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명 인기유튜버, 잘 살다가 날벼락 맞았다
[리뷰: 포테이토 69%] '드라이브', 억지 설정에 가려진 박주현의 원맨쇼
한유나는 구독자 70만명을 거느린 인기 크리에이터. 행사장에 갔다가 대리기사를 부르고 깜빡 잠이 들었는데 일어나 보니 자동차의 트렁크 안이다.
때마침 울리는 휴대폰 벨소리에 안도하며 받았더니 목소리의 주인공은 "살고 싶으면 1시간 내 10억원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납치범이다.
한유나는 급한대로 전속계약금으로 받은 3억5000만원을 넘기는데, 납치범은 나머지 6억5000만원도 넘기라며 라이브 방송을 권한다. 고민하던 한유나는 라이브 방송을 켜고 이렇게 말한다.
"이것은 실제 상황입니다."
'드라이브'는 괴한에게 납치당해 트렁크에 갇힌 채 살기 위해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6억5000만원을 벌어야 하는 인기 크리에이터의 이야기를 그린다.
한유나를 납치한 '숨은 범인'을 찾아내는 것이 이 영화의 핵심이다. 밀폐된 공간에서 탈출 또는 생존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는 주인공의 극한의 사투는 '터널'(2016년)이나 '더 테러 라이브'(2013년)를 떠올리기도 한다.
'드라이브'는 밀폐된 공간에 더해 달리는 차에서 이뤄지는 사투라는 점에서 '터널' '더 테러 라이브'보다 역동적인 면이 있다. 또 주인공이 인기 크리에이터라는 점, 납치 상황을 라이브 방송으로 생중계하는 한다는 점 등 시의적 소재를 활용한 스릴러로 소구력이 없지 않다.
이를 통해 '가짜 인생'을 전시하고, 조회수를 올리기 위해 자극적인 콘텐츠를 양산하는 크리에이터들의 민낯을 들추기도 한다.
그러나 주인공의 납치 사실을 인지하고도 무시되는 상황이 반복되는 점, 주변 인물들의 심경 변화가 급작스럽게 이뤄지는 점 등 억지스러운 설정들이 극의 몰입을 방해하며 이런 요소들이 장점으로 부각되지 못한다.
그럼에도 박주현의 '원맨쇼'에 가까운 연기력은 돋보인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에서 학교 안에서는 모범생, 학교 밖에서는 문제아, 완벽한 이중생활을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던 박주현은 첫 스크린 주연작인 '드라이브'에서 납치당한 상황을 생생하게 표현해내 갇혀 있는 인물에 동조하게 만든다.
또한 공포감과 절망감, 분노 등 폭넓은 감정 표현으로 단선적인 이야기에 활력을 선사하며 주연배우로서의 몫을 해낸다.
감독 : 박동희 / 출연: 박주현, 김여진, 김도윤, 정웅인 외 / 장르: 스릴러 / 개봉: 6월12일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90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