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봄 셋업 수트 추천 4

안녕, 객원 에디터 김고운이다. 봄은 셋업의 계절이다. 사회초년생은 첫걸음을 기념하기 위해, 직장인은 다가올 지인의 결혼식을 위해 셋업 수트를 하나쯤 장만하게 된다. 사실 이건 내 이야기다. 졸업 후 정장을 구매했지만, 그 후로 시간이 꽤 흘렀고, 손이 잘 안 가다 보니 업데이트하고 싶어진 거다. 좋은 핑곗거리도 있다. 각종 브랜드에서 24SS 상품을 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수트에 한정 지어서 얘기하긴 했지만 ‘셋업’의 범위는 넓다. 정장뿐만 아니라 캐쥬얼한 스웻셔츠와 팬츠도 셋업으로 불린다. 내가 오늘 소개하려는 셋업 수트의 기준은 두 가지다.

1. 결혼식은 물론 한적한 주말 오후 약속에도 어울리는 옷
2. 재킷과 바지를 단품으로도 입을 수 있는 옷

쉽게 꺼내 입을 수 있는 옷은 무엇일까? 먼저 어느 상황에서도 입을 수 있어야 한다. 클래식과 캐주얼 어느 한 쪽에 과하게 치우치지 않은 그런 옷. 그리고 단품으로 입어도 좋을 옷을 선정했다. 재킷과 바지를 따로 입기에는 어색하여 함께 입어야만 한다면 쉽게 꺼내 입을 수 있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거기에 상·하의를 따로 구매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고려한다면 반드시 필요한 조건이다.


[1]
해브해드

“시티워커의 교복”

해브해드는 ‘바른 도시 생활 복장’이라는 모토를 가진 브랜드다. 도시 생활에 셋업이 빠질 수 없겠지. 해브해드는 매 시즌 시티워커 셋업을 출시한다. 제품을 보면 해브해드가 생각하는 시티워커의 모습이 무엇인지 상상할 수 있다. 회사에서는 똑부러지게 맡은 일을 해내면서 퇴근 이후에는 러닝을 하거나 테니스를 치는 등의 자기 관리까지 하는 모습이 연상되지 않나? ‘갓생’이라는 단어로도 다 담을 수 없는 그런 하루를 보내는 사람이 해브해드 시티워커 셋업의 페르소나가 아닐까 싶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 중에서 가장 여유롭고 넉넉한 핏이다. 재킷은 안감 없이 단면으로 제작되어 가볍게 착용할 수 있다.

바지 전면에는 두 개의 턱이 있다. 이 턱의 역할이 중요하다. 바지 통이 넓을수록 허리춤에서 접히는 부분이 생기기 때문에 턱이 필수일 테고 또한 이 턱이 단정한 느낌을 준다. 넉넉한 핏이 부담스럽다면 단정한 구두나 단화를 매치해 보자. 가격도 합리적이어서 셋업 입문용으로 좋겠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7rfjv9v6)에서.

  • 24ss City Worker Set-up 25만 8,000원

[2]
러프사이드

“입는 재미가 있는 투 버튼 셋업”

셋업의 역사는 100년이 훌쩍 넘을 정도로 길다. 러프사이드는 이렇게 세월이 묻어 있는 복식을 좋아한다. 패션 역사에서 상징적인 제품을 현대에 맞게 해석하여 제품을 출시하는 게 바로 러프사이드의 특기다.

러프사이드의 셋업은 밀도 높은 면으로 제작되었다. 재킷은 투 버튼 형태에 왼쪽 가슴에 주머니가 있다. 제품 상세 페이지에는 “아래 단추는 장식이므로 위 단추만 체결하고 착용”하라는 안내문이 있다. 무슨 뜻일까? 이것은 예전부터 내려오는 투 버튼 재킷을 입는 규칙이다. 아래 단추를 잠그면 답답해 보이고 앉았을 때 불편하기 때문에 잠그지 않는다고 한다. 러프사이드는 이렇게 과거의 특징을 재미 요소로 남겨두었다. 투 버튼 재킷의 규칙을 알고 구매한다면 착용할 때 아무래도 두 번째 단추를 잠그고 풀어 보면서 관찰하게 되지 않을까? 옷에 담긴 기획자의 의도가 전달될 때 느껴지는 기쁨이란.

상의와 이어지는 허벅지 라인은 여유롭고 밑단은 슬림한 테이퍼드 핏이다. 거기에 러프사이드답게 빈티지 의류에서 볼 수 있는 어드저스트 탭이나 뒷주머니의 입술 주머니와 같은 디테일 있어 단독으로 입어도 심심하지 않다. 재킷을 입기 어려운 여름에도 반팔 티셔츠와 입을 수 있으니 사계절용이라 할 수 있겠다. 상하의 모두 기본 색상이라고 할 수 있는 블랙, 네이비부터 차콜, 다크 올리브까지 여러 색상으로 출시된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8nuvytvw)에서.

