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동뮤지션의 「시간과 낙엽」(2014)은 가을의 쓸쓸한 정서를 서정적으로 담아낸 곡으로, 단순히 계절의 이별을 노래하는 것을 넘어 ‘청춘의 한 시기’를 담담히 되돌아보게 하는 노래입니다. 이 노래는 서정적인 멜로디와 시적인 가사로, 성장과 상실, 그리고 그 속에서 피어나는 성숙의 의미를 전합니다. 제목 속 ‘낙엽’은 단순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과 함께 변해가는 인간의 감정을 상징합니다.

노래는 잔잔한 피아노 선율과 함께 “떠나간 계절이 다시 돌아오듯이 / 또다시 사랑이 올 거야”라는 가사로 시작됩니다. 가을이 오면 나무는 잎을 떨구지만, 그것이 끝이 아님을 시인은 알고 있습니다. 낙엽이 떨어지는 것은 사라짐이 아니라 다음 계절을 준비하는 순환의 과정이며, 그 속에서 청춘의 아픔도 다시 새로워질 가능성을 품고 있습니다. 악동뮤지션은 그 단순한 자연의 움직임 속에서, 청춘이 성장하는 법을 조용히 들려줍니다.
이 곡은 발매 당시 ‘가을 감성’을 대표하는 노래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단지 감상적인 계절 노래로만 남지 않은 이유는, 가사에 담긴 철학적 깊이 때문입니다. “시린 바람이 불어오면 / 지난 추억이 생각나네”라는 구절은 누구나 경험하는 시간의 덧없음을 노래하면서도, 그 기억을 애써 붙잡지 않고 자연스레 흘려보내는 태도를 보여줍니다. 마치 낙엽이 땅으로 떨어지며 사라지듯, 청춘의 순간들도 그렇게 흘러가지만, 그 속에서 새로운 자신이 자라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노래의 뮤직비디오 역시 이 상징을 시각적으로 강화합니다. 카메라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 바람에 흩날리는 나뭇잎, 그리고 흐릿한 오후의 햇살을 차분히 담아냅니다. 등장인물들은 모두 무언가를 잃었지만, 동시에 계속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모습은 낙엽처럼 떨어졌지만, 결국 땅 속에서 다음 해의 나무를 키우는 순환의 일부로 이어집니다. 악동뮤지션은 이 ‘순환의 미학’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잃음조차도 성장의 과정임을 들려줍니다.

‘시간과 낙엽’이라는 제목은 결국 인생의 흐름을 은유합니다. 시간은 모든 것을 흘려보내지만, 그 속에서 남는 것은 우리가 쌓아온 기억과 감정입니다. 가을이 지나고 다시 봄이 오듯, 이별은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시작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는 슬픔보다는 잔잔한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다시 만날 그날을 기다리며”라는 가사처럼, 삶은 언제나 다시 이어지고, 청춘은 늘 다른 모습으로 돌아옵니다.
오늘 우리가 「시간과 낙엽」을 들으며 느끼는 감정은 단지 추억의 아련함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나온 시간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받아들이는 성숙의 감정입니다. 낙엽이 떨어져야 새로운 잎이 피어나듯, 청춘의 끝은 또 다른 시작의 문턱입니다. 악동뮤지션의 이 노래는 그 단순한 진리를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들려줍니다. 그래서 가을마다 우리는 이 노래를 찾게 됩니다. 마치 시간과 낙엽이 함께 흩날리는 그 자리에,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우리의 마음이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