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빅테크 아성에 도전하는 유럽 결제 시장…'대륙 횡단' 연합 전선 구축

반코마트·비줌 등 각국 대표 결제망 묶어 시너지 창출
4천만 사용자 '위로' 앞세운 EPI 주도
[유럽중앙은행 본부]

[이포커스] 유럽 대륙의 결제 패권을 되찾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유럽 각국의 대표적인 결제 솔루션들이 연합, 역내 국경 간 거래를 단일 네트워크처럼 처리하는 시스템 구축 타당성 검토에 착수했다. 이는 사실상 비자, 마스터카드로 대표되는 미국계 카드사와 빅테크 기업들이 장악해 온 유럽 결제 시장의 '주권'을 되찾으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이번 협력의 두 주체는 '유럽결제동맹(EuroPA)'과 '유럽결제이니셔티브(EPI)'다. 이들은 공동 성명을 통해 초기 15개국을 시작으로 개인 간(P2P) 송금부터 온·오프라인 상업 결제에 이르는 모든 거래 유형을 포괄하는 시스템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현재 진행 중인 공동 연구는 2025년 여름 말까지 결론을 도출할 전망이며 독자적인 현지 결제 솔루션이 없는 시장을 위한 접근법까지 포함할 예정이다.

양측의 공동 성명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의 동력은 이미 각국에서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확보한 '지역 챔피언'들로부터 나온다.

우선 EuroPA 측에서는 이탈리아의 '반코마트(Bancomat)', 스페인의 '비줌(Bizum)', 포르투갈의 'MB 웨이(MB Way)', 북유럽의 '빕스 모바일페이(Vipps MobilePay)' 등 각국을 대표하는 결제 사업자들이 참여한다. 이들 중 일부는 이미 지난 3월 이탈리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지에서 국경 간 즉시 결제를 연동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또 다른 축인 EPI는 2020년 출범 이후 유럽 16개 대형 은행 및 결제 사업자의 지원을 받아 온 범유럽 결제 시스템의 구심점이다. EPI는 작년 자체 디지털 월렛이자 즉시 계좌 이체 솔루션인 '위로(Wero)'를 성공적으로 출시했다. 현재 약 4,000만 명의 등록 사용자를 기반으로 영국 챌린저 뱅크 '레볼루트'를 끌어들이는 등 빠르게 세를 넓히고 있다.

이번 협력은 각국에 뿌리내린 결제 서비스들의 기존 사용자 기반과 EPI가 주도하는 범유럽 표준 플랫폼을 결합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유럽 내 결제 시장의 파편화라는 한계를 극복하고 '하나의 유럽'을 위한 거대 결제 네트워크를 완성할 수 있을지 올여름 나올 연구 결과에 업계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이포커스 김성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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