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5분 ‘계엄 국무회의’ 발언 기록도 없다는 대통령실
참석자 윤석열, 한덕수, 김용현, 이상민 등 11명

지난 3일 비상계엄 선포를 심의한 국무회의가 5분 만에 종료된 것으로 확인됐다. 또 대통령실이 행정안전부 의정관실에 사실상 ‘빈 깡통’인 계엄 관련 국무회의 자료를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10일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비상계엄’ 선포·해제와 관련한 공문을 회신받았다고 11일 밝혔다. 행안부가 공개한 대통령실 공문을 보면,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는 3일 밤 10시17분~밤 10시22분 단 5분 동안 대통령실 대접견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는 '내란죄 피의자' 윤석열 대통령, 한덕수 국무총리,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이상민 전 행안부장관,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다.
안건명은 ‘비상계엄 선포안’이며 제안 이유는 ‘헌정 질서를 유지하기 위하여 2024년 12월3일 22시부로 비상계엄을 선포하려는 것’이다. 실제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하기 28분 전 계엄을 선포하는 안건을 냈으나, 심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심의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을 해제한 국무회의는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요구 결의안을 가결시킨 지 3시간 반 만인 4일 새벽 4시27분~4시29분까지 대통령실 국무회의실에서 열렸다.
참석자는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 참석했던 한 총리, 조 외교부 장관, 박 법무부 장관, 김 전 국방부 장관, 이 전 행안부 장관, 송 농림부 장관, 오 중기부 장관을 포함해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김완섭 환경부 장관,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이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방기선 국무조정실장이 배석했다.
안건명은 ‘비상계엄 해제안’, 제안 이유는 ‘2024.12.4 국회의 비상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가결에 따라 이날 새벽4시40분부로 비상계엄을 해제하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두번째 국무회의 발언 요지에 대해 ‘김 전 국방부 장관 제안 설명외 발언 없음’이라고 회신했다.
대통령실이 계엄 기록을 은폐·폐기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통령실은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서 각 국무위원들의 발언을 확인할 수 있는 ‘발언 요지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행안부에 회신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 안건과 관련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기록물 관리에 관한 법률 제17조는 ‘대통령이 참석하는 주요 회의의 회의록, 속기록 또는 녹음기록을 작성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82조도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는 문서로써 하며, 이 문서에는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이 부서한다. 군사에 관한 것도 또한 같다’고 명시할 만큼 헌법과 공공기록물법은 ‘문서주의’를 의무로 삼고 있지만, 최소한의 회의 형식을 갖추지 않은 것이다.
행안부는 또 “국방부가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안건자료(의안)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규정 위반이다. 국무회의규정 제3조 1항은 대통령·국무총리 또는 국무위원은 대한민국헌법 제89조 및 법령에 규정된 국무회의의 심의사항을 의안으로 제출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통령실이 비상계엄 선포 전후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국무회의의 구체적인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것을 두고 비판이 나온다. 대통령실은 회신에서 비상계엄 선포 국무회의에서 각 국무위원들의 발언을 확인할 ‘발언 요지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고 회신했다. 또 비상계엄 선포 안건과 관련한 자료도 제출하지 않았다. 행안부는 “국방부는 ‘비상계엄 선포와 관련한 안건자료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고 밝혔다.
심성보 전 대통령기록관장은 “당시 회의록을 만들지 않았다는 게 확인이 된 것”이라며 “심지어 계엄을 선포했을 당시 의안이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이 안 되는 너무나 부실한 자료”라고 지적했다. 김유승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공동대표는 “거의 배째라식의 무성의한 자료 제출이다. 국무회의를 했는데 기록을 안 남겼다는 건 말이 안 된다. 2024년 대한민국이 이런 나라인가 싶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행안부는 “지속적으로 자료를 요청 중”이라고 밝혔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 [단독] 방첩사, 계엄 날 경찰에 ‘국회의원 체포조 100명’ 파견 요청
- 윤 대통령, 계엄날 안가로 경찰청장 불러 ‘10개 장악기관’ 전달
- 단 5분 ‘계엄 국무회의’ 발언 기록도 없다는 대통령실
- [현장] ‘근조 국짐당’...“삼가 고(故)당의 명복조차 빌기 싫다”
- 국힘 “이재명 불출마 선언하면 윤 대통령 하야할 수도”
- [단독] 김용현 “윤석열, 직접 포고령 법률검토 했다”
- 부산 여고생 “보수 문드러진 지 오래” 116만뷰 열광시킨 연설
- [단독] 경찰들 “윤석열 ‘가짜 출근’ 쇼…이미 다 아는 사실”
- 경찰, 대통령실 압수수색…경호처와 대치 중
- 민주당 “윤석열 탄핵안 14일 토요일 오후 5시 표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