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간 큰 개미니까”…떨어질 때 주문버튼 누르는 야수의 심장, 얼마나 샀길래

김정석 기자(jsk@mk.co.kr) 2024. 9. 10.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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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반등에 배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쓸어 담으며 간 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집중매수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9월 들어 이날까지 2800억원 규모 KODEX 레버리지 ETF를 집중매수했다.

서학개미들 역시 반도체 업황 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속에서도 관련주들의 상승에 과감히 배팅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매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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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증시 지속 약세에도
코스피 2배 레버리지 ETF
이달들어 2800억 집중 매수
美반도체 3배도 1900억 유입
“레버리지는 단기수익 적합”
증권가선 묻지마 투자 경고
개인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반등에 배팅하는 레버리지 상품을 쓸어 담으며 간 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반도체주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집중매수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최근 이어진 수익률 부진에 투자 손실을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9월 들어 이날까지 2800억원 규모 KODEX 레버리지 ETF를 집중매수했다. KODEX 레버리지 ETF는 코스피200 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가 지수 반등을 기대하면서 이달 들어 연일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나 증시 약세에 손실이 쌓여가는 상황이다. 레버리지 상품은 ‘음의 복리효과’로 추종 지수의 하락세가 이어질수록 원금 회복이 요원해지기에 단기투자에 적합하다. 실제 최근 코스피 200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KODEX 레버리지 ETF의 지난달 말 대비 10일 수익률은 -12.67%까지 떨어졌다.

개미들은 같은 기간 코스닥150지수의 하루 움직임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도 21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닥 지수가 반등한 지난 9일에는 레버리지 상품을 160억원어치 순매수하는 등 매수 행렬을 이어가고 있다.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이달 들어 -17.86%의 수익률을 기록중이다.

서학개미들 역시 반도체 업황 둔화를 우려하는 분위기속에서도 관련주들의 상승에 과감히 배팅하며 레버리지 상품을 집중매수하고 나섰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국내투자자가 해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다. 서학개미들은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이 상품을 1억4264만달러(약 1900억원)어치 사들였다. 반대로 같은 기간 ICE 반도체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는 574만달러(약 7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서학개미들은 급락한 반도체 종목의 반등을 기대했지만 9일(현지 시각) 3.5% 상승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한 기술주 강세에도 레버리지 상품의 9월 수익률(9월 9일 기준)은 -29.29%로 처참했다.

증권가는 스스로 장기투자를 제한하는 레버리지 투자를 반복해서는 증시에서 좋은 성과를 얻기 힘들다고 경고한다. 레버리지 상품은 보유하는 기간이 길수록 손실이 나기 때문에 단기투자성 상품으로 분류된다. 결국 레버리지 투자는 만기가 없는 주식 투자에 만기를 만들어 스스로 불리한 조건을 두는 셈이라는 분석이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스터 마켓’‘(변덕스러운 시장을 의인화한 표현으로 가치투자 이론의 창시자 벤저민 그레이엄이 사용한 개념)이라는 표현처럼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반등을 맞추는 건 늘 어렵다”며 “좋은 투자는 만기가 없는 투자인데 스스로 제약을 두는 레버리지 투자를 반복해서는 좋은 성과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글로벌 자금의 반도체 이탈 국면에서 반도체주 비중이 큰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 전략을 바꾸어야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낮은 만큼 하락 폭이 제한적일 수 있으나 금리 인하를 비롯한 환율 등 거시 환경의 방향성이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해야한다는 것이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센터장은 “하반기 외국인의 반도체 매도세가 대만과 일본에서 더욱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증시에서도 거시 환경 변화를 반영해 항공주 등 내수주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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