패트리어트 등 4중 방어망이 겹겹이 짜여 있다고 평가받아왔죠.
그런데 왜 뚫렸을까요? 이란은 드론과 속도가 느린 20~30년 된 재고 미사일과 함께 신형 미사일이 전력시설에 명중시키는 '섞어 쏘기' 전술을 사용했으며, 대부분의 드론과 미사일은 미끼용이었습니다.
애로우-3처럼 고가의 요격 미사일은 제한된 수량만이 실전 배치돼 있어, 이란이 다량의 미사일을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할 경우 모두를 막아내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위협적인 특성
극초음속 미사일이 왜 그렇게 위협적일까요?

극초음속 미사일은 마하 5 이상의 빠른 속도로 비행하며 동시에 급격한 변칙기동이 가능한 무기로써,
현재의 선진미사일 방어체계로 대응이 어렵고 개발에 성공한 국가가 러시아, 중국, 미국에 불과할 정도로 개발 난이도가 높은 첨단무기체계입니다.
가장 큰 장점은 전통적인 탄도 미사일들과 달리 궤적을 예측할 수 없어 요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다는 점으로,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 무기로는 막을 수 없다시피하며, 핵무기 외의 무기로는 가장 강력한 비대칭적 전략무기가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마하5(시속 6100㎞) 이상 속력을 내는 미사일로, 직선거리로 196㎞인 평양에서 쏘면 서울까지 2분 안에 떨어지며,
비행 중 별도의 비행체를 분리하거나 궤도를 수정하는 등 변칙적으로 비행한다는 것도 요격이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한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현황
그렇다면 한국의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상황은 어떨까요?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연내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하이코어' 시제품 제작을 마치고 내년 시험 발사에 나서며, 한화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단암시스템즈, KAIST 등이 연구개발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ADD가 한국형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발사체 '하이코어'를 개발하고 있으며,
하이코어는 탐색기와 탄두가 통합되지 않아 전체 비행시간은 1분, 스크램제트 엔진의 작동시간은 5초 수준으로 단시간 작동을 전제로 했습니다.
더 주목할 점은 북한이 시험발사한 활공체형 극초음속 미사일보다 기술적으로 어렵고 진보한 스크램제트 엔진을 활용하는 극초음속 순항미사일형 핵심기술도 현대로템이 개발하고 있으며,
극초음속 순항미사일은 열교환장치, 재생냉각 기술을 적용해 고도 환경에서 장시간 비행이 가능하도록 구성되었다는 것입니다.
북한과의 극초음속 미사일 경쟁
남북한 간에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북한은 2021년 9월 화성-8형으로 이름 붙은 가오리형, 기동탄두와 비슷한 원뿔형 등 두 종류를 개발 중인데 모두 극초음속 활공체형입니다.

북한은 2021년 1월, 김정은이 조선로동당 제8차대회에서 극초음속 활공 전투부에 대한 설계를 끝냈다고 공개 발언해 관련 개발에 나설 가능성을 시사했고,
2021년 9월 28일 궤적이 활공탄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발사한 후 다음날 해당 미사일의 명칭이 화성-8형이라고 밝히면서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습니다.
ADD는 20년 전부터 극초음속 미사일을 연구해 왔으며, 개발 중인 하이코어 1단 로켓에는 한국 첫 발사체 '나로호'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데 사용한 고체 킥모터가 사용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극초음속 미사일 방어체계도 함께 개발
공격용 무기만 개발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이 지난해 개발했다고 주장한 극초음속 미사일을 맞혀 떨어트릴 수 있는 신무기에 관한 연구도 진행 중이며,
방위사업청은 최근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2) 사업'에 내년부터 10년간 2조7100억원을 투입하기로 결정했고, L-SAM2는 기존 L-SAM 대비 미사일 방어 범위가 세 배가량 넓다고 합니다.

2022년 말, 군은 극초음속 미사일을 활공단계에서 요격하는 LSAM-II의 개발에 착수했다고 밝혔으며,
이란이 극초음속 활공 미사일 파타흐를 공개하자 이스라엘의 라파엘사는 이에 대한 대응으로 Sky Sonic HGV 요격 미사일을 공개했습니다.

이 요격 미사일은 마하 10으로 활공하는 20~70km의 고도의 극초음속 목표를 요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도 참고할 만합니다.
만약 이스라엘이 Sky Sonic HGV의 개발을 마쳤다면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은 다른 양상으로 갔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한국형 아이언돔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이번 이란의 공격으로 한국의 미사일 방어체계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북한의 공격에 대비해 '한국형 아이언돔'으로 불리는 장사정포 요격체계 LAMD를 개발 중이며, 오는 2029년 전력화를 완료할 계획으로 미사일과 장사정포 등 북한의 섞어 쏘기 전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현재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와 저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LAMD)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 체계들의 성능 개선을 통해 극초음속 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향상시키고자 합니다.

KAMD는 북한의 단거리 및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고고도에서 요격하기 위한 시스템이며, LAMD는 저고도에서 날아오는 다양한 위협에 대응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두 체계가 상호 보완하며 다층 방어망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미국과 한국은 극초음속 체계에 대항한 지역 방어를 구축하기 위해 감지기 및 발사기 기지 배치를 위한 동맹국이 필요할 것이며,
최소한 미국, 한국과 일본은 조기 경보 및 지휘통제체계를 개선하여 좀 더 신속히 위협에 대해 평가하고 이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세계는 극초음속 미사일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란의 파타흐-1이 이스라엘의 세계 최고 수준 방공망을 뚫은 사례는 극초음속 무기의 위력을 실전에서 입증한 중요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죠.
한국도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공격용과 방어용 극초음속 무기 체계를 동시에 개발하며 이 새로운 전장 환경에 대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