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도 포기했다… K3 GT, 결국 이렇게 사라졌습니다”

기아자동차의 대표 해치백 모델이었던 K3 GT가 조용히 단종됐다. 국내 유일의 고성능 해치백으로 평가받던 이 차량은 출력과 디자인 면에서 경쟁력이 있었지만, 소비자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2024년형 K3 출시와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출력 200마력, 디자인도 완벽했는데… 왜 망했을까?”

기아자동차는 자사의 고성능 해치백 K3 GT를 더 이상 국내 시장에서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 모델은 1.6리터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약 200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갖췄으며, 도심과 교외를 아우르는 주행 성능을 앞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특히 실용성과 스포티함을 동시에 만족시키려는 소비자층을 겨냥한 구성으로, 다양한 운전 환경에서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K3 GT는 시장 내에서 지속적인 수요를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세단과 SUV 선호가 뚜렷한 가운데, 해치백 차량의 인지도가 낮고 관련 수요도 제한적이었다. 여기에 상대적으로 짧은 차체와 낮은 지상고는 실내 공간이나 트렁크 활용 측면에서 소비자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결과적으로 기아는 2024년형 K3 모델을 선보이며 GT 트림을 제외했고, 이는 자연스러운 단종 수순으로 이어졌다.

K3 GT의 단종은 해치백 세그먼트 전반의 위축과도 무관하지 않다. 이 차량은 현대차의 i30 N 라인과 함께 고성능 해치백 시장을 이끌어왔으며, 유럽 시장을 겨냥한 셋업과 감성 품질에서도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고성능 내연기관 차량에 대한 인식이 낮고, 연비나 실용성 중심의 소비 성향이 강해 판매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i30 시리즈가 국내에서 먼저 단종된 것에 이어 K3 GT까지 단종되면서, 해당 세그먼트의 국내 입지는 사실상 사라졌다.

판매 실적은 이를 뒷받침한다. 2022년과 2023년 K3 GT의 연간 판매량은 각각 2천 대를 넘지 못했고, 브랜드 내 마케팅이나 홍보 측면에서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성능에 비해 대중적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작용했다. 특히 가격 대비 가치에 대한 의문, 트림 선택의 복잡성 등도 소비자 유입을 막는 요소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기아는 해당 트림의 단종을 통해 라인업 단순화 및 수익성 제고를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단종 소식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K3 GT를 선호하는 소비자층은 존재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중고차 시장에서는 해당 모델에 대한 관심이 이어지고 있으며, 일부 운전자들은 디자인과 주행감각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고 있다. “너무 빨리 포기한 모델”이라는 반응과 함께 해치백 고성능 모델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이번 단종은 기술적 한계보다는 국내 소비 구조상의 문제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기아의 결정은 향후 해치백 형태의 차량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기도 하다. 특히 전기차 플랫폼을 활용한 차세대 모델 가운데 일부는 낮고 짧은 차체 구성을 채택하고 있으며, 이는 해치백과 유사한 형태로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K3 GT와 같은 고성능 해치백 모델의 부활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전망이다. SUV와 크로스오버 중심의 라인업 강화 기조 속에서 해치백의 자리는 점차 협소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K3 GT의 단종은 특정 모델의 종료를 넘어, 국내 자동차 시장의 선택 구조와 소비 트렌드를 반영하는 사례다. 성능과 개성보다는 실용성과 대중성을 우선시하는 현재의 환경에서는 이 같은 차량의 설 자리가 점점 더 줄어들 수밖에 없는 현실이 드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