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살래" 중국인 '우르르' 밀입국…목숨 걸고 멕시코 가는 이유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불법 입국하려는 중국인들이 급증하면서 미 관계 당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중국인들이 동남아를 거쳐 남미까지 수천㎞ 여정을 배와 차로 이동해 미국 땅을 밟으려는 이유는 뭘까.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뉴욕타임스(NYT)·CNN 등 외신을 종합하면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해 미국으로 불법 입국을 시도하다 체포된 중국인 수가 3만7439명으로 2022년(3813명)보다 10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인 2021년(689명)보다는 무려 54배 늘어난 것이다.
올 들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는 중국인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올 1월에만 전년 같은 기간보다 3.4배 많은 중국인 3700명이 미 국경에서 붙잡혔다.

그동안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아이티 난민들이 이용하던 루트에 중국인들이 가세한 것이다. 태국에서 모로코·스페인 등을 거쳐 미국과 접한 멕시코 국경까지 이동하는 루트도 있다. 최근엔 괌이나 사이판도 중국인들의 새로운 망명 루트로 떠오르고 있다.
에콰도르를 관통하는 여정은 총 5000㎞가 넘는 대장정으로 이동 수단에 따라 길게는 보름에서 한 달 가까이 걸린다. 주로 비행기와 배, 차량 등을 타고 이동하지만 직접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열대우림 구간도 있다. 이동 과정에서 범죄집단의 타깃이 되거나 독사·독거미 등에 물려 미국 땅을 밟아보지 못하고 숨지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도 중국인들이 이 험난한 루트로 몰리는 것은 망명 신청 허가율이 가장 높다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식으로 망명 허가가 나지 않더라도 다시 중국으로 돌려보내지 않는 점도 한 요인이다.

대부분은 부동산 폭락 등으로 경제난에 시달리다 불법 이민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액 자산가나 부유층은 투자이민 등 적법한 방식으로 미국 ·캐나다·호주 등 국가의 비자를 취득하지만 중산층들은 이 같은 조건을 갖추기 어렵기 때문이다. 중국 당국의 엄격한 규제와 단속도 불법 이민자 급증 배경으로 꼽힌다. 기독교 등 종교에 대한 통제를 참다못해 망명 길에 오르는 사례도 있다.
지난해 4월 멕시코 국경을 통해 미 텍사스주로 불법 입국한 뒤 현재 뉴욕주에 거주하고 있는 왕미에(30)씨 역시 중국에선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벗어날 가망이 없다고 판단했다. 지방대학을 졸업한 뒤 한 회사에서 경리업무를 봤던 왕씨의 월급은 1만위안(약 185만원) 안팎. 이 중 4000위안(약 74만원)을 주택담보대출금으로 갚고 나면 생활이 늘 빠듯했다.
왕씨는 "레스토랑에서 오랜 시간 일하는 것이 힘들지만 행복하다"며 "중국에선 월급이 오르거나 저축을 늘릴 수 있다는 희망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고국으로 돌아가면 신앙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는 이유를 들어 미국에 망명 신청을 했고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밀입국 등을 포함한 중국인들의 이민이 수년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시진핑 주석 장기 집권 후 강화된 사회 통제에 불만을 표출하는 중국인들이 많기 때문이다. 시 주석 집권 10년간 중국인들의 해외 망명 신청자는 100만명에 육박한다. 미국으로의 망명 신청도 늘고 있다. 미 시러큐스대 업무기록평가정보센터(TRAC)에 따르면 2023회계연도에 이민법원에서 처리하지 못한 망명 신청 건수는 전년보다 30% 증가한 100만여건으로 집계됐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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