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탁건조기 용량은 왜 갈수록 커지나...개발자 대답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국내 가전제품의 흐름을 관통하는 말이다.
1인 가구가 늘지만 TV도 냉장고도 세탁기도 매년 더 큰 용량의 신제품을 내는 게 어느덧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식이 됐다.
올해 출시한 제품은 "세탁기, 건조기 용량을 똑같이 맞춰달라"는 국내 소비자 요청으로 지난해(2024년) 제품보다 건조기 용량을 3㎏ 늘렸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불 빨래에 진심인 고객...대용량 건조기 필요"

거거익선(巨巨益善, 클수록 좋다)
국내 가전제품의 흐름을 관통하는 말이다. 1인 가구가 늘지만 TV도 냉장고도 세탁기도 매년 더 큰 용량의 신제품을 내는 게 어느덧 프리미엄 브랜드의 공식이 됐다. 만국에 적용되는 진리는 아니다. 천장이 낮은 유럽에서는 한국보다 용량이 작은 냉장고가 대세고, 중국 가전업체 로보락은 최근 홀로 사는 이들을 위한 세탁건조기를 내놓았다. 반면 '인공지능(AI) 기능'을 붙인 국내 프리미엄 가전 제품에는 '초대형'이란 수식어가 한 쌍처럼 붙는다. LG전자는 3월 국내 가정용 세탁건조기 중 최대 용량인 'LG트롬 AI 오브제컬렉션 워시타워'(워시타워)를 출시했다. 세탁 25㎏, 건조 25㎏을 자랑한다. 왜 갈수록 크게 만드는 걸까.
"세탁기에 빨랫감을 넣으면 저희 핵심 기술인 DD모터(다이렉트 드라이브 모터, 모터를 세탁통에 연결해 소음과 에너지 소모량 감축)를 AI 기술과 접목해 옷감 특성을 3초 만에 파악하고 맞춤형으로 관리합니다."
최근 서울 금천구 LG전자 가산 연구개발(R&D) 센터에서 만난 홍석기 LG전자 리빙솔루션선행연구실 실장은 엊그제 분양받은 반려동물을 자랑하듯 워시타워의 각종 기능을 설명했다. 올해로 입사 26년 차인 그는 회사가 2, 3년 뒤 내놓을 제품의 기술 실현 가능성을 검토하는 연구조직의 수장이다. 올해 출시한 제품은 "세탁기, 건조기 용량을 똑같이 맞춰달라"는 국내 소비자 요청으로 지난해(2024년) 제품보다 건조기 용량을 3㎏ 늘렸다.
가전 시장은 포화...세탁건조기 연평균 30% 폭풍 성장

'1인 가구도 많아지는데 왜 자꾸 크게 만드는 기술 연구를 검토하느냐'는 질문에는 "이불 빨래에 진심인 한국의 세탁 문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세탁건조기 용량이 클수록 부피가 큰 겨울 이불 같은 빨랫감을 뭉치지 않고 빨아 보송보송하게 말릴 수 있단다. 세탁실이 작은 유럽, 중국 등에서는 중소형 제품을 주력으로 삼기도 하지만 한국은 "세탁물을 완벽하게 관리하려는 전업주부부터 세탁건조기를 구매하면서" 자연스럽게 크고, 비싼 프리미엄 제품 개발이 대세를 이뤘다. 홍 실장은 "1인 가구가 많이 사는 오피스텔 등에는 빌트인 세탁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포화상태가 된 가전시장에서 건조기가 필수 가전으로 성장하는 것도 프리미엄 제품 개발 분위기를 북돋우는 배경이다. 시장조사업체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츠에 따르면 글로벌 세탁건조기 시장은 2023년 114억6,000만 달러에서 매년 5.6% 성장해 2032년 187억1,000만 달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국내시장의 경우 건조기 보급률이 40% 초반에 그쳐 매년 20~30% 성장할 것으로 전자업계는 보고 있다. 2023년 LG전자는 2020년 워시타워 출시 후 연평균 매출 성장률이 약 30%에 달했다고 밝혔다.
덕분에 신제품에 첨단 기능을 듬뿍 반영했다. 홍 실장은 "제품명에 AI를 붙이려면 사람만 가능했거나 사람도 못 하는 기능을 달성하는 내부 기준을 통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AI DD모터가 옷감 종류와 양, 옷감에 묻은 오물을 파악해 세제 양과 코스별 예상 세탁 시간을 정한다. 사용 패턴을 학습해 쓸수록 더 정확하게 예상 시간을 안내하는 'AI 시간 안내' 기능을 갖췄고, 세탁이 끝나면 세탁 건조 결과를 레포트로 정리해 7인치 디스플레이에 보여준다. 홍 실장은 "고객이 '이런 게 필요하다'고 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걸 구현하는 게 연구실의 미션"이라고 말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성추행 의대생 버젓이 국시 합격… 피해자는 의사 꿈 접었다 | 한국일보
- 인순이, 김종민 결혼식 인증샷 올렸다가 사과 "마음 무거워" | 한국일보
- 尹, 피고인석 앉은 모습 첫 공개... 카메라 철수하자 옅은 미소 | 한국일보
- 7일간 수돗물 228톤 쓴 윤석열 부부... 윤건영 "관저 내 수영장 있다" | 한국일보
- '불닭 어머니' 김정수 삼양식품 부회장은 왜 지주사 대표를 관뒀나 | 한국일보
- 한동훈에 '키높이 구두' 물어본 이유는... 홍준표 "이미지 정치 말라는 뜻" | 한국일보
- 윤여정, '맏아들 동성애자' 최초 고백… "뉴욕에서 이미 결혼" | 한국일보
- "군복 바지 지퍼 내리고 버젓이"... 경찰, '신분당선 노출남' 추적 | 한국일보
- [르포] "미국 없이도 버틴다"...'세계 최대 도매시장' 중국 이우 가 보니 | 한국일보
- 은지원 "생전 겸상도 안 했던 아버지, 투병 중 병문안도 못 가"... 고백 | 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