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따이용 매직’에 빠진 인도네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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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 매직'이 한국 축구도 무너뜨렸다.
신태용 감독(54·사진)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26일 승부차기 끝에 한국을 꺾고 23세 이하(U-23) 아시안컵 4강에 오르자 경기장을 찾은 수천 명의 인도네시아 팬들은 "신따이용"(신태용의 현지 발음)을 연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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申, FIFA 랭킹 39계단 올려놔… 변방에서 아시아 중심 이끌어
8강 앞두고 계약 3년 연장 약속… “韓 올림픽 연속 출전 막아 미안”
‘여우’ 신 감독이 인도네시아 축구의 신화를 쓰고 있다. 2019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의 A대표팀, U-23 대표팀을 이끄는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를 아시아 변방에서 중심으로 이끌고 있다. 이번 대회에 처음 출전해 사상 첫 8강을 넘어 4강까지 올랐다. A조 조별리그에서 강호 호주를 1-0으로 꺾었고 이번에 거함 한국도 제압했다. 신 감독은 2022년에는 동남아시아축구연맹(AFF) 스즈키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올해 1월 열린 아시안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16강에 진출했다. 신 감독이 부임한 뒤 인도네시아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은 173위에서 134위로 39계단 올랐다.
신 감독이 이날 조국 한국까지 잡자 인기는 더 치솟고 있다. 일간 ‘비스니스 인도네시아’는 “디토 아리오테조 청소년체육장관이 선수단에 축전을 보냈다”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리오테조 장관은 “한국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도네시아 대표팀이 자랑스럽다. 인도네시아 국민 모두의 자부심이자 행복”이라며 “파리 올림픽에 나설 기회가 생겼다”고 기뻐했다. 에릭 토히르 인도네시아 축구협회장은 8강전을 앞둔 25일 올 6월로 임기를 마치는 신 감독과 2027년까지 계약을 연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 감독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본선 출전 의지도 드러냈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축구가 발전하고 있고, 어느 팀과 붙어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6월 월드컵 2차 예선을 통과해 3차 예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 그것이 이뤄지면 한 단계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인도네시아 축구가 심상치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F조 2위에 올라 있다. 인도네시아는 네덜란드령 동인도 시절이던 1938년 프랑스 대회 이후 월드컵 무대에 오르지 못했다.
신 감독은 이날 경기 뒤 한국 선수들에게 다가가 일일이 악수를 하고 어깨를 다독이며 위로했다. 한국 U-20, U-23, A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가 이겨서 기쁘고 행복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착잡하다. 한국의 올림픽 연속 출전 기록을 막은 것 자체가 너무 힘들고 미안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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