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마지막 타석'… SSG 추신수 "기회 만들어준 (최)정이 고마워"
[문학=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SG 랜더스 추신수(42)가 30일 홈 최종전에서 8회말 대타로 출전했다. 아마 이 타석은 추신수의 프로생활 마지막 타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추신수 역시 이별을 직감한 듯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해당 타석을 통해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할 수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이날 오후 6시30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에서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대타로 나와 2루 땅볼로 물러났다. SSG는 키움을 7-2로 꺾고 kt wiz와 사상 첫 5위 타이브레이커를 펼치게 됐다.
추신수는 2024시즌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올해 타율 0.282 OPS(출루율+장타율) 0.780 5홈런 37타점으로 여전한 기량을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어깨 부상으로 지난 10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출전하지 못했다.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의 마지막 배웅을 위해 홈 최종전에서 그에게 한 타석 출전 기회를 부여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 걸린 것이 너무 많았다는 점이 문제였다.
SSG는 만약 이날 경기에서 비기거나 패했다면 6위로 PS 탈락이 확정됐다. 만약 승리한다면 kt wiz와 5위 타이브레이커를 갖는 상황. SSG 입장에서는 총력전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이숭용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인터뷰에서 "상황에 따라 추신수 투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SG 선수들은 홈팬들에게 추신수의 마지막 타석을 선사하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최정이 만루포 포함 연타석 홈런으로 6타점을 기록했고 선발투수 드류 앤더슨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8회까지 SSG는 7-1로 앞섰고 결국 이숭용 감독은 8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추신수를 대타로 출전시켰다.
추신수는 준비를 마친 후 1루와 3루에 있는 팬들을 향해 고개숙여 인사했다. SSG 랜더스필드를 찾은 수많은 팬은 추신수의 응원가를 목놓아 불렀다.
추신수는 침착하게 공 2개를 먼저 지켜봤다. 이후 볼카운트 1-1에서 호쾌한 스윙을 했다. 결과는 2루 땅볼. SSG 선수단은 더그아웃을 나와 1루 베이스를 밟고 돌아오는 추신수를 향해 박수를 보냈다. 이숭용 감독은 추신수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추신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경기가 타이트하게 진행되면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 그런데 고맙게도 (정)이가 홈런 2개를 쳐줬다. (최)정이가 사실 경기 전에 내 출전을 정말 바랐다. 이런 기회를 만들어줘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2020년 텍사스 레인져스 생활을 정리하고 SSG 랜더스 유니폼을 입었다. 추신수는 4년간 팀의 리더로 활약했고 2022년에는 그토록 원하던 우승도 맛봤다.
추신수는 "한국에 4년 있었지만 체감은 10년 같다. 고등학교 때 한국을 떠났다. 이후 한국을 경험하는 것은 1년 중 겨울 2주가 전부였다. 한국에 살면서 기사로 접했던 것 보다 훨씬 좋은 것이 많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추신수는 향후 계획에 대해 "일단 쉬고 싶다. 몸도 마음도 다 지쳤다. 앞으로 가을야구를 어떻게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선수로 뛰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 자리에 오게끔 뛴 선수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되면 뒤에서 응원할 생각이다. 감독님과 조금 더 의논해봐야겠지만 현재 몸상태가 그렇게 좋지는 않다"며 사실상 이 타석이 마지막임을 암시했다.
선수단 도열과 이숭용 감독의 꽃다발 전달식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언질도 없었다. 1루 베이스를 도는 데 선수들이 나와 깜짝 놀랐다. 너무 감사하다. 내 나라지만 오랜 기간 해외에서 생활하다 와 모든 게 새로웠었다. 그런데 동생들이 옆에서 많이 도와줘 야구를 할 수 있는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었다.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며 진심을 전했다.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simtong96@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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