  • Signature Club Jacket 25만 8,000원 (블랙 27만 8,000원)
  • Signature Club Pants 15만 8,000원 (블랙 17만 8,000원)

[3]
네이더스

“누구나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셋업”

네이더스는 편집샵 슬로우 스테디 클럽의 원덕현 디렉터가 론칭한 브랜드다. 네이더스는 누구나 자유롭게 입을 수 있는 옷을 지향한다. 이 브랜드 철학을 읽고 의문이 생겼다. ‘그러게… 우리는 왜 옷을 자유롭게 입지 못할까?’ 네이더스는 이 질문에 제품으로 대답한다. 자유롭게 옷을 입지 못하는 이유는 불편함 때문이라고. 평소 입던 것과 달라 불편하거나 혹은 평소 입던 대로 입으니 상황과 맞지 않아 생기는 불편함. 네이더스가 출시한 크리에이터 셋업의 기획 의도는 ‘클래식 수트 착용이 어색한 크리에이터를 위한 옷’이다.

네이더스는 불편함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제품의 특징을 살펴보면 쉽게 알 수 있다. 특징은 크게 두 가지. 먼저 단추다. 스냅 단추를 사용하여 정면에서 보았을 때 크리에이터 재킷의 독특함이 눈에 띈다. 그러면서도 깊고 큰 라펠 덕에 균형이 잡히는데 그 조화가 아름답다. 그다음 특징은 소재다. 나일론과 면을 혼방한 소재로 제작하여 통기성이 좋고 편하게 착용할 수 있다.

바지는 더 캐주얼하다. 뒷주머니에서도 재킷에서 흔히 사용되는 단추를 사용하지 않고 자크를 사용해 마치 기능성 스포츠 의류 같은 모습이다. 또 허리에 밴드를 넣어 편안하게 착용할 수 있다. 제품을 가만히 보면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이 정말 적절하다는 생각이 든다. 클래식과 편안함이 조화를 이루는 이 셋업은 자유로운 창작을 위해 적당한 루틴이 필요한 크리에이터와 비슷한 점이 있으니깐. 재킷은 여기(https://tinyurl.com/55hj4nk2)에서, 바지는 여기(https://tinyurl.com/5xzspavj)에서 구매 가능하다.

  • Creator Jacket 26만 8,000원
  • Creator Pants 19만 8,000원

[4]
포터리

“쓰리 버튼 캐주얼 셋업의 정석”

포터리는 비즈니스 캐주얼의 정석과 같은 브랜드라 ‘셋업’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난다. 화려하지 않고, 차분한 존재감이 돋보이는 옷을 선보이는 브랜드다. 일본 직장인 컨셉으로 촬영한 이번 24SS 룩북에 이 존재감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자세한 내용은 여기에서 확인해 보자.

포터리에는 다양한 소재와 디자인의 셋업이 있는데 그중에서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카야누 코튼 셋업이다. 카야누 코튼은 면의 원자재부터 결과물까지 모든 공정에 엄격한 기준을 적용해 생산한 원단으로 보풀이 적고 광택이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이런 좋은 소재로 제작된 재킷이라니. 그것도 쓰리 버튼 형태다. 이번 기사 주제에 가장 부합하는 제품이 아닐까. 재킷은 버튼이 올라가면서 라펠이 작아지고 안쪽이 가려지는 만큼 캐주얼하다. 그래서 쓰리 버튼이 투 버튼보다 가벼운 느낌을 준다. 참, 쓰리 버튼 재킷에도 규칙이 있다. 세 번째 단추를 절대 잠그지 않는 것이다. 규칙에 얽매일 필요는 없지만 그래야 앉았을 때 자연스럽다. 단추를 다 잠그고 다리를 꼬고 앉을 때 재킷이 들려 흐트러지는 일은 없어야 할 테니까.

바지는 테이퍼드핏 치노팬츠다. 오늘 소개하는 제품 중에서 가장 슬림하다. 그래서 ‘손이 잘 안 가지 않을까?’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부분은 다양한 색깔이다. 무려 열한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색상별로 구매해서 상의나 신발에 맞춰 착용하기 좋겠다. 실제로 포터리에 대해 알아보면서 포터리의 제품이 옷장 대다수를 차지한다는 사람이 많았다. 만듦새가 좋아 손이 자주 간다고 모두 이야기를 하더라. 포터리의 셋업이 더욱 궁금해진다. 재킷은 여기(https://tinyurl.com/3h273hs6)에서, 바지는 여기(https://tinyurl.com/yavf9dvn)에서 구매할 수 있다.

  • Washed Sports Jacket 29만 8,000원
  • Washed Tapered Pants 19만 8,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