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이사회가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주총)에 상정할 신규 사외이사 선임 안건에서 회계 분야 후보자 1인을 추가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일각에서 상법상 감사위원회 내 회계·재무 전문가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사실상 기능이 마비될 수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자 이를 불식시키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KT 이사회는 5일 이사후보추천위원회(이추위) 회의를 열고 회계 분야 사외이사 후보군을 재심의한 결과 정기 주총에 추천할 사외이사 후보 1인을 추가로 확정했다.
이번 결정에 앞서 이사회는 주총 이전 사외이사 후보의 추가 추천 가능 여부와 절차적 적정성 등에 대해 외부 법률 자문을 포함한 검토를 진행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 회계 분야 후보군 중 상법상 재무·회계 전문가 요건을 충족하는 후보를 대상으로 인선자문단 평가와 평판조회 등 객관적인 추가 검증 절차하고 서진석 전 EY한영 대표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가 추천하기로 의결했다.
당초 KT 이사회는 지난달 이추의 회의를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미래기술, 경영, 회계 등 4개 분야에서 사외이사 후보군을 심의한 결과 회계를 제외한 3개 분야에서 사외이사 후보를 주총에 추천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ESG 분야에는 윤종수 현 KT ESG위원회 위원장(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 고문), 미래기술 분야에는 김영한 숭실대 전자정보공학부 교수, 경영 분야에는 권명숙 전 인텔코리아 대표이사를 각각 추천했다. 회계 분야 사외이사는 이번 주총에서 선임하지 않고 공석으로 유지한 뒤 내년 정기주주총회에서 선임하기로 했다.

다만 발표 직후 업계 안팎에서 회계·재무 전문가 공백이 상법상 감사위원회 구성 요건에 충족하지 못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현행 상법 제542조의11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에 대해 감사위원회 설치를 의무화하고, 위원 중 1명 이상을 대통령령이 정하는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로 둘 것을 규정하고 있다.
또 상법 시행령 제37조는 '회계 또는 재무 전문가'에 대해 공인회계사 경력 5년 이상, 회계·재무 분야 연구·교수 경력 5년 이상, 상장회사 회계·재무 직무 경력 10년 이상(임원 5년 이상), 금융기관 감독 관련 경력 등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현재 KT 감사위원회는 안영균 전 세계회계사연맹 이사, 이승훈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회 민간 운영위원,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김용헌 이사회 의장으로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기존 감사위원장이자 회계·재무 전문가로 분류되던 안영균 이사는 이번 주총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된다.
이에 당초 이사회는 한국투자공사 운영위원, SK그룹 인수합병(M&A) 총괄 전무, JP모건 리서치센터장 등의 이력을 지닌 이승훈 이사를 회계·재무 전문가로 간주해 법정 요건을 맞추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해당 이력이 시행령상 회계·재무 전문가 요건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 법률적 해석이 필요하고, KT 내부에서도 이 이사가 명시 요건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진다.
더욱이 이 이사는 글로벌 위성업체 리바다 투자 알선 및 인사 청탁 의혹으로 KT 컴플라이언스위원회에 회부됐다. 해당 문제에 대해 이사회는 지난달 자체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제3의 독립적인 기관에 의뢰해 이사회 차원의 공정하고 객관적인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의 충실의무를, 제412조는 감사의 직무를 규정한다. 감사 기능을 수행해야 할 인사가 법적 의혹에 연루된 상태라면 주주대표소송 등 추가 법적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이번 조치는 KT 이사회가 새 지도체제 출범 전 이사회를 둘러싼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선행 조치로 풀이된다. 이번 결정 대해 KT 이사회는 "앞으로도 법령과 지배구조 원칙을 준수하며 주주와 시장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하는 이사회 구성과 운영에 만전을 기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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