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중국 전략 전기차 '일렉시오'에 중국산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완성차 업체가 외국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채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자존심을 구겨가며 중국 기술에 손을 내민 현대차, 과연 승산이 있을까.

23일 중국 공업정보화부 발표에 따르면 일렉시오는 올 3분기 중국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눈에 띄는 점은 배터리부터 자율주행까지 '메이드 인 차이나'로 무장했다는 것이다. BYD 자회사 핀드림스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쓰고, 중국 자율주행 업체 하오모의 소프트웨어를 탑재했다.

이는 현대차가 그동안 고수해온 '자체 기술 우선주의'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중국 시장에서 참패한 뒤 5년 만의 재도전에서 현실을 인정한 셈이다.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중국 소비자들이 외면하면 소용없다는 뼈아픈 교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일렉시오는 성공할 수 있을까. 일단 스펙은 나쁘지 않다. E-GMP 플랫폼 기반의 800V 초고속 충전으로 27분 만에 3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고, 1회 충전 주행거리도 700km에 달한다. 같은 BYD 배터리를 쓰는 도요타 bZ5(550km)보다 150km나 더 멀리 간다.

하지만 중국 전기차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이다. BYD, 테슬라는 물론이고 샤오미까지 뛰어든 상황에서 브랜드 파워가 약한 현대차가 설 자리는 많지 않다. 더욱이 중국 소비자들의 '애국 소비' 성향은 갈수록 강해지고 있다.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도요타 bZ5가 12만9800위안(약 2,400만원)으로 책정한 가격대에서 현대차가 얼마나 공격적으로 나올지가 관건이다. 현대차가 80억 위안을 쏟아부으며 중국 사업을 재편하고 있는 만큼, 단기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 확보에 올인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의 중국 재도전은 어찌 보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에서 완전히 손을 떼고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자존심을 접고 중국 기술을 받아들인 것도 현실적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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