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 리뷰] SK이노 회사채 완판했지만…오버발행 '적자 그림자' [넘버스]

서울 서린동 SK본사 사옥 /사진=SK

SK이노베이션의 회사채 발행에 당초 목표치를 2배 넘게 웃도는 1조7000억여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이에 힘입어 무난히 완판에 성공했지만, 모든 만기 구간에서 금리가 기준 수익률을 웃도는 오버발행이 된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핵심 사업들과 관련 계열사가 적자의 늪에 빠지면서 발목을 잡는 가운데, 특히 배터리 부문의 부진이 뼈아팠다는 분석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달 총 8000억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했다. 신용등급 AA에 만기 구조는 2·3·5년물로 나눠 진행됐고, 각각 3500억원과 2900억원, 1600억원으로 최종 확정 발행됐다. KB증권과 SK증권,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을 맡았다.

최초 희망 모집액은 4000억원이었지만, 수요예측에서 1조7600억원에 달하는 주문이 확인되면서 증액 한도를 채워 발행됐다. 만기별 수요는 △2년물 7400억원 △3년물 7100억원 △5년물 3100억원을 나타냈다. 이에 따른 경쟁률은 △5.69대1 △4.18대1 △3.10대1 순이었다.

다만 발행 금리는 기준 수익률을 넘어섰다. 투자 수요는 여전했지만, 언더발행이 이뤄질 만큼 참여가 강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다.

SK이노베이션은 전 트렌치에서 민간채권평가사가 평가한 개별 민평금리에 ±30베이시스포인트(bp·1bp=0.01%포인트)를 가산한 기준 수익률을 제시했는데, △2년물 +15bp △3년물 +15bp △5년물 +14bp 조건으로 발행됐다. 이를 적용한 최종 발행금리는 △2년물 2.900% △3년물 2.936% △5년물 3.005%다.

오버발행의 배경에는 악화한 실적이 자리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1분기 446억원의 영업손실을 떠안으며 전분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 역시 1256억원으로 같은 기간 적자를 지속했다. 매출은 21조1466억원으로 9.0% 늘었다.

사업군별로 보면 우선 화학산업 부문에서 1143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손실 폭이 35.7% 더 불어났다. 소재 부문도 43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 폭이 26.1% 축소되긴 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엇보다 계열사 SK온이 맡고 있는 베터리 사업에서만 분기당 수천억원 대의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서만 2993억원의 영업손실을 짊어졌다. 그나마 손실액이 16.7% 줄며 감소세를 보인 게 다행이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SK이노베이션에 대한 보고서에서 "배터리 부문의 경우 생산 능력을 급속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투자 지출에도 불구하고 부진한 영업 실적이 지속되고 있다"며 "당분간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부품 조달 전략, 각국 정부의 정책 변화, 배터리 업체 간 경쟁 양상, 수요 등락 등에 따른 사업과 재무적 변동성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평했다.

부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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