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휴대전화 요금 '112억원 연체'...자발적 실업자 증가 탓?
"요금제 인하·가산금 유예 등 대책 필요"
지난달 구직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쉰' 비경제활동인구가 역대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한 가운데 학생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이 많은 20~30대 청년층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금액이 112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8월 구직 활동을 단념한 비경제활동인구 중 특정한 이유가 없이 그냥 '쉬었음' 인구는 256만7000명으로 1년 전보다 24만5000명 증가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로 8월 기준 역대 최대치다.
3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충권(국민의힘)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받은 국내 통신사업자 무선 통신 요금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20대의 휴대전화 요금 연체 건수는 3만9839건, 연체액은 58억2800만원으로 건수와 액수 모두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많았다.
30대도 연체 건수가 3만947건, 연체액이 54억3400만원으로 전체 연령층 중 두 번째로 많았다.
20대와 30대를 합치면 연체 건수는 총 7만8886건으로, 연체액은 112억6200만원에 이른다.
이 밖에 20세 미만은 6923건(8억4600만원), 40대는 3만9684건(51억6400만원), 50대는 3만683건(42억4900만원), 60대는 2만3171건(25억9100만원), 70세 이상은 1만739건(14억600만원)이다.
박 의원실은 20~30대의 경우 다른 연령층과 비교해 학생이나 소득이 일정하지 않은 비정규직이 많아 휴대전화 연체 건수와 연체액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특히 경기 불황이 이어지면서 최근에는 아예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하고 쉬는 청년층도 늘어난 상황이다. 구직 활동도 안 하고 그냥 쉬는 '쉬었음' 20대는 43만8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2030세대의 구직난과 실업률이 극심한 상황에서 통신비 부담감이 더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이터량 소비가 큰 청년들을 위해 저렴한 요금제 혜택을 확대하고, 연체 요금에 대한 가산금 부과 유예 등 청년들의 통신비 부담 경감 대책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 박충권 국회의원 -
한편, SK텔레콤, KT ,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3사는 정부 정책에 발맞춰 청년 전용 브랜드를 운영하며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6월부터 만 29세 이하 고객에게 데이터를 2배 제공하는 Y덤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혜택 연령을 만34세로 확대했다. 월 8만원 이상 청년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최대 200GB 한도로 공유 데이터를 2배 제공하고, 5G 중저가 요금제 이용자에게는 최대 400GB 한도로 기본 데이터를 2배 더 제공한다. Y덤 가입자끼리 무선으로 결합하면 기기 한 대 당 최대 1만1000원의 할인(요금 8만4700원 이상)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일반 5G 요금제 대비 넉넉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정책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월 7만5000원 청년 요금제는 같은 가격의 일반 요금제 대비 60GB 데이터를 더 받을 수 있다. 선납형 요금제 너겟을 통해서 만 34세 이하 청년 고객은 별도 신청 없이 요금제에 따라 3~30GB 데이터를 추가로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