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쓰러진 에릭센…5년 전 심장마비 악몽 재현, 덴마크-우크라이나전 조기 종료

2021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0)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던 덴마크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34·볼프스부르크)이 5년 만에 다시 경기 중 그라운드에 쓰러져 축구계에 충격을 안겼다.
에릭센은 8일 덴마크 오덴세 스타디움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의 국가대표 친선경기에 선발 출전했다가 후반 19분께 갑자기 가슴 부위를 움켜쥔 뒤 쓰러졌다. 의료진이 즉시 투입됐고, 양 팀 선수들은 에릭센 주변을 둘러싸며 상황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보호했다.
당시 덴마크가 2-1로 앞서고 있었으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하면서 경기는 중단됐고 결국 조기 종료됐다. 선수들은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 중앙에 모여 어깨동무를 한 채 에릭센의 쾌유를 기원했다.
에릭센은 의료진의 응급조치를 받은 뒤 병원으로 이송됐다. 덴마크축구협회(DBU)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에릭센은 의식이 있는 상태이며 현재 상황에서 가능한 한 좋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 주치의 모르텐 보센은 “에릭센은 잠시 의식을 잃었지만 매우 빠르게 의식을 회복했다”며 “신속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었고 현재 상태는 양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병원에서 추가 검진을 통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할 예정”이라며 “에릭센 및 병원 의료진과 지속적으로 연락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센은 또 “내가 보기에는 심장 제세동기가 정상적으로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며 “에릭센은 모든 선수들에게 자신이 괜찮다는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했다”고 덧붙였다.
경기장에서 상황을 가장 먼저 목격한 덴마크 주장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는 현지 방송 TV2와 인터뷰에서 “스로인 상황이었고 터치라인 쪽으로 걸어가다가 뒤를 돌아봤는데 에릭센이 쓰러지는 모습을 봤다”며 “무슨 상황인지 모두가 알고 있었기에 선수들과 의료진이 매우 신속하고 존중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고 말했다. 브라이언 리머 덴마크 대표팀 감독도 “선수들, 코칭스태프, 상대팀 모두에게 매우 충격적인 경험이었다”며 “에릭센은 나에게도 특별한 선수”라고 밝혔다. 리머 감독은 잉글랜드 브렌트퍼드 시절 에릭센과 함께 일한 인연이 있다.
에릭센은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 선수다. 그는 2021년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2020 핀란드와의 조별리그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졌다. 당시 의료진의 응급처치와 심폐소생술 덕분에 생명을 건질 수 있었고 이후 체내 삽입형 심장 제세동기(ICD) 수술을 받았다.
당시 이탈리아 세리에A 인터밀란 소속이었던 그는 이탈리아 규정상 제세동기를 착용한 채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어 팀을 떠나야 했다. 이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퍼드에서 선수 생활을 재개했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거쳐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 볼프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다.
에릭센은 클럽 무대뿐 아니라 덴마크 대표팀에도 복귀해 2022 카타르 월드컵과 유로 2024에도 출전하며 인간 승리의 상징으로 평가받아왔다.
한편 덴마크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 플레이오프에서 체코에 패하며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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