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폭언·폭행, 3년간 1800여건…가해자 절반 이상 ‘만취상태’

박희승 의원, 보건복지부 자료 공개
지난해 응급실 피해 641건…주취폭력 347건
“응급실 폭행 환자생명 위협, 엄한 법 집행 필요”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 이미지투데이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종사자에 대한 폭행과 기물파손 등이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가해자의 절반 이상은 술을 마신 상태에서 이같은 행위를 저지르고 있어 환자 안전을 위해 법 집행이 엄정해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박희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2021~2023년) 동안 응급실에서 폭언·폭행, 기물파손 등의 사고가 1828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585건, 2022년 602건, 2023년 641건 등으로 매년 소폭 증가하는 추세다.

사유별로 보면, 폭언·욕설이 1142건(62.5%)으로 가장 많고 이어 폭행(580건, 31.7%), 기타(242건, 13.2%), 협박(118건, 6.5%), 기물파손(89건, 4.9%), 위계·위력(81건, 4.4%) 등의 순이었다.

이 같은 폭력 피해 사례 중 절반이 넘는 979건(65.1%)은 가해자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술에 취해 응급실에 피해를 입힌 경우는 2021년 308건, 2022년 324건, 2023년 347건 등이다.

응급실 폭행, 기물파손 등 피해 현황. 박희승 의원실

한편, 2019년 이후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한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법이 시행되고 있다. 기존에는 응급의료를 방해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으나 당시 법 개정으로 응급실에서 응급의료종사자를 폭행해 ▲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상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중상해에 이르게 한 사람은 3년 이상의 유기징역 ▲사망에 이르게 한 사람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응급실 폭행 등 행위는 줄지 않고 매년 늘고 있다.

박희승 의원은 “응급실 폭력 처벌 강화에도 불구하고 의료진 대상 폭력 사건이 되풀이되고 있다”며 “응급실 내 폭력은 응급의료종사자는 물론 다른 환자의 생명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응급실 폭력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