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의 수수료이익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정상혁 은행장이 "이익의 질적 변화"를 강조한 성과로, 변동성이 크고 경쟁이 치열한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 비중을 낮추는 대신 전문성에 기반을 둔 고마진 상품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 주효했다.
신한은행은 상업투자은행(CIB) 중심으로 역량을 집중시키면서 투자금융 수수료이익 증가세를 이어가는 동시에 디지털금융 시장의 우위를 지킨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2분기 수수료이익은 3147억원으로 1분기(2815억원) 대비 11.8%, 작년 동기(2574억원)보다 22.3% 증가했다. 펀드·방카·신탁수수료가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는 가운데, 투자금융수수료이익이 늘고 있다.
신한은행의 2분기 투자금융수수료는 679억원으로 1분기(479억원)보다 41.7%, 작년 2분기(297억원)와 비교해 77.6% 증가했다. 상반기 누적 투자금융수수료는 1158억원으로 지난해(1557억원)의 74% 수준을 기록했다.
투자금융 수수료이익은 2023년 800억원에서 2024년 1557억원으로 증가했고 전체 수수료이익에서 비중도 8.8%에서 15.2%로 상승했다. 정 행장이 신한은행을 맡은 2023년 초부터 CIB그룹을 중심으로 신한투자증권과 협업을 강화한 효과가 나타난 셈이다.
특히 올해부터 장호식 부행장이 CIB그룹을 맡으면서 경쟁력을 한층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금융부에서 부장·본부장을 역임했고 자산관리센터(PWM) 등을 거친 투자금융 전문가로 꼽힌다.
신한은행의 올해 상반기 누적 인수금융 실적은 1조3181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1조3400억원)에 근접했다. 또 적극적으로 상반기 7조원에 이르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투자에 나서면서 수수료이익과 이자이익도 함께 창출하고 있다.

아울러 신한은행은 IB 상품을 자산관리(WM) 브랜드 신한프리미어 고객에게 판매해 수수료이익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 대상 프로젝트 펀드나 대기업 계열사 투자 건 등의 기관투자자 전유물과 같은 상품을 개인 고객까지 판매채널을 확장한 것이다. 연초 출시한 시너지IB 메자닌 등 3개 상품은 모집 첫날 대부분 완판에 성공하는 등 상품성도 증명했다.
신한은행은 금융상품 판매 수수료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디지털 플랫폼 슈퍼앱 '신한 쏠(SOL) 뱅크'에 주력한다. 이곳에 고객이 머무는 시간을 늘릴 수 있도록 서비스를 고도화 한다는 계획이다. 모의주식 수익률 게임 '스탁리그', '밸런스게임' 등 게임현 콘텐츠를 도입해 재미요소를 부여하고 리워드(보상) 플랫폼을 통합해 할인 및 이벤트 정보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신한은행은 앱에서 주식형 펀드 추천을 위한 특화 페이지 '다시한번 코리아 캠페인'을 개설하고 국내 주식 펀드 활성화를 추진해 한 달여 만에 5000억원 규모의 펀드를 팔았다.
앱을 활용한 방카슈랑스 판매도 늘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전 고금리 확정금리 연금 및 저축성 보험을 팔아 상반기 472억원의 수수료수익을 올려 작년 2분기(337억원) 대비 40% 증가한 실적을 달성했다.
은행권 격전지로 떠오른 시니어 시장을 두고도 신한은행은 신탁 사업 공략에 나선다. 앞서 종합재산신탁 신시스템을 5월에 도입했고 자산증식·상속 등 고객 생애주기에 맞춘 맞춤형 설계 상품 역시 하반기 중 출시할 예정이다. 신탁형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관련 디지털 서비스도 확대해 4월 기준 금융권 최초로 ISA 수탁고 5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단순한 수수료 경쟁에서 벗어나 은행의 본원적 경쟁력인 전문성에 기반한 질적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하고 시장을 이끄는 혁신적 금융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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