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전함이 나온다”…한국, 막강 화력 갖춘 스텔스함 건조한다 [박수찬의 軍]

박수찬 2023. 6. 16.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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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 이후 한반도 인근 바다를 지킬 해군의 첨단 함정 확보 전략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한국은 1990년대부터 ‘대양해군’을 기치로 내걸고 함정 현대화를 지속,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KD-2)과 세종대왕·정조대왕급 이지스구축함 등을 잇따라 건조하며 몸집을 키웠다. 

하지만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에서 중국이 ‘아시아 최대 전투함’으로 불리는 055급 구축함을 만들고 있고, 일본도 신형 함정 건조를 지속적으로 추진하면서 한국도 동아시아 군함 확보 경쟁이 뛰어들 태세다. 

이에 따라 적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을 낮춘 고도의 스텔스 성능을 갖추면서 공격력과 방어력을 높인 첨단 신형 함정이 2030년대 이후에 등장할 전망이다.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 개막한 7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 내 한화오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가장 앞쪽의 모형이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이다. 부산=뉴시스
◆KD-2 대체함정 공개, 스텔스 강화 초점

한화오션은 부산 벡스코에서 지난 7~9일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에서 기존 함정과는 다른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개념을 공개했다.

한국 해군 최초로 SM-2 함대공미사일을 장착, 먼 거리에서 적 항공기와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던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은 2000년대 건조 직후 ‘아덴만 여명 작전’을 비롯한 주요 해상작전에서 활약하며 한국 해군의 전투력과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성능 부족 문제가 두드러졌다. 당시에도 이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신형 함정의 필요성도 거론됐으나 이지스함 건조 등에 밀려 진척을 보지 못했다.

충무공이순신급 구축함 최영함이 부산 작전기지를 출항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그러나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의 레이더 성능 부족과 노후화 문제가 두드러지면서 대체함정의 필요성이 계속 거론됐고, 해군도 관련 준비를 하는 동향이 포착됐다.

신형 함정에 대한 소요제기부터 실전배치까지 최소 10년 안팎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2030년대에 활동할 대체함정 확보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한화오션이 제안한 KDDX-S는 해군의 이같은 고민에 최신 기술과 개념을 접목한 함정으로 평가받는다. 

한화오션 측은 지난 2019년부터 KDDX-S 건조 가능성 검토를 진행, 3가지 안을 도출했다. 

1안은 미 해군 줌월트급 구축함처럼 홀수선으로 갈수록 넓어지는 텀블홈(Tumblehome) 형태다. 상부구조물과 센서를 통합하고, KDDX에 적용되는 통합전기추진체계를 사용한다. 무인체계도 3세트를 탑재한다. 가장 진보적 형태다.

2안은 1안과 같은 선체에 통합마스트를 설치하며, 하이브리드 추진체계와 무인체계 2세트를 탑재한다. 첨단 개념과 현재 운용중인 기술의 절충형이다. 3안은 이보다 더 후퇴한 것으로 KDDX에 가까운 형태다.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 개막한 7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 내 한화오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가장 오른쪽 모형이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이다. 부산=뉴시스
내년에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KDDX-S 개념설계를 앞둔 시점에서 한화오션이 이번에 공개한 함정은 2안에 매우 가까운 형태다. 

길이 145m, 배수량 7000t급 구축함인 KDDX-S는 전체적으로 스텔스 성능 강화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스텔스 성능이 강화되면, 적군은 KDDX-S를 정확히 탐지할 수 없다. 이는 방어용 무기를 다수 탑재하지 않아도 함정 생존성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줌월트급 구축함을 떠올리게 하는 함수 형태는 레이더반사면적(RCS)을 낮추고, 선체에 부딪히는 파도의 저항을 약하게 한다. 

함교에서부터 헬기 격납고에 이르는 공간은 단일 구조물로 연결된다. 함교 위에는 통합마스트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적 레이더에 포착될 위험을 크게 낮췄다.

인구 감소에 따른 병역자원 부족에 대응하고자 로봇 기술을 적용하고, 항만에 접안하는 과정에서 인력 투입이 필요한 계류 절차를 자동화해 승조원 규모를 줄일 수 있도록 했다. 사이버보안시스템과 저궤도 위성통신체계도 반영, 함정의 교신 및 보안 능력을 강화했다.

함포는 포신을 포탑에 수납했다가 유사시 포탑 밖으로 꺼내서 쏘는 팝업(pop-up) 개념을 채택했다. 

함포 뒤에는 한국형수직발사체계(KLVS)-1 48셀을 장착, 함대공미사일과 대잠미사일 등을 탑재할 예정이다. 드론이나 무인보트 공격을 탐지·격퇴할 레이저 무기와 전자광학추적체계도 운용한다. 

함교 위에 있는 통합마스트 뒤에는 대함미사일 발사대가 설치된다. 해성 외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가 개발한 초음속 대함미사일 또는 현재 개발중인 극초음속 무기 등이 탑재될 가능성이 있다. 발사대는 팝업(Pop-Up) 형태로 필요할 때만 노출되고 발사 전까지는 선체에 숨긴다.

구축함 뒤쪽에는 통신 시스템과 잠수함 공격에 쓰이는 경어뢰 발사관이 있다. 모두 선내에 수납된 형태로 배치된다. KLVS-2 4셀도 설치되는데, 현재로선 사거리 250㎞인 해룡 전술함대지미사일 운용에 쓰일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모형에서 무인수상정과 무인잠수정이 수납된 공간. KDDX-S에선 무인장비 운용 비중이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박수찬 기자
KDDX-S는 정찰 또는 공격 임무를 수행할 무인 무기를 싣는다. 무인헬기 2대와 무인수상정 2대, 무인잠수정 2대가 탑재되어 위험 강도가 높은 임무를 사람 대신 수행한다. 다만 무인수상정과 잠수정을 바다로 투입하고 회수하는 시스템에 대한 개발도 함께 이뤄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LIG넥스원이 개발중인 근접방어체계가 헬기 격납고 위에 장착되고 적 잠수함을 탐지해 함정을 보호하는 예인소나는 함미에 설치된다.  

