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비 400억인 이 영화, 하마터면 크게 실패할뻔 했다

영화 <외계+인 1부> 후기

본 글쓴이는 근래 관객들에게 극명한 호불호를 불러왔던 <마녀2>,<토르: 러브 앤 썬더>를 재미있게 본 몇 안된 '똥눈'중의 '똥눈'이다. 본인의 취향인지 모르겠지만, 평이 좋지 않은 영화들이라 해도 어느정도 즐길거리가 있다면 그 부분에 관점을 두고 영화를 즐기는 편이다. 그래서 웬만한 영화들도 즐겁게 보는 내가…왠지 흥행 성적이 위태위태 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된 영화를 보게 된 것이다. 그 작품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외계+인 1부> 다. 

아직까지 크게 흥행 실패 경험이 없는 흥행 보장 감독으로 인식된 최동훈 감독의 신작으로 그의 과거 야심찬 도전으로 기억되는 영화 <전우치>를 떠올리게 하는 도술에 SF적 요소를 더한 혼합 장르영화다. 장르만 들어도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은 영화인데, 줄거리는 더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용인즉슨 2022년 현재 가드(김우빈)와 썬더라 불리우는 외계인 전사들이 지구에 사는 인간의 몸에 외계인 죄수를 가둬두며 지구에 살고 있는데, 그만 어떤 사건으로 인해 630년 전 고려시대의 도사들과 엮이게 된다는 이야기다. 기술력을 지닌 외계인과 과거의 도인들이 만난다는 설정부터가 신박하면서도, <전우치> 보다 너무 야심찬 도전작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러웠는데…결과적으로 <외계+인 1부>는 후자의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우선 <외계+인 1부>의 이야기 흐름, 편집, 전개가 너무 산만하다. 줄거리에서부터 감이 잡히지 않은데, 결과물인 영화마저 시작부터 산만한 느낌을 전해주고 있다면 심각한 부분이다. 이야기 전개가 현대와 고려를 왔다 갔다 하며 인물을 소개하는데, 이게 각 인물들에 대해 관객이 이해를 하기도 전부터 무작위로 이야기를 전개하는 식이다. 

즉, 2022년의 가드와 썬더에 대해 알아가려고 할 때쯤, 느닷없이 무륵(류준열)과 도사들의 이야기가 전개되는 식이다. 이런 가운데 최동훈 영화 특유의 빠른 대사와 수다스러운 캐릭터들의 등장까지 더해지는데, 음향의 문제인지, 배우들의 대사톤의 문제인지 몇몇 장면에서는 귀 기울여도 대사를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 상황이 중후반까지 이어지니 이야기에 집중하기가 쉽지않다. 이야기에 집중하려고 할때는 도사들의 액션과 외계의 기술이 담긴 화려한 시각효과가 등장하지만 이마저도 느닷없이 등장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나마 도술 액션과 외계인들의 전투 장면에서 어느 정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나오지만, 일부 외계 캐릭터 디자인과 설정을 자세히 보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설정들을 차용한 요소들이 너무 많아 볼거리 면에서 아쉬움을 전해준다. 가드가 전투용 로봇으로 변신한 모습 영락없는 마블 아이언맨과 <토르> 1편에 나오는 디스트로이어를 합친 느낌을 전해주며

예고편에도 등장한 엘리베이터 액션 장면은 누가봐도 <터미네이터 2>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다. 게다가 외계 우주선의 디자인은 <컨택트>의 우주선을 떠올리게 하니…물론 레퍼런스를 할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또 하나의 예술이라 할 수 있는 시각효과 대목에서 독창적인 부분에 좀 더 신경 썼다면 어땠을까라는 대목이다. 이래 봬도 한국을 대표하는 SF 영화를 지향하고 있는 만큼, 그 부분이 더 강조되었다면 좋았을 것이다. 

한계를 드러낸 것은 이 영화의 아쉬움으로 남겨진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외계+인 1부>는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실패한 영화가 될 뻔 했는데…다행스럽게도 지금까지 지적한 단점은 영화 중후반까지의 문제점이었다.

논란이 된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이야기가 중후반 되어서야 정리가 된 것이다. 인물의 상화과 캐릭터가 이해가 되었고, 시공간을 넘어선 인물들의 관계가 설명이 될 때쯤 두 시대의 각각의 위기 상황이 부각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결국 문제의 산만한 전개가 이야기 정리를 위한 복선이었던 셈이다. (그렇다고 이전까지의 단점을 덮을 수준은 아니다.)

만약 이마저도 정리가 안되었다면 <외계+인 1부>는 142분간 관객을 고문한 완벽한 실패작이 되었을 것이다. 이야기의 정리가 완벽하게 되고, 시대간의 연결성이 이어지게 되면서 최동훈 감독이 선보이고자 한 이야기와 볼거리가 어느 정도 정리가 된다. 아쉬웠던 시각효과 독창성에 대한 아쉬움도 도술 액션이 부각되면서 한국 영화만의 볼거리가 그려져 만족감을 전해준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면 왜 굳이 이런 복잡한 전개방식을 시작부터 고집해야 했을까? 차라리 <외계+인 1부>가 처음부터 현대와 과거를 나눈 정직한 전개방식(?)을 추구했더라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본다. 적어도 쉬운 전개 방식 덕분에 관객은 이해하고 편안하게 볼거리를 감상할 수 있지 않았을까? 

결과적으로 아슬아슬한 완성도를 보여준 <외계+인 1부> 였다. 다행히 극장에서 볼법한 볼거리와 팝콘 영화의 재미를 전해줬고, 여러 야심찬 시도를 보여줬지만, 관객의 완벽한 이해를 구하는 데는 성공하지 못했다고 본다. 그점에서 봤을때 이번 1부 영화는 조금은 불친절한 방식이었고, 너무나 명확한 장단점을 지녔지만, 단점의 여운이 더 강한 영화였다. 그렇지만 일말의 희망이라 느껴진 부분은 전자에 언급한 대로 다소 복잡한 이야기와 세계관을 어느정도 정리하며 마무리 했기에, 그 다음 공개될 <외계+인 2부>에서 이 아쉬움을 만회할 것이라 생각한다. 부디 그럴 수 있기를 바라며…<외계+인 1부>는 7월 20일 개봉한다. 

총점:★★☆

외계+인 1부
감독
최동훈
출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평점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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