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군인, 두손 모아 항복하자… 물·진통제 투하해 살린 우크라 드론

이혜진 기자 2024. 9. 26.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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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드론을 향해 항복하는 러시아 군인. /유튜브 영상 캡처

우크라이나 드론이 항복하며 살려달라고 비는 러시아 군인에게 진통제와 물이 담긴 구호키트를 투하해 살려주고 포로로 잡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25일(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육군 54기계화여단소속 K-2대대는 지난 23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에 이같은 장면이 담긴 영상을 게시했다. 공개된 영상은 우크라이나 드론이 공격 후 러시아 참호를 살피며 생존자를 수색하는 장면이 담겼다. 드론은 참호에 누워있는 다친 러시아 군인을 발견했는데 이 군인은 잔뜩 긴장한 표정이었고 얼굴에는 흐르던 피가 말라 붙어있었다. 이 군인은 드론이 가까이 오자 기도하듯이 양손을 모아 항복 의사를 표현했다. 무기가 없다는 걸 보여주듯 비어있는 양손을 흔들어 보였다.

잠시 후 드론이 이 군인에게 떨어뜨린 건 폭탄이 아니라 생수병과 진통제 주사, 메시지가 담긴 메모였다. 물병과 주사기를 확인한 군인은 드론을 향해 성호를 그어 감사를 표시하고 그제야 안도했다. 군인은 물을 마신 뒤 스스로 진통제를 주사했고, 이후 드론은 이 군인을 무인지대를 거쳐 우크라이나 참호로 인도했다.

우크라이나 드론이 러시아 군인에게 구호키트를 떨어뜨리는 모습. /유튜브 영상

이 군인은 참호에서 비틀거리며 빠져나와 그대로 땅에 주저앉았고, 잠시 후 조심스레 일어나 천천히 나아갔다. 그는 폭탄이 떨어져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폭파구에 드러눕더니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 신호를 보냈고, 주머니에서 담배 한 개비를 집어 불을 붙였다. 이 남성이 이동하는 동안 드론의 카메라가 남성의 주변을 비추는데, 여전히 포탄이 떨어져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전투가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이 군인은 가까스로 우크라이나 참호에 도착했고, 우크라이나 군인은 그를 참호 지휘소로 끌고 갔다.

이 영상이 언제 어디서 촬영되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54여단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최전선에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K-2 대대의 군인들이 드론으로 포로를 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 러시아군은 일주일간 음식과 물이 없이 참호에 숨어있었다”며 “이 군인은 우리 보병들이 있는 곳에 도착해 포로로 붙잡혔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운이 좋은지 깨달았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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