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흑해 화물선 50척 공격…우크라 곡물 수출 ‘올스톱’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오데사 일대의 민간 화물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흑해 곡물 수출길이 사실상 막혔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남부 오데사 일대의 화물선을 잇달아 공격하면서 이 지역의 해상 운송이 대부분 멈춰 섰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8월 13일 러시아의 선박 공격으로 우크라이나의 핵심 교역로인 오데사 항만의 선박 운항이 거의 중단됐다고 보도했다. 수확철을 맞은 곡물이 항구에 묶이면서 세계 식량 공급망에도 불똥이 튈 조짐이다.

두 달 새 화물선 50척 피격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2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밝힌 집계에 따르면, 러시아는 6~7월 두 달 동안 화물선 약 50척을 공격했고 이 과정에서 30명 넘게 목숨을 잃었다. 드미트로 바리노프 우크라이나항만협회장은 "러시아가 선박들을 추적해 공격하고 있다"며 민간 선박을 조직적으로 노리고 있다고 밝혔다. 드론과 미사일 등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가 투입되면서 느리게 움직이는 화물선은 손쉬운 표적이 됐다.

세계 식량 시장 흔드는 ‘곡물 대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수출의 약 6%, 옥수수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며, 이들 곡물의 약 90%가 흑해 항로를 거친다. 6월 한 달 오데사와 인근 2개 항구를 통한 수출액은 21억 달러(약 3조 원)로 우크라이나 전체 수출의 60%에 달했다. 우크라이나 농업협의회는 수백만 t의 곡물이 묶이면 농가와 관련 기업의 파산이 잇따를 수 있다며 긴급 대출과 국가 보증을 요청했다.

‘골든 리오’호 피격이 남긴 경고

위험은 기니비사우 선적 화물선 ‘골든 리오’호 피격에서 선명하게 드러났다. 이 배는 지난달 19일 초르노모르스크항에서 옥수수를 싣고 출항한 직후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러시아가 순항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흑해에서 민간 상선이 전쟁의 직접적인 표적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다.

우크라이나 항만 봉쇄는 2022년 전면전 초기에도 세계 곡물 가격을 폭등시킨 바 있다. 당시 유엔과 튀르키예가 중재한 흑해곡물협정으로 수출이 재개됐지만, 러시아의 협정 연장 거부 이후 흑해 항로의 안전은 다시 위태로워지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하면서 그 여파가 전 세계 식탁으로 번지고 있다. (사진 출처=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