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T 버리고 토크컨버터 택한 스포티지, 2,793만 원 가격에도 여전한 아쉬움들

기아가 최근 출시한 더 뉴 스포티지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변속기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고집해 온 DCT(듀얼클러치 변속기)를 포기하고 토크컨버터 방식으로 돌아선 것이다. 연비와 변속 반응성에서 우수한 DCT를 버린 이유는 명확했다. 소비자들의 끊임없는 불만 때문이었다.

기아 스포티지

현대기아차 DCT의 고질병은 저속 주행 시 나타나는 '울컥거림' 현상이었다. 특히 신호대기 후 출발하거나 저속으로 서행할 때 운전자가 느끼는 불쾌감은 상당했다. 이번 스포티지는 이 문제를 토크컨버터 채용으로 해결하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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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은 확연히 개선됐다. 기존 DCT에서 느꼈던 저항감과 떨림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변속감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는 토크컨버터의 기본 특성을 고려하면 예상된 결과였다. 문제는 다른 곳에서 나타났다. 기아가 변속기 승차감 개선에만 집중하느라 놓친 부분들이 보인다. 스포티지의 서스펜션은 국산차 기준으로는 상당히 하드 하다. 마치 유럽 수출용 세팅을 그대로 적용한 듯한 느낌이다. 핸들링과 고속 안정성 측면에서는 분명 장점이지만, 일상 주행에서는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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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9인치 휠을 장착한 상위 트림의 경우 노면의 작은 충격도 고스란히 실내로 전달된다. 과속방지턱이나 맨홀 뚜껑을 지날 때마다 '퉁퉁' 거리는 소음과 진동이 거슬린다. 변속기로 얻은 승차감을 서스펜션으로 다시 잃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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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의 고질적인 문제인 직진성 부족도 그대로다. 고속도로에서 90km/h만 넘어도 지속적인 스티어링 보정이 필요하다. 이는 고속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라 모든 속도 구간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다.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를 작동하면 어느 정도 보완되지만, 운전자가 직접 조작할 때의 피로감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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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리터 터보 엔진의 성능은 이 급에서 무난하다. 0-100km/h 가속 8.4초는 충분히 실용적이고, 고속도로 연비도 14km/L 정도로 나쁘지 않다. 제동성능은 우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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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기아의 선택은 반쪽짜리 성공이다. DCT의 가장 큰 단점인 저속 승차감은 개선했지만, 다른 문제들은 여전하거나 오히려 악화됐다.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이 아쉽다. 2,793만 원부터 3,694만 원까지 책정된 가격은 토크컨버터 적용으로 원가가 절감됐을 것을 고려하면 아쉬운 수준이다. 소비자에게 그 혜택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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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지는 여전히 중형 SUV 시장에서 경쟁력 있는 모델이다. 하지만 기아가 진정으로 글로벌 브랜드로 도약하려면 이런 디테일한 완성도까지 신경 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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