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격의 얼라인]② 덴티움, 관계사와 내부거래·수소사업에 480억 투입 '논란'

신준혁 기자 2026. 3. 13.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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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민 덴티움 회장 / 사진 = 덴티움

행동주의 펀드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이 국내 임플란트 2위 기업 덴티움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과 자본배치 효율화를 요구하는 주주행동주의를 시작했다.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정성민 회장을 중심으로 한 불투명한 지배구조가 주가 저평가의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얼라인은 정관 변경과 자본시장 전문가 선임을 포함한 8가지 혁신안을 제안하며 본격적인 표 대결을 예고했다. 지난해 10월 말부터 지분 8.16%를 확보하고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 만큼 얼라인은 이번 주총에서 경영 쇄신을 위한 목소리를 낼 전망이다.
'덴티움 디스카운트' 글로벌 기업 대비 절반 가치

덴티움은 주식시장에서 저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1일 기준 12개월(LTM) 상각전영업이익(EV/EBITDA)은 6.6배를 기록했고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7배에 머물렀다. 스트로만, 엔비스타 등 글로벌 동종기업 5개사의 평균 EV/EBITDA 14배, PBR 3.13배와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이른바 '덴티움 디스카운트'의 원인은 정성민 회장이 소유한 관계사들과의 과도한 내부거래가 꼽힌다. 주주환원에 쓰일 재원이 내부거래를 통해 지배주주의 이익으로 흘러갈 수 있다는 것이 얼라인 측 지적이다. 

덴티움은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관계회사로부터 304억원어치 원재료와 상품을 매입했다. 연결 기준 매출원가의 35.4%에 해당하는 상당한 규모다.

이 가운데 300억원어치는 정 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 중이며 최대주주(지분 23.22%)인 제노스와 제노스의 완전자회사 제노스파머스로부터 매입했다. 사실상 원재료 매입을 다변화하고 원가를 관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의 회사를 독점 공급처로 선정한 셈이다.

특히 이사회 구성원 8명 가운데 정성민 회장과 서승우 대표이사, 조승룡, 이종호 사외이사 등 4명이 계열사이자 겸직회사인 더브라이트 등과 거래 관계가 있어 감시와 견제 기능도 미흡했다.
본업과 무관한 수소사업에 482억 투자

임플란트 사업과 시너지 효과가 불분명한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대한 무리한 투자 역시 주주가치 훼손 요인으로 거론됐다. 상대적으로 감시가 덜한 베트남 자회사가 덴티움의 이익을 이전하는 수단으로 변질될 가능성도 함께 제기됐다.

덴티움은 2024년 수소연료전지에 투자하기 위해 베트남 제조법인 ICT VINA에 482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연결 기준 자산총계의 5.39%에 달하는 규모다. 

ICT VINA은 2018년 7월 덴티움이 투자 허가를 받고 설립한 완전자회사다. 당초 해외 치과기기 제조 공장으로 시작했으나 2024년 돌연 수소연료전지 사업으로 업종을 전환했다. 당시 덴티움은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의 핵심 전해질인 '지르코니아'가 임플란트 크라운의 주원료라는 점을 들어 시너지 효과를 강조했다.

ICT VINA의 실적은 투입한 자본 규모에 비해 초라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2023년과 2024년 각각 34억원, 36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하고도 수익 창출 능력은 투자 원금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셈이다.
덴티움 베트남 제조법인 ICT VINA 로고 / 사진 = 덴티움

장치산업의 특성상 추가 자금 투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향후 재무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 특히 덴티움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4.9% 급감하며 본업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다.

얼라인은 주주들에게 사업의 기대 수익성과 위험에 대한 정보 제공 없이 비관련 사업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자본배치의 타당성이 결여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덴티움이 한 눈을 파는 사이, 시장 지위도 예전 같지 않다. 오스템임플란트에 이어 국내 시장 점유율 2위(17%)를 차지하고 있지만 메가젠임플란트의 급성장과 중국 사업 부진으로 2위 자리를 위협 받고 있다.

얼라인은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주주제안에서 △사외이사 명칭, 독립이사로 변경 후 과반 이상 확대 △독립이사 중 이사회 의장 선임 △전원 독립이사로 구성한 내부거래위원회 및 평가보상위원회 설치 △분리선출 감사위원 수를 2인으로 확대하는 정관 개정 등을 언급했다.

특히 이사회의 견제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재무 전문가 윤무영 후보(전 SBI저축은행 전략기획실장)를 감사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다.
구글 제미나이로 생성한 이미지 / 자료 = 네이버
주주제안 후 달라진 움직임…여전히 아쉬운 주주 소통

덴티움은 얼라인의 주주제안을 받은 직후 이례적으로 배당 정책과 자기주식 소각을 공시하며 반응을 보였다. 

우선 배당금은 전년과 같은 수준인 주당 600원을 확정했다. 2020년 주당 200원에서 2021년 250원, 2022년 300원, 2023년 400원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자기주식 162만9959주도 전량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소각 예정 금액은 이사회 결의일 전일 종가 기준 793억7900만원에 달한다. 이는 발행주식 총수의 15.9%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덴티움은 얼라인이 요구한 주주총회 4주 전 소집공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얼라인은 법적 최소 기한보다 많은 기간을 부여해 주요 안건을 검토하고 의결권 행사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주총 4주 전 소집공고를 요청했지만 덴티움은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상법 제363조 제1항에 따르면 상장사는 주총일 2주 전에 주총 소집통지를 해야한다. 

이창환 얼라인파트너스 대표는 "이번 주주제안은  주주가치 제고와 일반주주 보호를 위한 필수적인 개선을 요청하는 것"이라며 "이사회가 취지를 깊이 고민하고 전체 주주를 위한 책임 있는 판단에 나설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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