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30만건 빌딩 데이터 구축…해외 상업용 부동산 중개 새길 열것”

우영탁 기자 2026. 2. 18.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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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Story]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
상업용 시장 규모 크고 수익성도 높은데
주거형에만 관심 많아 여전히 낯선 분야
정보 불투명·비대칭 해결하며 기회 잡아
2009년 설립하자마자 소뱅벤처스 투자
스틱인베·유니온파트너스 등 1100억 유치
오피스 임대차·리모델링 사업영역 확장
데이터 분석 솔루션 앞세워 글로벌 공략
해외 투자자에 투명한 부동산 정보 제공
싱가포르투자청·스웨덴 사모펀드도 고객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가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전 국민이 부동산 전문가인 우리나라에서도 상업용 부동산은 여전히 낯선 분야다. 아파트와 달리 가치를 평가하기도 어렵고 대규모 자금 조달도 쉽지 않다. 2010년대 들어 중소형 규모의 ‘꼬마빌딩’ 투자붐이 일었지만 일반인들은 접근이 쉽지 않다. 여러 투자자로부터 십시일반으로 자금을 모아 투자하는 리츠(부동산 투자회사) 역시 아직 걸음마 단계다. 대기업들도 ‘땅장사’라는 부정적인 인식 때문인지 상업용 부동산 시장 진입을 꺼려 한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는 오히려 이 같은 생소함 때문에 상업용 부동산 중개 시장에 뛰어들었다고 한다. 시장 규모도 크고 수익성도 높은데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이상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하루 24시간 중 절반은 집, 절반은 회사에서 보내는데 주거형 부동산 시장에는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갖는 반면 나머지 절반을 보내는 업무 공간에는 사람들이 관심을 덜 갖는 점이 의아했다”며 “사람들의 관심이 낮다 보니 관련된 데이터도 없었는데 이 같은 정보의 불투명과 비대칭을 해결하는 데서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상업용 부동산 전반에 대한 정보 제공과 매매·임대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스퀘어는 2009년 설립됐다. 설립하자마자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을 시작으로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유니온투자파트너스 등 유수의 벤처캐피털로부터 1100억 원이 넘는 투자를 받았다. 지금껏 30만 건이 넘는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를 구축했으며 국내 프롭테크(부동산+기술) 업계에서 유일하게 매출 2000억 원을 넘겼다.

