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란 월드컵 출전 위기에 ‘어부지리’ 기대…대체 팀 선발 가능성 주목

지난 10일 이란 테헤란 아자디 스타디움에서 열린 북한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A조 10차전 경기에 출전한 메흐디 타레미. 테헤란|AFP연합뉴스

이란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이 불확실해지면서 중국 현지에서 자국의 대체 출전 가능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란이 최근 이스라엘과의 군사적 충돌과 미국의 입국 제한 정책으로 월드컵 참가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면서, 중국 축구계에서는 예선 탈락에도 불구하고 극적인 본선 진출 기회를 기대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이란은 아시아 3차 예선 A조 1위로 본선 진출을 확정했으나, 최근 정치적 군사적 요인들이 출전에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과의 지속적인 군사 충돌과 미국의 강화된 제재로 인해 선수들의 국제 대회 참가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26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에서 개최되며 전체 104경기 중 78경기가 미국에서 열릴 예정이다. 미국이 이란에 대한 입국 제한 조치를 유지할 경우 이란 대표팀의 대회 참가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털 소후닷컴에 게재된 글에서는 “중국은 월드컵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상황이 바뀌어 대체 진출권을 얻을 기회를 얻었다”고 주장했다. 중국은 아시아 3차 예선 C조에서 5위를 차지해 본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본선 진출에 실패한 국가 중에서는 FIFA 랭킹 94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하고 있다.

중국 현지 언론들은 FIFA가 이란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며, 아시아 지역에 공석이 생기면 중국이 FIFA 랭킹 우위를 바탕으로 대체팀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명확한 근거나 선례가 부족한 희망적 관측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FIFA가 대체팀을 선정할 경우 일반적으로 예선 성적을 우선으로 고려하는 관례를 따를 가능성이 크다. 과거 사례를 보면 FIFA 랭킹보다는 해당 대회 예선에서의 성과가 더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작용해왔다.

실제로 이란이 출전하지 못하게 되면 4차 예선에 진출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오만, 이라크, 아랍에미리트, 인도네시아 중 한 팀이 대체될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국가는 중국보다 월드컵 예선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었기 때문이다.

FIFA는 이란의 출전이 불가능해질 경우를 대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대체팀 선정 기준이나 절차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정치적 군사적 긴장이 국제 스포츠 대회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상황이 현실화하고 있다. 미국의 강화된 대이란 정책과 지역 내 지속적인 군사적 갈등은 이란의 월드컵 출전 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중국은 이번 대회 참가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되면서 기대를 걸었지만 예선에서 탈락했다. 현재 중국 축구계는 예상치 못한 정치적 변수를 통한 극적인 기회를 기대하고 있으나, 이러한 가능성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