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상혁 신한은행장이 지난해 6년 만에 탈환한 '리딩뱅크' 자리를 지킨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상반기에 내실 다지기에 집중했다면 하반기에는 성장속도를 올릴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가계대출 총량규제가 시작된 상황에서 기업대출 성장이 리딩뱅크 경쟁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은행은 건전성 관리와 함께 조달비용을 낮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상반기 지배주주순이익 2조2668억원을 올려 1위에 올랐다. 작년 상반기에 비해 10.6% 증가한 수치지만, 경쟁사들의 이익 성장세가 가팔라 신한은행이 매서운 추격을 따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신한은행의 2분기 원화대출금은 332조8270억원으로 1분기 대비 0.4% 증가에 그쳐 다른 금융지주 대비 낮은 성장세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1.9% 증가한 반면 중소기업대출과 대기업대출은 각 0.3%, 1.9% 줄었다. 하반기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가 더욱 강화돼 가계대출 성장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여 중소기업대출 회복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기업대출만 20조660억원을 늘려 리딩뱅크 자리를 다시 찾아왔고 기업대출 연체율도 0.29%로 은행권 최저 수준을 나타냈지만, 경기가 나빠지면서 올 상반기에 공격적으로 수익성 높은 기업대출을 늘리지 않고 보수적 경영기조를 보인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하반기에는 상반기와 달리 대조적으로 성장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이정빈 경영지원그룹장 상무는 "작년에 기업대출을 많이 늘려 상반기에는 이익률 및 건전성 관리에 집중했다"며 "하반기에는 적극적인 기조로 기업대출에서 성장을 가져가면서 생산적 자금지원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는 이유는 자본비율과 건전성 비율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려 기초체력을 단단하게 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분기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 15.57%로 1분기 대비 0.62%p 높아져 은행권에서 가장 크게 개선돼 위험가중자산(RWA)를 늘릴 여력이 충분해졌다.
또 신한은행의 연체율도 같은 기간 0.02%p 떨어진 0.32%를 기록해 역시 은행권에서 가장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가계대출 연체율은 0.02%p 하락한 0.27%, 기업대출 연체율은 0.01%p 내린 0.36%로 나타났다.
더욱이 신한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방동권 신한금융 리스크관리파트장은 "신한은행의 신규 연체 건수와 금액은 감소추세를 나타내고 있고 특히 최근 2년 동안 취급한 대출에서 연체가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관세 등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건전성 지표가 하반기로 갈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매년 상반기 말 진행하는 중소기업 신용평가를 진행해 2분기에 1분기(1093억원)에 2배에 이르는 2380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쌓아 부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신한은행은 대출금리가 떨어지는 것만큼 조달비용을 낮춰 수익성을 방어하겠다는 복안이다.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예정돼 있어 순이자마진(NIM)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적극적으로 저원가성 수신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저원가성 수신이란 금리가 낮아 은행이 자금을 조달하는 데 비용이 낮은 예금상품을 말한다. 요구불예금, MMDA가 포함된다. 저원가성 수신이 증가하면 순이자마진(NIM) 하락에 따른 수익성 위축을 방어할 수 있다.
실제 신한은행의 2분기 요구불예금 41조3233억원으로 1분기(39조6425억원) 대비 4.2% 증가세를 나타냈다. 대표 모바일 앱인 쏠(SOL)을 중심으로 비대면 업무를 확장하고, 배달 플랫폼 '땡겨요' 등 비금융 제휴 및 온오프라인 연동 서비스를 확대한 결과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기업대출 확장을 바탕으로 하반기 성장전략을 도모하려 한다"며 "조달비용 효율화를 위해 고객 기반을 확대하고 유동성을 확보해 생산적 자금지원을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