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수함보다 더 강력한 초대형 무인잠수정" 미국과 경쟁하면서 한국도 개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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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심해 1000m·180일 잠행’ 초대형 무인잠수정 개발…미국과 같은 기술패권 경쟁 본격화

미국이 만타레이(Manta Ray)라는 차세대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앞세워 수중 지배력을 확장하는 가운데, 한국도 심해 장기 잠항이 가능한 KXL-UUV 개발에 속도를 내며 같은 방향의 전략 자산 확보에 나서고 있다.

최근 미 해군이 만타레이의 장기 잠행 실험에 성공했고, 한국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한화시스템을 중심으로 180일 작전이 가능한 초대형 무인잠수정을 개발 중이다. 이 체계가 전력화될 경우 한국은 유인 핵잠수함 없이도 심해 수중 전력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확보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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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만타레이’는 왜 전략적 전환점인가…1년 잠항·12,000km 항속의 수중 지배력

미 해군 프로젝트의 핵심인 만타레이는 길이 약 15m, 폭 7m, 탑재중량 9t 규모의 중형급 UUV다. 겉보기에는 가오리 형상을 띄지만, 내부에는 에너지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여 수개월 이상 잠항할 수 있는 기술이 집약돼 있다.

일반 잠수정은 배터리나 엔진 동력을 사용하지만, 만타레이는 ‘부력 엔진’이라 불리는 밀도 조절 방식을 적용해 물의 압력 차이를 추진력으로 활용한다. 내부 압력 탱크에 물과 공기의 비율을 미세하게 조절해 스스로 밀도를 변화시키며 오르내리는 방식인데, 상승·하강 각각의 과정이 약 6km의 전진으로 이어진다. 이때 필요한 에너지는 약 1kWh 수준으로, 일반 유인 잠수정이 하루 약 200kWh를 소모하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배 높은 효율을 기록한다.

만타레이에는 해류 발전장치도 탑재되어 있다. 날개에 장착된 소형 터빈이 해류의 압력차로 회전하며 시간당 18~22kW 수준의 전력을 생성한다. 외부 보급 없이 자체적으로 전력을 확보하기 때문에 12개월 이상 연속 운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미 해군의 공식 설명이다.

또한 ‘하이버네이트(동면) 모드’를 통해 최대 180일간 완전 정지 상태로 잠복할 수도 있다. 실제 실험에서 만타레이는 심해 1000m에서 29일 이상 연속 작전에 성공하며 기존 무인잠수정 지속 운용 기록을 크게 뛰어넘었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미국은 태평양·인도양·북대서양 깊은 수역까지 무인 감시망을 구축할 수 있으며, 단 한 대의 감시 범위가 약 25만㎢로 한반도 전체 면적을 넘어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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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초대형 UUV 개발 본격화…‘누구보다 오래, 누구보다 조용하게’가 목표

대한민국은 이미 미국과 유사한 전략 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ADD와 한화시스템이 함께 추진 중인 ‘KXL-UUV’ 사업이 그것으로, 한국형 초대형 무인잠수정 개발의 중추 역할을 수행한다. 한국형 UUV의 목표는 작전 지속시간 180일, 항속거리 5000km, 작전심도 1500m로 설정돼 있다. 작전 지속시간은 미국의 1년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동아시아 해역이라는 지정학적 특성을 고려하면 충분한 작전 능력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항법 정밀도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확인됐다. ADD는 2024년 시험에서 자율 운항으로 500km를 이동했을 때 목표 도착 시간 오차가 불과 ±1.8초에 불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일본의 G파 UUV보다 3.8배, 미국 오르카(Orca)급보다 약 두 배 더 높은 정밀도다. 초대형 무인잠수정의 생존성에서 가장 중요한 소음 기준에서도 105dB 이하를 기록해 고성능 잠수함 수준의 은밀성을 확보했다. 소음 1dB 차이가 탐지 확률을 약 10% 변화시키는 수중전 특성상, 이 수치는 적 측 잠수함에 탐지될 확률을 1km 거리 기준 약 7% 이하로 떨어뜨리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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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력 엔진·고내압 소재·해류 발전…한국도 깊고 오래 머무르는 기술 확보 단계

KXL-UUV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국이 UUV를 만든다는 차원을 넘어, 핵심 기술 다수가 국산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화시스템은 UUV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부력제어 실린더’를 금속이 아닌 고탄성 복합 소재로 제작해 기존 대비 무게를 38%, 내압 강도를 1.6배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술 하나만으로도 잠수정이 버틸 수 있는 작전 심도가 기존 1200m에서 1500m까지 상승했다.

또한 LIG넥스원은 해류 발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며, 시험에서는 시속 5.5km(약 3노트) 환경에서 시간당 20.3kW 수준의 발전량을 확보했다. 이는 미국 만타레이의 90%에 달하는 성능으로, 2027년 완성될 양산형 KXL-UUV에 기본 탑재될 예정이다. 이로써 한국 역시 외부 보급 없이 장기간 작전이 가능한 에너지 자립형 잠수정 기술 확보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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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자율전투체계 ‘K-DIVE’ 탑재…수중 감시·타격을 자동으로 연결하는 한국형 체계 구축

한국형 UUV 개발의 차별점은 AI 기반 자율 임무 수행 능력에 있다. ‘K-DIVE’라는 자율용 소프트웨어가 장착되는데, 이는 단순 항법 계산 수준을 넘어 상황 분석, 임무 재구성, 표적 탐지 대응 등 종합적인 판단을 스스로 수행한다. 예를 들어 적 잠수함의 소음 패턴이 감지되면 즉시 추적 모드로 전환하고, 수집한 데이터는 정찰 위성으로 전송된다.

위성은 이를 공군작전사령부로 전달하며, 필요할 경우 10분 이내 해성-Ⅴ 초음속 대함미사일 발사까지 자동으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다. 사람의 지시가 내려오기 전에 체계가 먼저 움직이는 완전 연동형 수중 작전체계가 구축되는 것이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한국은 유인 잠수함이 투입되기 어려운 심해에서 장기 잠망·감시·초기 대응을 수행할 수 있고, 북한 SLBM 발사 전 개념 단계에서 조기 차단 능력을 갖추게 된다. 특히 동해는 좁은 반폐쇄 해역이기 때문에 소수의 UUV만 배치해도 북한 잠수함의 움직임을 상당 부분 제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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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잠보다 저렴하고 오래 머무르는 ‘무인 심해전력’…한국 수중전 패러다임 전환 가속

초대형 UUV는 유인 핵잠수함처럼 방사능 안전 설비가 필요하지 않고 승조원 생존 장비가 필요 없어 개발 난이도와 비용이 크게 낮다. 반면 심해 수백~수천 미터에서 수개월 동안 잠항할 수 있어 핵잠과 유사한 전략적 효과를 낼 수 있다. 한국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 보유가 국제 규제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KXL-UUV를 통해 심해 감시망, 장기 잠항 체계, 초정밀 자율전투 체계 등을 확보함으로써 ‘핵잠 없이 심해 지배력’을 구축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만타레이를 ‘바다의 암살자’라 부르는 것처럼, 한국형 UUV 역시 동북아 수중전 패러다임을 바꿀 중요한 전력으로 평가된다. 2027년 기술 완성 단계에 들어가면 한국은 미국·영국과 더불어 초대형 장기잠항 UUV를 확보한 몇 안 되는 국가 중 하나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