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SKT, 수천만명 정보 털렸는데 보험은 고작 '10억'

전남일보·연합뉴스 2025. 12. 8.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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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 규모 대비 턱없이 부족한 보상 한도
업계 "대기업 최소 1000억으로 올려야"
이커머스 1위 업체 쿠팡에서 약 3400만건에 이르는 대규모 개인정보가 유출된 가운데 지난 4일 서울 시내 한 쿠팡 물류센터에 배송차량이 주차돼 있다. 연합뉴스

쿠팡과 SK텔레콤 등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기업들이 정작 피해자 구제를 위한 배상 책임 보험은 법정 최소 금액인 10억원 수준으로만 가입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 규모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보상 한도 탓에 실질적인 피해 구제가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3370만개 계정이 유출된 쿠팡은 메리츠화재의 개인정보유출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으나 보장 한도는 10억원에 불과하다.

이는 쿠팡의 배상 책임이 인정되더라도 보험사가 지급할 수 있는 최대 금액이 10억원이라는 뜻이다. 2300만명의 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 역시 현대해상의 동일한 보험 상품에 가입했으나 한도는 똑같이 10억 원이다.

매출 수십조 대기업도 '최소 한도'만 가입…실효성 논란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매출액 10억원 이상, 정보주체 수 1만 명 이상인 기업에 대해 배상 책임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 규모에 따른 최소 가입 한도 기준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정보주체 100만 명 이상, 매출 800억 원을 초과하는 대기업조차 최소 가입 한도가 10억 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한 손보업계 관계자는 "이번 쿠팡 사태처럼 피해 규모가 수천만 명에 달할 경우 10억 원으로는 사실상 보상이 불가능해 보험 접수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라며 "제한된 보험 한도로 인해 사고 기업이 배상을 회피하거나 지연하는 부작용이 발생한다"고 꼬집었다.

손보업계 "가입 한도 1000억 원으로 상향해야" 건의 예정
이에 손해보험업계는 매출액 10조원을 초과하거나 정보주체 수가 1000만명 이상인 초대형 기업의 경우 최소 보험 가입 금액을 현행 10억원에서 1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상향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손보협회 등은 조만간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 이 같은 내용의 제도 개선을 건의할 계획이다.

또 의무보험 미가입 기업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도 요구된다.

개보위가 추산하는 가입 대상 기업은 최대 38만개에 달하지만, 실제 가입률은 2~8% 수준에 그치고 있어 구멍 뚫린 안전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