대학을 졸업하고 컨설팅 회사를 다니던 이 대표는 부동산 관련 스타트업을 창업한 선배의 권유로 2012년 회사를 인수하고 사업 모델을 바꾸면서 사실상 알스퀘어를 창업했다. 그는 2006년부터 약 6년간 컨설팅 회사에서 근무하며 포스코·LG전자 등의 기업간거래(B2B) 사업 컨설팅을 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보다는 B2B 사업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엔비디아를 비롯해 가치가 큰 글로벌 기업들은 대부분 B2B 기업”이라며 “B2B 사업은 규모가 큰 데다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낼 수 있는 만큼 성장 가능성도 크다고 판단했다”고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몸담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오피스 임대차 서비스를 시작으로 건축·리모델링과 부동산 매매·임대 관리 서비스에 이어 물류창고·리테일 임대차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한 알스퀘어는 2023년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분석 솔루션인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를 출시해 데이터 기반 비즈니스를 본격화했다. 알스퀘어 애널리틱스는 주요 오피스·물류센터의 실거래가와 임대료·공실률 등 시장 정보를 유료로 제공한다. 출시 1년 만에 50곳의 고객사를 확보하는 성과를 거뒀다. 고객 업역도 다양하다. 금융기업, 건설·시행사, 공기업뿐 아니라 싱가포르투자청(GIC)과 스웨덴 사모펀드 EQT도 국내 상업용 부동산 분석에 알스퀘어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 대표는 “국내 고객이 60%, 국부펀드 등 해외 고객이 40% 정도 된다”면서 “해외투자가들이 한국 부동산 시장에 투자할 때 빠르고 투명한 정보를 제공받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 대표가 벤치마킹할 대상으로 꼽는 기업은 미국의 코스타그룹이다. 코스타그룹은 1987년 설립된 데이터 기반 부동산 전문 기업으로 상대적으로 데이터가 취약했던 중소형 빌딩과 리테일(소매·유통) 부동산에 집중해 2024년 매출 27억 4000만 달러, 시가총액 194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코스타그룹은 알스퀘어처럼 상업용 부동산 임대 대행 중개 서비스로 출발해 규모가 커지면서 점차 데이터 회사로 변모했다”면서 “다른 비즈니스가 그렇듯 부동산 서비스에서도 갈수록 데이터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용균 알스퀘어 대표가 상업용 부동산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오랜 업력을 지닌 외국계 기업들이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일찌감치 진출해 사업을 전개하는 상황에서 알스퀘어가 생존을 넘어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하기까지는 숱한 어려움을 겪었다. 이 대표는 데이터를 모으고 업데이트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많은 정보가 온라인에 공개돼 있는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건물주가 어떤 성향인지, 공실이 어느 정도인지, 주차장은 하루 종일 운영하는지와 같은 상업용 부동산 관련 정보는 인공지능(AI)도 할 수 없는, 발로 뛰어야 하는 분야”라며 “자체 데이터가 없으면 고객들이 굳이 많은 돈을 내고 우리 서비스를 쓰려하지 않기 때문에 데이터를 축적하고 가공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3~4년간 부동산 업황이 얼어붙으면서 상업용 부동산 시장도 침체기를 겪었다. 고금리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늦어지면서 받아야 하는 돈을 받지 못했던 경우도 꽤 있었다고 한다. 이 대표는 “유동성 관리는 여전히 쉽지 않다”며 “건물을 자기 자본 100%로 사는 사람은 없는 만큼 인수금융이 필요한데 거래가 늦어질 때마다 목돈에 대한 이자 부담이 굉장히 크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어떻게 버텼냐는 질문에 그는 “대출을 더 받고,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람도 조금 줄였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부동산 산업 자체가 유동성이 중요한 분야라 어쩔 수 없다”면서 “시장 사이클을 고려하면 힘든 시기는 거의 지났고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익이 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부동산 산업을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차갑다고 안타까워했다. ‘땅장사’라는 인식 때문에 외국에 비해 규제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것이다. 세계적인 수준에 이른 건설사들과 달리 부동산 서비스 분야에서는 알려진 기업이 드물고 규모의 경제를 이룬 사례도 거의 없다. 그는 “우리나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덩치가 큰 회사는 대부분 대기업의 계열사인데 이들 역시 자체 수요만으로 운영할 뿐 외부 사업으로 확장을 한다거나 시장 안에서 유의미한 지배력을 갖기 위해 투자를 늘린다는 등의 활동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국내 대기업 입장에서 부동산 자산관리 회사는 키워야 될 사업이 아니라 지키거나 유지하는 수준에서 만족스러운 사업부”라면서 “LG그룹이 서브원을 사모펀드에 매각한 게 상징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우리와 가장 가까운 산업구조를 가진 일본과도 차이점이 많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부동산 개발 회사가 건물을 짓거나 구입한 뒤 오랫동안 보유한다. 무조건 분양에 나서는 한국과 차이가 크다. 그는 “일본에서는 부동산 개발 회사 대부분이 금융회사를 갖고 있다 보니 조달 금리가 낮다”며 “개발 직후 분양을 하지 않더라도 운영만으로 투자금 회수가 가능해 우리나라처럼 PF 부실 문제가 잘 생기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건축 비용을 대하는 태도에서도 한일 양국 간의 차이가 크다고 한다. 일본은 건물주가 50~100년을 갖고 있는 만큼 건축비에 아낌없이 투자를 하지만 한국은 완공 5년 내 건물 이름과 소유주가 바뀌는 만큼 건축비에서도 경제성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는 PF가 되기 위한 조건도 훨씬 더 까다롭고 투자 시점과 엑시트(회수) 시점에 관련한 규제가 정말 많다”고 지적했다.

알스퀘어는 2021년부터 좁은 국내 시장을 벗어나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베트남 호찌민·하노이 등 주요 지역에서 5만 개가 넘는 데이터를 확보했으며 싱가포르에도 지사를 마련했다. 특히 베트남 진출 계기가 특이하다. 베트남에서 알스퀘어와 비슷한 사업을 하던 한국 기업인이 확장을 위해 알스퀘어에 투자를 요청했고 알스퀘어는 투자를 넘어 아예 사업 자체를 인수했다. 이 대표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뿐 아니라 현지 기업과 일본 등 외국 기업 고객도 많다”며 “정보의 비대칭성이 심한 곳에서 알스퀘어의 서비스가 잘 통한다고 보는데 베트남이 이 조건에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베트남과 한국의 문화가 다르다 보니 생긴 에피소드도 많다. 이 대표는 “베트남에서 부동산 중개 수수료는 현금으로 지급하고 세금계산서도 없다”며 “베트남도 정보기술(IT) 서비스가 발달한 나라인데 정말 특이한 부분”이라고 전했다. 사회주의 국가 특유의 긴 인허가 시간과 외국인에 대한 각종 규제도 애로 사항이지만 성장성이 큰 시장인 만큼 베트남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 대표는 “우리나라 건설사들이 전 세계에 진출해 있는데 부동산 서비스 회사가 진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며 “알스퀘어가 이 틀을 깨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로컬 비즈니스 측면이 강한 주거용 부동산과 달리 상업용 부동산은 시장에서 나름대로 표준화된 양식과 소통방식이 있는 만큼 해외에서 충분히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국내 기업이 해외에 진출할 때 부동산 개발 회사와 협업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소니나 도요타가 해외에 공장을 세울 때 일본 내 금융회사 및 부동산 개발 회사와 손잡고 진출한 것처럼 국내 기업들도 금융·부동산 서비스 기업의 조력을 받는다면 현지 안착이 한결 수월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국내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축적한 노하우를 토대로 해외에서도 착실하게 기반을 닦는다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들의 훌륭한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알스퀘어가 부동산 개발과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 의미 있는 발자취를 남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영탁 기자 ta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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