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키 달콤한 유혹 빠졌나… “그러면 안 돼” 레전드 일침, 일단 160㎞ 찾아서 돌아올까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을 앞둔 오프시즌에서 메이저리그 전역을 흥분시킨 세기의 영입전 끝에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사사키 로키(24)는 정작 시즌에 들어와 고전하고 있다. 시즌 초반 성적이 썩 좋지 않았고, 여기에 어깨 부상까지 겹치며 자취를 감췄다.
사사키는 올해 메이저리그 무대 8경기에서 34⅓이닝을 던지는 데 그치며 1승1패 평균자책점 4.72의 평범한 성적을 냈다. 시속 160㎞ 이상의 강속구와 역대급 스플리터를 던진다는 호평 속에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이 진가를 보여주지 못했다. 오히려 갈수록 구속이 뚝 떨어지는 양상을 드러내 우려를 모았고, 결국 이는 어깨 통증 여파로 확인됐다.
끝내 4월 17일(한국시간) 부상자 명단에 오른 사사키는 치료와 회복, 불펜 피칭 단계를 거쳐 이제 막 재활 경기 등판을 시작한 상황이다. 다저스는 사사키가 3이닝부터 시작, 세 차례 정도 재활 경기를 치른 뒤 메이저리그 콜업 시점을 저울질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시작부터 꼬였다. 첫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구단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재활 등판을 시작한 사사키는 15일(한국시간) 앨버커키(콜로라도 산하 트리플A)와 경기에 선발 등판했지만 2이닝 동안 무려 6개의 안타를 맞으며 3실점했다. 볼넷은 하나였지만 탈삼진이 하나도 없다는 것은 충격적이었다. 투구 수도 41개에 머물렀다. 당초 구단의 계획보다 이닝과 투구 수 모두 적었다. 원래 계획대로 갈 상황이 아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큰 관심을 모은 구속도 나오지 않았다. 이날 사사키는 총 26개의 패스트볼을 던졌으나 최고 구속은 95.7마일(154㎞), 평균 구속은 93.7마일(150.8㎞)에 그쳤다. 첫 재활 경기라도 해도 기대를 밑돌았다. 데이브 로버츠 LA 다저스 감독은 사사키를 직접 불러 상태를 묻고, 결국 재활 등판 일정을 조금 더 천천히 진행하기로 했다. 어깨에 새로운 통증은 없다는 게 다행이다.
그런데 한 가지 더 관심을 모은 것은 사사키가 싱커, 혹은 투심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이다. 사사키는 이날 경기 후 “새롭게 연마한 투심(싱커)을 3~4구 정도 던졌다”고 했다. 싱커는 포심보다 구속은 조금 떨어지지만, 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휘면서 떨어진다. 빗맞은 타구를 만들기 좋다.
이론적으로 사사키는 강한 포심을 던지는 선수라 타자들은 아무래도 빠른 공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이밍을 잡아 방망이를 돌린다. 그래서 뚝 떨어지는 사사키의 스플리터가 대단한 위력을 발휘한다. 포심 타이밍에는 도저히 스플리터가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포심 타이밍에 들어오는 싱커는 범타를 유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레전드 투수는 이 시도에 대해 다소간 회의적인 생각을 드러냈다. 물론 시도 자체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인 포심의 위력을 오히려 훼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쿠르트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했고, 뉴욕 메츠·토론토1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한 이가라시 료타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가라시는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사사키의 첫 재활 등판을 돌아본 뒤 “지금까지의 과정을 시도하는 단계였던 것으로 보인다. 감각은 라이브 피칭 정도로 던지는 느낌”이라면서 이날 결과와 구속에는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구속은 경기를 거듭할수록 나아질 것이라는 자신감이다. 그러나 싱커에 대해서는 사사키의 정체성을 흔들 수 있다며 신중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가라시는 “사사키가 앞으로 어떤 투수가 되고 싶은지에 따라 방향성은 바뀔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스트레이트(포심)의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투심이나 싱커를 던져보자고 하면 사사키의 투구 스타일이 크게 바뀐다. 아직 젊으니 매력 있는 스트레이트를 고집해줬으면 한다. 충분히 좋았다”면서 지금부터 굳이 싱커를 전면에 내세울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패스트볼 구위만 찾아도 충분히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포심과 싱커를 모두 잘 던지는 투수는 그렇게 많지 않다. 포심이면 포심, 싱커면 싱커다. 게다가 사사키는 아직 재활 단계이고 메이저리그에 적응해야 할 시기다. 두 가지 패스트볼에 신경이 분산되면 오히려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도 있다. 당장 타자를 잡아내겠다는 유혹은 강할 수 있지만, 지금은 포심에 힘이 있으니 이것부터 되찾고 그 다음에 장기적으로 싱커 비중을 늘려가도 괜찮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싱커의 가능성에 환호했던 것은 아니다. 사사키의 앞길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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