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침이 되어도 남편이 나오지 않아 방문을 열었다. 그런데 침대에 누워 있는 줄 알았던 남편은 바닥에 앉아 한참 동안 멍하니 창밖만 바라보고 있었다.
평생 가족 앞에서는 힘든 내색 한번 하지 않던 사람이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아내는 문득 생각했다. ‘이 사람도 참 많이 지쳤구나.’

1. 나이가 들어도 힘들 때는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어진다
젊을 때는 힘들어도 가족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에 참고 버틴다. 하지만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았다고 해서 사람이 단단해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어느 순간에는 아무 말 없이 누군가에게 기대고 싶은 날이 찾아온다. 나이가 들었다고 위로가 필요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2. 어른에게도 다시 아이가 되는 순간이 있다
평생 가족을 지켜온 남편도 마음이 무너지는 날에는 누군가 자신을 지켜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길 수 있다.
책 『불행 앞에 노래 부르리』에는 이런 문장이 나온다. “우리는 어엿한 성인이 됐음에도 스스로 아이 같다고 느끼는 순간을 겪는다. 특히 어린 시절에 우리를 돌봐주었던 보호자들의 손길을 찾는다.” 강한 사람에게도 보호받고 싶은 순간은 있다. 그 사실을 이해하면 가까운 사람의 말없는 침묵도 이전과는 다르게 보이기 시작한다.

3. 평생 남을 돌보느라 정작 자신을 돌보지 못한 것이다
남편이 지쳐버린 가장 큰 이유는 약해서가 아니었다. 가족 걱정, 자식 걱정, 돈 걱정을 먼저 하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은 계속 뒤로 미뤄왔기 때문이다.
『불행 앞에 노래 부르리』에서는 “특히 삶이 고단할수록 스스로 보살피는 행위는 절실히 필요하다.”라고 말한다. 잘 버티는 것만이 강함은 아니다. 지쳤을 때 쉬고, 힘들다고 말하고, 자기 자신에게도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것 역시 삶을 살아가는 힘이다.

아내는 남편을 깨우지 않았다. 조용히 방문을 닫으며 오늘만큼은 저 사람이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하루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가족이라는 이유로 가까운 사람의 강함을 너무 당연하게 여길 때가 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돌봄이 필요한 순간이 있고, 그 돌봄은 때로 자기 자신에게서 시작되어야 한다. 삶이 힘들 때 스스로를 어떻게 보살펴야 하는지 더 깊이 생각해보고 싶다면 『불행 앞에 노래 부르리』를 꼭 읽어보길 바란다. 오래 버텨온 사람일수록 마음에 깊게 남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