KDDX-S는 해군이 추진중인 한국형차기구축함(KDDX)의 전력화가 이뤄지면 본격적으로 사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다만 해군의 요구사항 변화나 기술적 발전 등에 따라 KDDX-S도 탑재장비나 개념 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바다에서 탄도미사일 쏴라”, 한국판 아스널십 등장

한화오션은 지난달부터 개념설계에 들어간 합동화력함을 공개했다.

2018년 해군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처음 밝혔던 합동화력함은 2030년대 후반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8000t급으로 80발 이상의 고위력/장사정 지상 공격 미사일을 탑재한다.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 개막한 7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 내 한화오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합동화력함 모형을 보고 있다. 박수찬 기자
미 해군이 1990년에 다수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 지상공격용으로 쓰려고 검토했던 아스널쉽(Arsenal ship)을 축소한 듯한 컨셉이다.

도시화로 인한 군사기지 확대의 어려움이 가중되어 현무 탄도미사일 기지를 늘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새로운 미사일 기지를 해상에 만드는 셈이다.

함수에는 함포 대신 KLVS-1 48셀이 설치됐다. 새롭게 개발될 함대공미사일-2와 홍상어 대잠어뢰 등을 운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교 바로 뒤에 탑재된 KLVS-2 32셀은 함대지미사일용이다. 어떤 미사일을 사용할 것인지는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존 탄도미사일을 개조하거나 신규 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KLVS-2 뒤에는 원통형 수직발사관 15개가 있다. 장거리 대지미사일을 운용할 곳이다. 기종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공개된 모형으로 볼 때, 콜드론칭 방식의 2단 탄도미사일을 운용할 가능성이 있다. 

탄도미사일이 강력한 파괴력과 장거리 비행능력을 갖추려면 엔진 추력과 탄두 파괴력이 강해야 한다. 지상에선 일반적인 발사 방식으로도 큰 문제가 없지만, 군함에서는 안정성을 유지하는데 위협이 될 수 있다. 분출되는 고온·고압의 화염과 가스 때문이다.

발사대에서 튀어나와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 엔진을 점화하는 콜드론칭은 발사장치에 손상을 입히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수상함과 잠수함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에서 참가자들이 한화오션 부스에서 합동화력함 모형을 보고 있다. 부산=뉴스1
실제로 지난해 10월 1일 국군의날 행사 영상에서 콜드론칭을 사용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고위력 현무 탄도미사일이 등장한 바 있다. 해당 미사일을 사용하거나 성능개량을 통해 합동화력함에 탑재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함미의 헬기 갑판에는 대형 발사대 4개가 눕혀진 채 놓인다. 대형 발사대는 군수지원함에서 이송되어 헬기 갑판에 눕혀진 채로 있다가 발사 시 갑판 한쪽 끝에 수직으로 선 채 운용된다. 

미사일 발사과정에서 분출되는 고온·고압 화염과 가스는 함 내로 들어오지 않은 채 바다로 방출된다. 이같은 방식은 함의 안전성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이는 추력과 위력이 그만큼 강한 미사일을 사용한다는 의미다. 사거리가 기존에 알려진 단거리 탄도미사일 수준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헬기 갑판 맨 끝에는 초대형 발사관 1개가 있다. 바다에서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를 발사하는데 활용된다. 

합동화력함이 실전배치되면, 내년에 창설될 전략사령부가 미사일 발사를 통제할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이같은 부분을 고려해 전투정보실(CIC)과 지휘실 등을 해군 소속 함정 지휘부용과 합참 또는 전략사령부 소속 미사일 운용부서용으로 분리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합동화력함은 지상 공격능력 외에도 자함 방어 능력과 운용성 강화에도 초점을 맞췄다. 드론과 무인보트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레이저 무기 탑재를 검토하고 있다.

함정에 접근하는 미사일과 항공기를 격추하기 위해 LIG넥스원이 개발중인 30㎜ 근접방어무기체계도 함수와 함미에 1개씩 설치된다. 함정에서 쓰이는 자항식기만기도 사용한다.

제13회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이 개막한 7일 부산 벡스코 전시장 내 한화오션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형 차세대 구축함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 가장 왼쪽에 차세대 스마트 구축함(KDDX-S) 모형이 보인다. 부산=뉴시스
KDDX에 적용된 것과 유사한 수준의 스텔스 설계를 통해 레이더반사면적을 최소화하고,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반영한 스마트 탄약고 관리 기술 등을 활용해 승조원 소요를 절감하게 된다.

다만 헬기 운용 능력은 비상 상황에서 긴급 착륙하는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합동화력함의 설계가 공개되면서 이에 대해 논란도 나오고 있다. 

지상 공격능력 위주인 합동화력함에 통합마스트와 고도의 스텔스 설계를 적용하면 건조 및 운영유지비가 상승한다는 것이다. 지상 발사 현무 탄도미사일보다 고가라는 지적도 있다.

반면 해상에서 대량 운용은 충분한 가치가 있으며,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방어능력은 갖춰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현재 합동화력함은 개념 설계가 진행중이다. 기본설계 단계로 넘어가면 세부 사항은 바뀔 가능성이 높다. 세계에서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함정이라는 점에서 해군과 조선업계의 움직임에 군 안팎의 관심이 쏠린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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