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임직원과 상생하는 사모펀드들의 긍정적인 사례를 조명합니다.

남양유업은 최대주주가 바뀐 후 상생 경영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는 대표 사례다. 한때 오너 리스크를 상징하는 기업으로 손가락질을 받았지만,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의 품에 안긴 후 실적은 물론 기업 문화까지 환골탈태했다. 특히 PEF의 경영 방식을 둘러싼 편견을 깨며 이목을 끌고 있다.
한앤코가 남양유업을 공식적으로 인수한 건 2024년의 일이다. 사실 관련 절차는 2021년에 이미 시작됐으나, 당시 창업주 2세 홍원식 전 회장이 계약을 불이행하면서 법적 분쟁이 이어졌고, 결국 지난해 대법원 확정 판결을 통해 경영권을 최종 확보하게 됐다.
남양유업은 1964년 설립된 국내 3대 유업체 중 하나로 △맛있는우유GT △아이엠마더 △불가리스 △초코에몽 △17차 △테이크핏 등 다양한 히트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대리점 갑질 논란, 2021년 불가리스 허위광고 사태 등 잇따른 위기와 내부 통제 부실로 국민적 신뢰를 잃었고, 오너 리스크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다.
한앤코 인수 이후 남양유업의 모습은 크게 달라졌다. 먼저 경영진과 이사회의 역할을 분리하는 집행위원제를 도입해, 이사회가 전략적 의사결정과 감독을 맡고 집행임원이 경영을 책임지는 구조를 확립했다. 또 △사내 준법 전담 조직 신설 △사업부별 준법 담당자 지정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컴플라이언스 위원회 출범 등을 통해 내부 통제를 강화했다. 동시에 홍 전 회장을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하는 등 과거와의 단절 의지를 보여주며 '오너 리스크' 제거를 병행했다.
재무 성과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됐다. 남양유업은 2019년 2분기 이후 20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왔지만, 한앤코 체제 전환 후 2024년 3분기에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해 연간 기준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섰으며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달성해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사업 구조조정도 활발히 진행됐다. 실적이 부진했던 외식 사업은 정리하는 대신, 성장성이 높은 '백미당'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했다. 판매량이 저조한 상품은 정리하고, 핵심 제품에 역량을 집중하는 전략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주주와 임직원에게 적극적인 환원 정책을 펼치며 '밸류업'에 동참했다. 한앤코는 2024년 6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약 600억원 규모의 남양유업 자사주를 매입했고, 기존 보유분까지 합쳐 총 730억원 상당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이는 창사 이후 첫 자사주 소각이자 발행 주식의 10% 이상을 줄인 대규모 주주 환원책이었다. 같은 해 10월에는 주식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분할해 소액주주의 접근성도 높였다.
지난 7월에는 남양유업 정규직 임직원 1546명 전원에게 1인당 16주의 자사주를 동일하게 무상 지급했다. 이는 104만원 상당이다. 임직원이 부담해야 할 세금도 회사가 전액 부담했으며, 주식 처분에도 별다른 제약을 두지 않았다. 이러한 조치는 국내 PEF 업계에서도 보기 드문 성과 공유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한앤코 관계자는 "과거 오너리스크에서 벗어나 남양유업을 빠르게 흑자로 전환시킨 임직원 헌신에 보답하기 위한 조치"라며 "더욱 건강한 기업으로 거듭나려는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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