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팔고 2차전지 사라더니"... 결국 24만 개미 울린 '이 종목' 상장폐지 확정

2025년 5월 20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공시위원회가 금양의 상장폐지를 최종 의결했습니다.

1978년 부산에서 신발 깔창 소재인 발포제를 만들던 회사가 상장 48년 만에 증시 퇴출이라는 결말을 맞게 된 건데요.

거래정지 상태에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냈지만, 정리매매를 거쳐 상장폐지가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주가 흐름을 보면 더 충격적입니다.

2022년 초 5,000원대에 머물던 금양 주가는 2023년 7월 장중 19만 4,000원까지 치솟았고, 시가총액은 한때 10조 원에 육박했습니다.

그런데 거래정지 직전 종가는 고작 9,900원. 최고가 대비 90% 이상 무너진 겁니다.


발포제 회사가 어쩌다 배터리 대장주가 됐나?

금양은 원래 발포제를 만드는 정밀화학 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2020년대 들어 이차전지 붐이 일면서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회사는 원통형 4695 배터리 양산 계획, 몽골 리튬 광산 개발, 사우디아라비아 투자 유치 같은 재료를 잇달아 내놨고, 이 서사에 이른바 '배터리 아저씨'로 불리던 유튜버의 강한 추천이 더해졌습니다.

그의 영상에는 수십만 명이 몰렸고, 댓글창은 "믿고 갑니다", "덕분에 샀습니다" 같은 반응으로 가득했습니다.

심지어 당시 네이버·카카오·삼성전자·하이닉스 같은 우량주를 팔고 이차전지로 갈아타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기도 했는데요.

그 흐름 속에 전 재산을 투자한 개인투자자들도 적지 않았다고 합니다.


경고는 이미 떴었다.

그러나 회사의 실상은 달랐습니다. 몽골 리튬 광산 예상 매출은 대폭 하향 조정됐고, 사우디 투자 유치는 수차례 연기됐습니다.

기대했던 사업들이 숫자로 증명되지 못하면서 재무 부담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결정적 경고 신호는 감사의견 거절이었습니다. 감사의견 거절이란 회계법인이 "이 회사 장부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기업 건강검진 결과조차 제대로 받을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금양은 2024사업연도에 이어 2025사업연도에도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고, 2년 연속 거절은 곧 상장폐지 사유가 됩니다. 경고는 분명히 있었지만, 강한 믿음 앞에서 많은 투자자들이 이를 일시적인 문제로 축소했던 셈입니다.


테마주 투자, 결국 숫자가 답이다

이차전지 이전에는 바이오가 있었고, 바이오 이전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됐습니다.

매번 "이번엔 다르다"는 말이 먼저 나오고, 거래정지 알림이 나중에 옵니다.

아무리 강한 서사가 있어도 기업은 결국 숫자로 증명해야 합니다.

매출, 영업이익, 현금흐름, 부채비율. 그 숫자들이 흔들릴 때 경고는 이미 시작된 겁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는 제2의 금양, 제2의 배터리 아저씨 이야기가 나오고 있을지 모릅니다.

투자 결정 전에 재무제표를 한 번만 더 들여다보는 습관, 그 작은 차이가 내 자산을 지키는 출발점이 됩니다.

※ 본 기사는 투자 권유가 아닌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합니다. 투자의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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