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주거난 해결”…서울시의 거짓말?

| "서울에 거주하고 생활하는 청년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할 책임이 저와 서울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이 더 이상 불안과 걱정을 갖지 않도록 더 세심하게 챙기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2025년 10월 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청년안심주택 피해 임차인들에 대한 '보증금 선지급' 방안을 발표하며 한 말입니다. 강제로 경매에 넘어간 잠실 청년안심주택 임차인들은 보증금을 떼일까 전전긍긍하던 중, 오 시장의 대책 발표에 환호했습니다. 하지만 반년이 지난 지금, 임차인들은 다시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이제는 임대인이 아닌 서울시가 '퇴거 기한'을 내걸었기 때문입니다.
[연관 기사] [단독] 보증금 돌려받아도 막막…갈 곳 없는 청년들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32899
서울시는 잠실 청년안심주택 '센트럴파크'를 비롯해, 보증금을 떼일 처지에 놓인 청년안심주택 입주민들에 대해 보증금 선지급을 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2025년 11월부터 선지급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언론을 대상으로 한 브리핑이 끝나고 난 뒤, 청년 입주민들에게만 전달된 또 하나의 조건이 있었습니다. '2026년 7월까지 퇴거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각자 만기 시점이 다른 데다, "최대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는 서울시 말만 믿고 들어온 입주민들이 서울시가 나가라는 시점에 일제히 방을 빼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겁니다. 왜 하필 7월일까? KBS가 서울시 담당자에게 물어봤더니 알쏭달쏭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가급적 어떤 기간을 정해놔야지만 어떤 일이 빨리 진행될 수 있잖아요.
저희가 이제 그 정도면 웬만큼 해결이 가능할 수 있다는 판단이 든 거예요.
한마디로, 서울시가 임의로 기간을 정했을 뿐 입주민들의 만기 시점이나 자금난 등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입주민들은 서울시에서 받은 보증금으로 기존 대출금을 갚고 나면, 새로 대출을 받아야 합니다. 심지어 그 사이에 이직을 했거나 실직한 청년들 가운데 새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이같은 청년들의 막막한 상황을 KBS가 보도한 뒤, 서울시는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7월까지 퇴거하라고 한 적이 없다'며 KBS 보도가 '완벽한 가짜'라는 겁니다.

잠실 입주민들에게 '26년 7월까지 나가라'는 안내문을 배포해 놓고 언제 그랬냐는 듯 KBS 보도를 '가짜'라고 부인하고 나섰습니다. 앞과 뒤가 다른 서울시의 태도에 청년들은 더욱 불안해하고 있습니다. 한 잠실 입주민은 서울시의 해명에 "기존 고지 내용과 다르지 않으냐"며 "서울시 지원을 받으려면 6월 말까지 신청해야 한다고 전달받았는데 '완벽한 가짜'라니 해명해달라", "그러면 몇 월까지 지원 가능한 건지 안내해달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사당 청년안심주택 보증금 선지급 신청은 '0'
또 다른 청년안심주택 사당 코브도 상황은 심각합니다. 전체 85세대 중 아무도 보증금 선지급 신청을 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사당 코브는 건물주가 2명인데, 이 중 1명이 건물 경매에 불참했습니다. 사당코브 입주민들은 전부 후순위 임차인이기 때문에 건물 경매가 개시돼야만 보증금 선지급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입주민들은 직접 SH에 전화하기 전까지 이같은 사실을 알지 못했고, 아직까지 서울시로부터 명확한 계획이나 해결책을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서울시는 KBS 보도 이후 내놓은 '팩트 브리핑'에서 "계약 일정에 따라 순조롭게 지급 중"이라며 "아직도 보증금을 못 받은 청년이 많다"는 KBS 보도에 대해 "NO"라고 부인했습니다.

■ 피해자 점점 늘고 있는데… 서울시 "책임은 민간사업자에"
서울시만 믿고 청년안심주택에 들어갔다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입주민들은 또 있습니다. 서울 영등포구의 '도림브라보' 입주민들입니다. 부동산 계약서에는 보증보험에 가입돼있다고 쓰여있었지만, 알고 보니 임대인의 거짓말이었습니다. 계약 만료가 다가오자 임대인은 보증금 반환을 거부했고, 피해 입주민은 현재 30여 명으로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연관 기사] 청년안심주택서 또 보증금 떼여…피해 반복 왜?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11008
KBS 보도 이후, 한 도림브라보 입주민은 "서울시는 계속 '임대인이 해결하려고 노력 중이고 상황이 좋아지고 있다'는 입장인데, 실제로는 보증금을 돌려받은 사례도 확인이 안 되고 피해자들 상황이 그대로"라고 하소연했습니다. 서울시의 공식 입장은 '청년안심주택은 민간사업자가 운영하는 것이므로, 임대차계약 관련 책임은 민간사업자에게 있다'는 것입니다.

"서울시만 믿고 청년안심주택에 들어갔다가 근심만 생겼어요"
그동안 KBS가 만난 청년안심주택 입주민들이 입모아 한 말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030년까지 청년주택을 7만 4천 채로 늘리겠다며 청년 주거 안정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청년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 제보하기
▷ 전화 : 02-781-1234, 444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채널 추가
▷ 유튜브, 네이버에서도 KBS뉴스를 구독해주세요!
이세연 기자 (say@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요양기관이 왜 종신보험을…” 신종 부정수급 정황
- [단독] 약수터 바가지를 모두 ‘빠직’…검찰이 밝혀낸 방화범의 계획
- “할머니들 할 줄 몰라” 기초단체장 결선 대리투표 의혹
- 달에서 돌아온 우주비행사…반려견의 격한 환영 순간 [잇슈 SNS]
- 실종 20여 일 일본 초등생 시신 발견…아버지 체포 [지금뉴스]
- “한국인들 너무 청결해”…영국 언론이 분석한 이유는? [잇슈 키워드]
- “아내 탄 차량을 쾅쾅”…고무망치 휘두른 50대 체포 [잇슈 키워드]
- “제 말을 안 믿어서요”…‘8천만 원’ 지킨 남자친구 [잇슈 키워드]
- 수십 억 피카소 진품을 17만 원에…행운의 주인공은? [잇슈 SNS]
- 학교 침입 총격범 ‘맨몸 태클’로 제압한 미 고교 교장 [잇슈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