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도의원 ‘새 인물’ 경쟁 [선거구 돋보기]

3선 경남도의원이 군수 선거에 출마하면서 남해군 선거구는 새로운 인물을 기다리게 됐다. 류경완(민주당) 도의원은 2017년 재보궐 선거에 도전해 남해군 도의원으로 선출돼 2018·2022년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당선됐다. 류 도의원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현직인 장충남 남해군수를 경선에서 누르고 민주당 공천을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정현옥(민주당)·김창우(국민의힘) 후보가 경쟁한다. 두 후보 모두 남해군의원 출신이다. 정 후보는 2018·2022년 지방선거에서 남해군의원에 당선됐다. 김 후보는 2018년 남해군의원을 지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도의원에 출마해 낙선했다. 당시 김 후보 득표율은 49.26%이다.
보수 우위 일방적이지는 않아
남해군 정치 지형은 대체로 보수가 우위를 점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남해군에서 34.93%를 득표했다. 경남 전체 득표율(39.40%)보다 낮았다. 2024년 총선 때도 마찬가지다. 서천호(국민의힘) 후보가 63.4%를 얻어 당선됐다. 남해군의원 10명 가운데 민주당은 2명, 나머지는 국민의힘이다.
그렇다고 보수세가 일방적으로 강하다고만 말할 수는 없다. 남해군수 선거는 '인물 경쟁력'이 좌우했다. 김두관(무소속) 남해군수가 1995년부터 2002년까지 재임했다. 정현태(무소속) 후보는 2008년 재보궐 선거로 남해군수가 되어 2014년까지 군정을 운영했다. 장충남(민주당) 남해군수는 2018년부터 2026년까지 재선 군수를 지냈다.
류 도의원이 3선에 성공하면서 광역의원 선거에서도 인물을 중요하게 여기는 표심이 작동했다. 정당 투표에서는 보수 우위가 뚜렷하지만, 군수와 도의원 선거에서는 후보 개인기와 지역 기반이 정당 구도를 흔드는 흐름이 이어졌다.
'농반어반' 위한 정책
정현옥 후보는 남해군 고현면 남치리에서 태어났다. 그는 산골마을에서 자라나면서 땀 흘려 일하고도 제 값을 받지 못하는 농민이나 어민들에게 눈이 자주 갔다. 그는 거리 유세보다는 논밭이나 어판장 등을 돌아다니면서 유권자들을 만나고 있다. 농번기라는 이유로 개소식도 하지 않았다.
정 후보는 "남해만이 아니라 전국 농어촌 지역은 외국인 계절근로자가 없으면 농사나 고기 잡이를 할 수 없는 실정"이라며 "그런 심각한 상황에 있기 때문에 시내보다는 농어촌 지역에서 선거 유세를 한다"고 말했다.
정 후보가 제시한 공약에서도 '농어민'은 두드러진다. 그는 대단위 농수산물 가공과 물류 거점 센터 건립, 농·수협 협력 하에 전국 최고가 수매제 실현, 전국 백화점·대형마트에 남해 전용관 입점 등을 내걸었다.
농어민기본소득 1인당 30만 원 지원 추진 공약도 냈다. 남해군 예산이 아니라 도의회에서 농어촌 특별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했다. 남해군이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에 선정되면서 지방비 부담 비율을 놓고 갈등이 일었다. 지방비 부담 비율이 높아 시군 재정에 부담이 간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정 후보는 "이재명 정부는 국도비 매칭 사업을 권장하고 있다"라며 "제가 도의회에 들어가면 경남도가 중앙정부에 약속했던 도비 부담을 실현할 수 있도록 하겠다. 그러면 남해군 재정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역소멸 문제는 정책이 분명하지 않으면 해결하지 못한다"라며 "내가 잘 되고, 우리 동네가 잘 돼야 남해가 산다. 남해가 잘해야 경남도, 대한민국도 살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르신을 위한 생활 정치
남해군은 주민 10명 가운데 4명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 지역이다. 마을회관보다 경로당이 더 많다고 할 정도다. 김 후보는 남해 곳곳을 다니면서 어르신들을 만난다. 파크 골프장이나 경로당을 찾아간다.
김 후보는 남해군의원 시절에도 어르신을 위한 생활 정치를 하고자 힘썼다. 그는 남해군에 버스 정류장이 없어 어르신들이 길가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는 모습을 봤다. 겨울에는 더 추웠고 여름에는 더 더웠다. 김 후보는 버스 정류장을 확장하는 초석을 다졌다고 자부했다.
파크 골프장 확대, 노인 보청기 지원 현실화 등의 공약을 내세운 것도 어르신을 위한 생활 정치를 하기 위해서다. 김 후보는 "어르신들이 일자리 지원을 받으려고 접수 창구에 가도 결과가 나올 때까지 오래 걸린다고 토로한다"라며 "어르신들이 너무 오래 결과를 기다리니까 정책 체감을 잘 못하고 있어서 당선되고 나서 바로잡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노인 급식 정책이 있어도 쌀값 60만 원을 주고서 부식은 주지 않는다"라며 "부식비를 증액 지원해서 쌀만 아니라 반찬도 같이 먹을 수 있게끔 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도의원이 된다면 도비가 지자체로 내려가서 제대로 쓰이는지 감시·견제하겠다고 밝혔다. 남해군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의 부작용도 우려하고 있다. 오히려 과소비 풍토가 만들어지는 것 같고, 시범사업이 끝나고 나면 생활이 더 어려워질 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김 후보는 "남해군은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을 해야 하는데 행정에서 돈 버는 사업을 한다고 말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국비 부담 비중을 늘리고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사용 범위도 넓혀보겠다"고 말했다.
/김다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